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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오늘 토박이말] 버드름하다

[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버드름하다

[뜻] 바깥쪽으로 조금 벋은 듯하다.
[보기월] 버드름한 이 사이에 찌꺼기가 들어가면 잘 나오지 않는답니다.

 
해야 할 일이 많아서 마음은 바쁜데 몸이 따라 주지 않아서 답답한 요즘입니다. 눈이 온 뒤로 이어지는 추운 날씨 탓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물집이 잡혔던 입술은 이제 딱지가 앉았습니다. 하지만 뭘 먹으려고 입을 조금 크게 벌리면 터져서 잘 아물지 않습니다. 이레는 넘게 갈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없는 것보다 많이 거슬리네요.

토박이말바라기 일꾼 모임에서 다음 모두모임(총회) 날을 잡았습니다. 새해 2달 14날인데 많은 분들이 자리를 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뒤에 모시는 말씀을 예쁘게 만들어 다시 기별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어제는 가시집에서 김치를 담았습니다. 가시어머니께서 손수 키워 절인 배추에 양념을 바르는 일을 했지요. 양념이 묻을까봐 허름한 옷을 챙겨 가서 갈아 입고 했는데 해를 거듭할수록 옷에 양념을 묻히는 게 주는 것 같습니다. 빨간 고춧물이 들면 잘 지지 않기 때문에 조심을 하지 않으면 옷을 버릴 수도 있는데 양념 바르는 것도 난든집이 났는가 봅니다.^^ 
 
오래 쪼그려 앉아 있어서 허리도 아프고 다리도 저렸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했더니 어느새 끝이 났습니다. 일을 끝내고 가는 길에 사 갔던 돼지고기를 삶아 갓 담은 김치에 싸서 먹었습니다. 다들 맛이 있다고 한 마디씩 거들었습니다.  맛은 있었지만 저 한테는 남모르는 아픔이 있었습니다. 이가 남들만큼 튼튼하지도 않지만 곳곳에 빈 곳이 있습니다. 버드름한 이 사이에 찌꺼기가 들어가면 잘 나오지 않는답니다. 그냥 이쑤시개로는 잘 안 돼서 잇새솔이 있어야 됩니다. 그게 없으면 저도 모르게 쩝쩝거리게 되어 부끄러울 때가 많습니다.

설거지하는 걸 좀 돕다가 끝을 보지 못하고 해야 할 일을 하러 먼저 일어나 나왔는데 마음이 좋지 않았습니다. 바람을 쐬러 가자고 했는데 가지 못했습니다. 발등에 불이 여럿 떨어져 있었거든요. 이 이레도 바쁘게 지내야 할 듯합니다. 

  '버드름하다'의 준말은 '버듬하다'이고, 작은 말은 '바드름하다', 센 말은 '뻐드름하다'입니다. 
 -  이가 버드름하게 나다.(표준국어대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