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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부리나케

[뜻]몹시 서둘러서 또는 아주 빨리
[보기월] 한참 뒤에 냄새를 맡고 부리나케 달려 갔지만 이미 국물은 다 쫄아 있었습니다.

  닷날 맛보여 드린 '부르걷다'를 보시고 그 말과 비슷한 짜임의 말이 더 있는지 묻는 분이 계셨습니다. 이제 맛보는 것을 넘어 다른 말과 잇는 데까지 가신 분을 만나 참으로 반가웠습니다. '부르짖다'도 있고, '부르돋다'도 있다는 것을 말씀드렸습니다. 그랬더니 바로 "봄이라 부르돋는 새싹들을 많이 볼 수 있겠네요."라는 월을 지어 보내주셨습니다. 참 뿌듯했습니다. ^^
 
  일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오랜만에 이레끝을 아이들과 함께 보냈습니다. 아들과 함께 뒷메에도 오르고 시원한 봄바람을 맞으며 발수레도 타면서 땀을 흘렸습니다. 안 움직이다가 좀 많이 움직여서 그런지 몸이 좀 힘들다고 하더군요. 몇 해 만에 바깥 일이 없는 이레끝을 자주 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제는 늦게 일어나 아침을 건너 뛰고 낮밥을 바로 먹었습니다. 국에 불을 켜 놓고 슬기틀 앞에 앉아서 할 일을 챙기다가 국 얹어 놓은 것을 까맣게 잊고 말았습니다. 한참 뒤에 냄새를 맡고 부리나케 달려 갔지만 이미 국물은 다 쫄아 있었습니다. 그래도 타지 않아서 물을 더 부어서 먹을 수는 있었습니다.^^
 
  밥을 먹고 집가심을 깨끗이 하고 일을 했습니다. 할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어디서 먼지는 그렇게 나오는지 모르겠습니다. 되풀이 되는 나날이 지겹다 느낄 수도 있지만 이렇게 다시 새로운 하루를 맞을 수 있고 지난 이레 했던 일을 다시 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기쁘고 고마운지 모릅니다. 모든 분들이 다시 맞이한 하루를 기쁜 마음으로 고맙게 보내시면 좋겠습니다. 
 
 '부리나케'는 말밑이 '불+이+낳+게'라고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얼마나 빠르면 불이 낳게(불이 나올 만큼)이라고 했겠습니까. 지나치게  불려서 하는 말이지만 알고 보면 재미있는 말입니다. 아래와 같은 보기들이 있습니다. 

-아이는 학교에 늦을까봐 부리나케 뛰어갔다.(표준국어대사전)
-그는 부리나케 달려가서 약을 사 왔다.(표준국어대사전)
-도둑은 방범대원을 보자 옆길로 빠져서는 부리나케 도망을 갔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이씨는 산사태로 벽이 무너졌다는 소식을 듣고 부리나케 집으로 향했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4348. 3. 9. ㅂㄷㅁㅈ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