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29 (일)

  • 구름많음동두천 22.4℃
  • 구름많음강릉 23.7℃
  • 맑음서울 24.0℃
  • 구름많음대전 24.7℃
  • 구름많음대구 23.5℃
  • 구름조금울산 24.7℃
  • 구름많음광주 25.8℃
  • 구름조금부산 27.9℃
  • 구름조금고창 26.8℃
  • 구름조금제주 27.7℃
  • 구름조금강화 23.1℃
  • 구름많음보은 23.4℃
  • 구름많음금산 24.8℃
  • 구름많음강진군 25.9℃
  • 구름많음경주시 24.7℃
  • 맑음거제 25.1℃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닫기

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오늘 토박이말] 발

토박이말 맛보기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발

[뜻] 새로 든 나쁜 버릇(관례)
[보기월] 그렇게 과자를 팔려고 만든 것이 발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틀 동안 쉬지 않고 다닌 탓인지 아침에 일찍 일어나 움직이지 못했습니다. 일어나 바로  나가지 못하고 따뜻한 이불의 꾐에 빠졌던 것이지요.^^

지난 닷날 있었던 한마당 잔치로 들떴던 기분이 아직 가라앉지 않았는지 아이들까지 배움에 마음을 쓰지 못해서 속을 좀 끓였습니다. 뜬풀 같은 아이들 마음을 붙들어 볼 생각에 꺼낸 막대과자 이야기는 안 꺼내는 게 나았을 뻔 했습니다. 

해마다 적지 않은 돈을 들여 과자를 주고받으며 먹고는 쓰레기를 온 배곳에 버리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에 잔소리 아닌 잔소리를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깊은 뜻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날짜와 과자 생김새가 비슷하다고 과자를 만든 사람들이 만들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말입니다. 해마다 이 날이 되면 온 나라가 그렇게 생긴 과자로 뒤덮힌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입니다. 그렇게 과자를 팔려고 만든 것이 발이 되어 버렸습니다. 

과자를 사려고 돈을 쓰는 것을 아까워 하지 않을 뿐 아니라 아이나 어른이나 남들이 하니까 따라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 더 안타깝다고들 합니다. 그래서 녀름지이날(농업인의 날)이라고 해서 가래떡을 만들어 나눠 먹자고 하지만 아직은 많은 사람들 마음을 움직이지는 못하는가 봅니다. 

해마다 과자를 사지 말라고 한들 되지도 않는다는 것을 잘 알기에 그렇게 사는 과자 하나 값만 모아서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보태자고 말을 합니다. 얼마나 많은 배움이들이 함께해 줄지는 모르지만 과자를 산 아이들이 모두 함께한다면 그 돈도 엄청나게 많지 않을까요? 몸에 좋지만은 않은 과자값으로 다른 사람을 도우고 난 뒤의 뿌듯함과 따뜻함을 많은 배움이들이 느껴 보면 좋겠습니다.
 
 '발'이라고 하면 몸의 아래에 있는 것이나 문 앞에 가리는 것만 떠오를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부터 안 좋은 버릇, 관례, 관습을 이야기할 때 써 보시기 바랍니다. 아래와 같은 보기가 있네요.
-그러다가는 무슨 일을 하려면 뇌물을 바쳐야 하는 발이 생길까 겁난다.(표준국어대사전)
-자꾸 쓸데없이 혀를 날름 내밀다가 그것이 발이 되면 고치기가 힘드니 조심해라.(표준국어대사전)
-처음에는 남의 흉내를 내던 것이, 아예 말을 더듬는 발이 되어 버렸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