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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발밭다

[뜻] 1)때(기회)를 놓치지 않고 재빠르게 붙잡아 쓰는 재주가 있다.
[보기월] 그럴 때는 좀 발밭게 일을 할 수 있으면 하고 아쉬워 할 때가 많습니다. 

 
하루도 빠꼼한 날이 없이 다니느라 제대로 쉬지를 못 합니다. 하지만 문득 잘 살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면 기운이 빠집니다. 안팎으로 바쁘게 다니면서 둘레 사람들을 더 힘들게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해야 할 일을 하느라 하고 싶은 일을 더 하지 못해 좋은 때를 놓치고 나면 다 그만 두고 싶을 때도 있지요. 그럴 때는 좀 발밭게 일을 할 수 있으면 하고 아쉬워 할 때가 많습니다. 

누가 그러더라구요 남한테 좋은 말만 듣고 살 수는 없으니 옳다고 생각하는 일은 옆을 보지 말고 앞만 보고 가라고 말입니다. 그렇게 마음을 굳게 먹고 지내다가도 안 좋은 말을 듣거나 싫어하는 낯빛을 보게 되면 마음이 흔들립니다. 함께 길을 가고 있는 분들을 생각하면 더욱 마음을 다잡고 힘을 내야 할 때라는 것도 잘 알면서 말이지요.

시골집에 갔다가 발갛게 익은 감을 실컷 보고 왔습니다. 서리를 맞은 잎이 다 떨어지고 제대로 익은 빛깔을 한 감들이 주렁주렁 예쁘게 달려 있어 찰칵찰칵 찍그림을 만들어 보기도 했습니다. 머지 않아 곶감으로 거듭나 많은 사람들의 입을 즐겁게 해 줄 그런 감입니다. 겨울 같은 날씨 속에 본 올해 마지막 가을 모습이 되지 싶습니다.   두 이레 뒤에는 까치밥만 남아 있을 테니까요...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발밭다'를  2)그때그때 일이 되어가는 모양새를 보아 알맞게 하는 재주가 있다는 뜻도 있다고 풀이를 하고 있네요. 아래와 같은 보기가 있습니다. 
1)-그는 재리에 발밭다.(표준국어대사전)
   -애옥한 살림살이가 애바르고 발밭게 덤빈다고 달라질 리 없을 것이다.(표준국어대사전) 
   -돌박적인 일이 있어도 그들을 내세워 발밭게 대처를 하기로 한 것입니다. (송기숙, 녹두 장군)
2)-입 안의 혀같이 발밭게 일을 해 주는 손매가 아쉬워 장춘동이 집에 몇 번 사람을 보냈고...(송기숙, 녹두 장군)
  -변통을 부릴 때는 깔축없이 변통을 부리고 발밭게 일을 해야지...(한무숙, 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