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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물너울

[뜻] 바다같은 넓은 물에서 크게 움직이는 물결=파도
[보기월] 시원한 파도가 생각날 때 '물너울, 물놀'도 떠올릴 수 있는 아이로 키우자는 것입니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아이들을 만나러 갔습니다. 능을 두고 나서서 천천히 가서 어제 있었던 일도 갈무리할 겨를이 있었습니다. 토박이말바라기 모두모임을 했다는 기별도 하고 토박이말 맛보기 글도 올리고 말입니다.

아이들과 토박이말을 널리 알리는 알림감을 만들고 있어서 이런저런 토박이말을 떠올려 보기도 하고 서로 물어보기도 합니다. 이게 토박이말이냐 아니냐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저마다 일을 짰기 때문에 하나씩 만들어 가는 모습도 보고 이렇게 저렇게 좀 보태고 바꿨으면 좋겠다는 도움말을 주고받다 보니 어느새 마칠 때가 되어 있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와서 아이들과 함께했던 이야기를 하다가 물놀이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 아이가 "아빠 파도는 한자말이에요 토박이말이에요?"라고 물었습니다. 한자말이라고 하니 그럼 파도를 토박이말로는 뭐라고 하는지 물었습니다. 이게 아이들입니다. 뭐든 하나를 알려주면 그것과 아랑곳한 궁금한 것이 있고 궁금하면 묻게 되어 있습니다.
 
아이의 말을 듣고 많은 사람들이 시원한 바다로 떠나는데 그곳에서 보게 되는 '파도'를 뜻하는 토박이말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니 '파도'말고는 듣지도 보지도 못 했고 배우지도 못 했으니 아는 사람이 드물 수밖에 없는데 제가 그런 생각을 한 게 어리석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아이에게 '물너울', '물놀'이라는 말을 알려주었습니다. '물너울'을 줄여서 '물놀'이라고 합니다. '사나운 큰 물결을' '너울', 줄여서 '놀'이라고도 하지요. '너울'이 다른 뜻으로도 쓰이기 때문에 앞에 물이 붙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파도'는 '물결 파'에 '큰 물결 도'로 이루어진 한자말입니다. '물너울, 물놀'은 '파도'라는 한자말이 들어오기 훨씬 앞부터 바다를 일터로 삼아 살았던 우리 한아비들이 썼을 것입니다. '파도'가 한자말이니 쓰지 말자거나 버리자는 게 아닙니다. 이 말과 뜻이 같은 토박이말이 있다는 것도 알게 해 주자는 것입니다. 그래서 때나 곳, 느낌에 따라 골라 쓸 수 있게 하자는 것입니다. 그게 바로 넉넉한 말글살이입니다. 시원한 파도가 생각날 때 '물너울, 물놀'도 떠올릴 수 있는 아이로 키우자는 것입니다.

아래와 같이 쓴 보기들이 있습니다.
- 바람이 불 때마다 물너울이 넘실댄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 깎아 세운 듯한 바위가 동북을 둘렀고 서남으로 물너울처럼 첩첩이 산이 가렸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 쪽배가 강심으로 깊숙이 흘러 들어갈수록 강바람이 드세어지면서 물너울이 거칠어졌다.(문순태, 타오르는 강)

4347.8.13.ㅂㄷㅁㅈ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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