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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오늘 토박이말] 미주알고주알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미주알고주알
[뜻] 아주 작은 일까지 속속들이=고주알미주알
[보기월] 어디어디를 다닐 것인지 미주알고주알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잘 다녀오겠습니다.
 

마음속으로 하리라 짜 놓았던 대로 일이 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하지만 일이 꼭 그렇게 되지는 않더라구요. 이틀이면 안친 일들 몇 가지를 하고 마음 놓고 몇 날 밖에 다녀 올 수 있을 거라 생각을 했는데 마음대로 되지를 않았습니다.  

엿날은 두 아이 칼품새 올리는 데 다니느라 하루가 쏜살처럼 지나버렸습니다. 어제는 아침 일찍 아버지께 기별이 왔는데 시골집에 가서 지난 이레 털어 놓은 밤을 까서 갈무리까지 했으면 한다고 말씀하셨지요. 할 일이 짜여 있어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말씀을 드렸지만 일을 하는 동안 마음이 쓰여서 일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발등에 떨어진 불부터 먼저 끄고 시골에 다녀왔습니다. 밤송이를 밟아 알밤을 까고 밤송이를 들어내면서 알밤을 골라내는 일을 했지요. 혼자서 다른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밤을 까는 일에만 마음을 쏟았지만 얼른 끝이 나지 않았습니다. 골라 낸 알밤 가운데 크고 실한 것들은 따로 젖은 모래에 갈무리를 해 두었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 뵙는 날 드릴 것들입니다.  

그 일을 끝내고 조금은 일찍 붉게 익어버린 감들을 몇 개 땄습니다. 튼튼한 감이라면 익을 때가 아닌데 익어서 뚝뚝 떨어진 것들도 많이 보였습니다. 꼭지가 벌어지는 덧이 난 것들입니다. 아무래도 올해 곶감을 깎을 감은 많지 않지 싶습니다.  

그렇게 마음의 짐을 덜고 돌아 온 저녁 공차기, 공치기에서 좋은 열매를 거두는 것을 보고 저도 함께 기쁜 마음으로 하루를 마감할 수 있었습니다.  

기분 좋게 연 새로운 오늘 하루를 보내고 나면 사흘 동안 배곳을 떠나 몸소배움(체험학습)을 하러 갑니다. 어디어디를 다닐 것인지 미주알고주알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잘 다녀오겠습니다. 어쩔 수 없이 토박이말 맛보기도 쉬게 됩니다. 지난 토박이말들을 되새김해 보면 참 좋을 것입니다.  

'미주알'은 '똥구멍을 이루는 창자의 끝부분'으로 '밑살'이라고도 합니다. 이 말에 가락을 맞추려고 '고주알'이 붙어서 된 말입니다. 속창자까지 살펴볼 만큼 꼬치꼬치 따지고 든다는 뜻이랍니다. 차례를 바꿔 '고주알미주알'이라고도 하며 비슷한 말로 '밑두리콧두리'가 있습니다. 뒤에 '캐다'가 버릇처럼 따라 와 '미주알고주알 캔다'는 익은말을 많이 씁니다. 

아래와 같은 보기가 있습니다.

 - 털이가 안 된다는 까닭을 미주알고주알 캐내서 수다 늘어놓는데 주만은 참다 못하여 소리를 빽 질렀다.(현진건, 무영탑)
 - 그러나 노파는 더욱 바싹 다가들며 요모조모 살피듯이 미주알고주알 캐어물었다.(이호철, 소시민)
 - 그는 내 직장 동료들에 대해서 미주알고주알 캐물었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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