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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오늘 토박이말] 보금자리

토박이말 맛보기

[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보금자리

[뜻] 2)지내기에 매우 포근하고 아늑한 곳을 빗대어 이르는 말
[보기월] 저마다 좋은 짝을 만나 보금자리를 만들어 구순하게 지내길 빌고 빌어야겠습니다.
 
이레끝 겨레말살리는이들(겨살이) 모임에 다녀왔습니다. 제대로 된 겨레말 말집을 만들겠다는 한마음으로 모인 분들이 그동안 하신 일들을 들으면서 절로 고개가 숙여졌습니다. 저는 생각지도 못한 말들을 붙들어 살피고 가려서 아이들과 나눌 수를 찾으려고 힘을 쓰신 이야기가 저를 그렇게 만들었습니다. 저마다 선 자리가 다르니 힘에 맞추고 걸음걸이에 맞춰 조금씩 앞으로 갈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 

한밭에서 겨살이 모임을 마치자마자 한걸음에 달려서 진주로 내려왔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꽃배곳(초등학교) 마침보람(졸업장)을 준 아이들이 저를 만나자고 한 날이었기 때문입니다. 열 세 살 어린이였던 사람들이 곧 서른을 바라보는 어른이 되어 와 있었습니다. 반갑기도 하고 고마운 마음으로 많은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벌써 짝을 만나 아이들의 아빠가 된 사람, 얼마 앞에 짝을 만나 보금자리를 마련했다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저마다의 자리에서 한 몫을 하고 있다는 말을 들으니 든든했습니다. 

마음만 앞서 아이들 마음을 헤아리고 더 잘 챙겨 봐 주지 못했던 저의 부끄러운 지난 날들을 예쁘게 간직해 준 아이들이 더 고맙게 느껴졌습니다. 그때 못 해 준 이야기나 도움을 앞으로 살아가면서 해 줄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다짐도 했습니다. 저마다 좋은 짝을 만나 보금자리를 만들어 구순하게 지내길 빌고 빌어야겠습니다. 

'보금자리'는 '1)새가 알을 낳거나 깃들이는 곳'을 뜻하는 말이었는데 위와 같은 뜻으로 번졌다고 하겠습니다. '둥지'와 비슷한 말이기도 하며 아래와 같은 보기들이 있습니다.

1)-어둠이 깃들자 비둘기이 돌아오기 시작했다새끼비둘기은 열린 창문을 넘어 자신의 보금자리 기어들고  놈은 지붕 위로 또는 나뭇가지에 걸린 자신의 둥우리로 기어들었다.(홍성암, 큰물로 가는 큰 고기)
  -까치는 전깃줄에 자기들의 보금자리를 마련하곤 한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이곳은 장애인들의 보금자리이자 사회 적응 교육 센터이기도 하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