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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벼르다

[뜻] (어떤 잣대에 따라)여러 몫으로 나누다.
[보기월] 그런데 떡국이 어찌나 많은지 여러 그릇으로 별러 주고도 남았답니다.

 
지난 여름에는 싹슬바람 때문에 못 만났고 꼭 한 해만에 동무들 모임을 했습니다. 훌쩍 자란 아이들은 밖에서 보면 몰라보게 된 아이도 있었고 아예 따라 오지 않은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벌써 어른들을 따라 다니기 싫어하는 나이가 된 것이기도 하고 배움이 바빠서 못 온 아이도 있더군요.

만나서 반갑게 인사를 한 뒤 저마다 식구들끼리 한옥마을 구경과 함께 사람 구경을 했습니다. 참 많은 사람들이 와서 놀랐고 두 해만에 달라진 마을 모습에 또 놀랐습니다. 먹거리 가게가 참 많이 늘었고 사람들은 줄을 서서 사 먹더라구요.

맛있는 한정식으로 저녁밥을 먹고 밤시장 구경까지 잘하고 모여 앉아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다음 날에 아이들은 한지를 만들어 보고 종이 그릇 만들기를 하면서 아주 즐거워했습니다. 마치고 낮밥은 전주 비빔밥을 먹으러 갔습니다. 쇠고기회를 넣은 비빔밥은 싸고 참 맛있었습니다. 비빕밥을 못 먹는 사람들은 떡국을 시켰는데 곰국으로 끓여서 맛이 좋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떡국이 어찌나 많은지 여러 그릇으로 별러 주고도 남았답니다. 

그렇게 헤어져 돌아오는 길은 멀지 않았지만 졸음 때문에 좀 힘이 들었습니다. 쉼터에 쉬러 들어갔는데 누우니 잠은 오지 않았습니다.^^ 

'벼르다'는 '어떤 일을 이루려고 단단히 마음을 먹고 기회를 엿보다'는 뜻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위와 같은 뜻도 있으니 알아두고 쓰면 좋겠습니다. '배당하다'는 말을 갈음해 쓸 수 있는 말이며 아래와 같은 보기들이 있습니다. 
 - 영수는 사탕 한 봉지를 세 아이에게 별러 주었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 그들은 적은 돈이지만 잘 별러 쓰기로 했다.(표준국어대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