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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발밤발밤

[뜻]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걷는 모양
[보기월] 발밤발밤 걸어가도 3분이면 갈 수 있는 곳이었지만 추워서 수레를 타고 갔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마음을 조이는 일을 맞은 사람들에게 날씨까지 추워서 더 떨렸을 것입니다. 오로지 이 날만 보고 책과 씨름했는데 낯선 풀거리들이 많아서 힘이 들었다는 기별을 들었습니다. 저희 집안에도 세 아이가 같은 풀거리를 보고 왔는데 한 만큼 아는 것은 다 잘 풀었길 빌고 있습니다. 그래서 뜻한 곳에 들어가면 좋겠습니다. 

그 아이들의 아이들은 이런 되잖은 꼲기를 보지 않고도 가고 싶은 배곳에 가서 마음껏 배울 수 있도록 해 주고 싶습니다. 그런 마음을 가득 안고 토박이말바라기 갈친이 모임을 갔습니다. 늘 모이던 곳은 추워서 앉을 수가 없어서 먼저 밥을 먹기로 했습니다. 따뜻한 밥을 배불리 먹고 마실 것을 마시면서 배우기로 했지요. 

발밤발밤 걸어가도 3분이면 갈 수 있는 곳이었지만 추워서 수레를 타고 갔습니다. 아기를 가진 사람이 있어서 먹는 것도 더 마음이 쓰였습니다. 어제 배운 것은 '턱'과 아랑곳한 말들이었습니다. '주걱턱', '제비턱'과 같은 턱매를 나타내는 말도 있었고, 옛말, 익은 말 가운데 모르는 말도 많았습니다. '턱춤'이란 말이 재미있었고, '턱솔'이란 말과 그 말에서 번진 말들이 반가웠습니다. 그런 말들을 집을 짓는 사람들이 쓰는 갈말(학술용어)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우리 몸에 있는 '턱'에서 가지를 치고 나간 말이 갈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어서 더 반가웠고 앞으로 토박이말을 살리는 일이 잘 될 거라는 믿음도 났습니다. 토박이말을 배우고 가르치는 일에 더욱 힘을 써야겠다는 다짐도 했습니다. 

'밟+암밟+암'의 짜임이고 아래와 같은 보기가 있습니다. 
   -공터에 구경거리가 생겼다고 해서 바람도 쐴 겸 발밤발밤 나가 보았다.(표준국어대사전)
   -아무 말씀 없이 나오셔서 늦도록 아니 오시기에 발밤발밤 나오는 것이 여기까지 왔지요. (한용운, 흑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