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뜻] 누리(세상) 일에 어둡고 사람의 마음을 모르는 어리석은 사람=북숭이
[보기월] 바쁜 걸로 치면 안 바쁜 사람이 없을 텐데 참 저 밖에 모르는 부기 같이 보였습니다.
언제부터 왔는지 모를 비가 내려 땅을 적시고 있었습니다. 누군가는 언제부터 내렸는지 알겠지만 저한테는 도둑비나 다름이 없었습니다. 소리도 없이 내려서 오는 줄도 모르고 나갔다가 수레까지 가면서 비를 맞고 가야했습니다.
비가 오면 수레도 여느때보다 많아서 배곳 가는 길이 오래 걸립니다. 집에서 나서기도 좀 늦게 나섰지만 아니나 다를까 길에는 수레가 많았습니다. 저는 네쪽을 살피며 천천히 가는데 무엇이 그리 바쁜지 불쑥 끼어들었다가 나갔다가를 되풀이하더니 길을 바꿔서 이러저리 오가는 수레가 보였습니다.
저러다 일을 내지 싶을 만큼 좋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그 수레를 본 사람들은 모두가 언짢았을 겁니다. 바쁜 걸로 치면 안 바쁜 사람이 없을 텐데 참 저 밖에 모르는 부기 같이 보였습니다. 못 배워서 또는 몰라서 그런 것이라면 헤아려 줄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수레를 몰고 다닐 나이라면 그건 아니겠지요.
좋은 말은 아니지만 그렇게 누리(세상) 일에 어둡고 사람의 마음을 모르는 어리석은 사람을 '부기'라고 합니다. 비슷한 말로 '북숭이'라고도 합니다. '북+이'가 '부기'로 되었다고 보면 이 말은 '북'과 아랑곳한 말일 수도 있겠습니다. 이 말의 말밑이 저도 궁금합니다. 같이 슬기를 모아 말밑을 캐 보면 좋겠습니다.
4348. 2. 17. ㅂㄷㅁㅈ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