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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부룻

[뜻] 무더기로 놓인 몬(물건)의 부피
[보기월] 부룻이 제법 컸던 짐 속의 몬들이 다 제 자리를 찾아 들어가고 나니 한결 깨끗해졌습니다.
 
  어제 집을 나올 무렵에는 비였는데 배곳에 오는 길에 진눈깨비로 바뀌더니 둘째 배움을 마칠 무렵에는 함박눈처럼 펑펑 내렸습니다. 아이들은 반가워서 소리를 지르고 밖으로 뛰어나가 눈을 맞기도 하면서 좋아했습니다. 겨우내 그렇게 눈다운 눈을 보고 싶다고 할 때는 안 오더니 봄이 오는 걸 보더니 샘이 났는가 봅니다. 어제 날씨를 보면서 그제 날씨는 새내기를 맞으라고 하늘이 준 선물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제 아침 아이들을 맞을 채비를 하려고 좀 일찍 갔습니다. 아이들이 쓸 책상과 걸상을 깨끗이 닦았습니다. 먼지 없이 깨끗한 자리에 앉히고 싶어서 말이지요. 아이들은 모르고 앉았지만 닦아 놓은 데 앉은 아이들이 더 밝아 보였습니다.^^

   아이들은 제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 주고 많이 웃어 주었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재미있게 배울 수 있도록 마음을 써서 도와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낮밥을 먹고는 갖다 놓고 풀지 못했던 짐을 좀 풀었습니다. 부룻이 제법 컸던 짐 속의 몬들이 다 제 자리를 찾아 들어가고 나니 한결 깨끗해졌습니다. 남은 짐은 책상을 옮긴 다음에 갈무리를 할 생각입니다. 

  '부룻'의 '부'와 '부피'의 '부'는 같은 말인 걸 아시겠지요? 아래와 같은 보기가 있습니다. 
- 두두룩하게 긁어내 놓은 부룻이 크고 푸르뎅뎅한 것으로 미루어 그 구멍 속에 든 낙지는 유다르게 클 것 같았다.(한승원, 해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