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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배젊다

[뜻] 나이가 아주 젊다
[보기월] 그런데 배젊어 보이는 분들이 많아서 제가 더 나이가 들어 보였습니다.

 
어둠을 가르는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만들었습니다. 우리가 잠든 사이에 바람이 나뭇잎들을 여기저기 흩어 놓기도 했고, 군데군데 모아 놓았더군요. 날이 밝고 나서야 알았는데 어제까지 붙어 있던 잎을 떨구고 앙상한 가지만 남아있는 나무도 있었습니다.

새벽부터 비롯된 제 하루가 쉴 겨를이 없이 후다닥 지나갔습니다. 여느 날보다 일찍 집을 나섰고 길 위에 수레는 적어서 배곳 가는 길이 수월했습니다. 밖에서 일을 볼 게 있어서 나오는 바람에 챙기고 맡길 것이 많아 몸도 마음도 많이 바빴습니다. 

낮밥을 서둘러 먹고 바쁘게 달려서 겨우 때에 맞춰 닿았는데 수레마당이 꽉 차서 들머리에서 줄을 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모이는 사람들이 저마다 다 수레를 몰고 왔으니 그럴만도 했습니다. 겨우 수레를 대고 들어갔더니 앞서 온 사람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앞자리만 남아 있었습니다. 앞에서 말씀하시는 것을 놓치지 않고 잘 들을 수 있어 좋았지만 졸음을 참는 게 어려웠습니다.^^

한자리에 모인 분들이 모두 다 같은 저와 같은 일을 맡은 사람들이거나 앞으로 맡을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데 배젊어 보이는 분들이 많아서 제가 더 나이가 들어 보였습니다. 나이가 많은 것도 아닌데 그런 자리에 가면 저보다 나이 많은 사람들은 드물답니다.

'배젊다'는 '배+젊다'의 짜임입니다. '배-'가 '매우, 아주'의 뜻을 가진 말인데 요즘 잘 쓰이지 않으니 뜻을 미루어 생각하기 쉽지 않습니다. 요즘 아이들이 '싫다', '좋다' 앞에 '개-'를 붙여 뜻을 더하려고 하는데 '배-'를 알았더라면 그런 말을 만들지 않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래와 같은 보기가 있습니다. 
 - 우리 색시는 배젊은데도 살림 솜씨가 여간 야물지 않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