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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발샅

[뜻] 발가락과 발가락 사이=발새
[보기월] 발샅에 땀이 나도록 부지런히 다녀서 일을 얼른 끝낼 수 있었습니다.

 
일을 맡아 온 것이 있어서 새벽까지 슬기틀과 씨름을 했더니 아침에 일어나기가 많이 힘들었습니다. 눈을 감았다가 떴다고 생각했는데 마음 먹었던 때보다는 늦게 일어났습니다. 마음이 바빴지만 아침을 챙겨 먹은 다음 씻고 집을 나설 때는 여느 때보다 일렀습니다. 

다른 때보다 일찍 집을 나선 까닭은 아침에 아이들 배곳 오는 길을 제가 지키는 날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어머니들과 어르신 지킴이들께서 지키고 계신 곳에 가서 함께 아이들을 챙기는 것이지요. 추울 것 같아서 옷을 하나 더 입고 나갔는데 생각보다는 덜 추웠습니다. 찬바람에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 말고는 어려움 없이 잘 마치고 들어왔습니다. 

다른 날보다는 배움이 적어서 수월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챙길 게 많았습니다. 알릴 거리도 있고, 모레 손님을 맞을 채비도 해야 했습니다. 낮밥을 먹자마자 하나씩 챙겨서 했습니다. 발샅에 땀이 나도록 부지런히 다녀서 일을 얼른 끝낼 수 있었습니다. 여럿이 챙긴다고 챙겼는데 모자라거나 빠진 것이 없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밤에도 올해 마지막 배움자리가 있었습니다. 이제 거의 끝이 보이는 때라 지치고 힘들어 보이셨지만 빠짐없이 나오셔서 배우려고 하시는 모습은 저를 더욱 기운나게 했습니다. 가르치며 배운다는 말이 새삼 떠올랐습니다. 

'발샅'은 '발새'와 같은 말이고 '다리샅(넓적다리 안쪽)', '고샅(시골 마을 좁은 골목길)' 과 같은 말에 있는 '-샅'의 뜻을 알면 뜻을 미루어 생각할 수 있는 말이기도 합니다. '손샅'도 바로 알 수 있구요. 아래와 같은 보기가 있습니다. 
  - 무좀이 심해서 발샅이 짓물렀다.(표준국어대사전)
  - 제가 아무리 거들먹거려도 고작 왜놈 발샅에 낀 때에 지나지 않는다는 건 태임이 보기엔 너무도 명료했다.(박완서, 미망)
  - 명구는 방에 앉아 양말을 벗어던지고 발샅을 오비작오비작 후비고 있었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