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이황이 《성학십도(聖學十圖)》를 올렸는데, 1. 태극도(太極圖), 2. 서명도(西銘圖), 3. 소학도(小學圖), 4. 대학도(大學圖), 5. 백록동규도(白鹿洞規圖), 6. 심통성정도(心統性情圖), 7. 인설도(仁說圖), 8. 심학도(心學圖), 9. 경재잠도(敬齋箴圖), 10. 숙흥야매잠도(夙興夜寐箴圖)였다. 상은 그것이 학문하는 데 매우 매우 필요하고 절실한 것이라 하여 그것을 병풍으로 만들라고 명하여 이를 보면서 반성하였다. 그때 이황은 돌아갈 뜻을 이미 결정했기 때문에 이 도(圖)를 만들어 올리며 ‘제가 나라에 보답할 것은 이 도뿐입니다.’ 하였다.” 이는 선조실록 선조 1년(1568년) 음력 12월 1일(양력 12월 18일)에 퇴계 이황이 《성학십도(聖學十圖)》를 지어 올린 데 대한 기록입니다. 여기서 성학(聖學)이라는 말은 곧 유학을 가리키는 것으로 모든 사람이 성인이 되도록 하기 위한 학문이 내재하여 있다는 뜻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이황의 《성학십도》는 17살의 어린 나이로 왕위에 오른 선조에게 68살의 대학자가 바로 즉위 원년에 올렸던 것임을 생각할 때, 선조가 성왕(聖王)이 되게 하여 온 백성들에게 선정을 베풀도록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국어원(원장: 소강춘)은 기상청, 해양경찰청과 함께 정부 기관에서 사용하는 전문용어를 쉬운 우리말로 다듬고 다양한 방법으로 보급에 나선다. 올해 6월에 일반 국민, 정책 전문가, 용어 및 해당 분야 전문가로 ‘전문용어 표준화 민관 합동 총괄 지원단(이하, 총괄 지원단)을 구성하여 어려운 전문용어를 발굴하고 분석하여 이해하기 쉬운 용어로 다듬어 91개(기상청 30개, 해양경찰청 54개, 해양수산부 7개) 표준(안) 목록을 만들었다. 총괄 지원단은 어려운 한자어인 ‘뇌전(雷電)’, ‘의아선박(疑訝船舶)’, ‘유어(遊漁)’ 등을 ‘천둥 번개’, ‘의심 선박’, ‘체험 어업’ 등으로 쉽게 다듬고, 낯선 외래어인 ‘펜더’, ‘부이’, ‘오일 펜스’ 등을 ‘부표’, ‘충격막이’, ‘기름막이/기름 차단막’ 등으로 다듬어 제안했다. 이번 표준화 목록은 기상청, 해양경찰청, 해양수산부의 ‘전문용어 표준화협의회’의 심의와 국어심의회 심의를 거쳐 공식화될 예정이다. 앞으로 국립국어원은 기상청, 해양경찰청, 해양수산부와 기상 보도, 해상 안전 업무 환경에서 적극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다. 한편 국립국어원은 2020년부터 지원 범위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재)화랑문화재연구원은 지난 12월 3일 경산지식산업지구 진입도로구간의 경산 소월리 유적에서 5세기 무렵에 만들어진 사람얼굴 모양의 토기가 출토되었다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진주 중천리유적, 함평 금산리 방대형고분 같은 곳에서도 사람얼굴 모양이 장식된 토기가 출토된 적이 있지만, 이번처럼 삼면에 돌아가며 얼굴 모양이 표현된 사례는 처음이라고 합니다. 발견된 토기는 높이가 28㎝가량으로, 토기의 윗부분 가운데에는 원통형으로 낮게 튀어나온 구멍을 뚫었습니다. 토기 옆면에는 같은 간격으로 동그란 구멍을 뚫어 귀를 만들었고, 각 구멍 사이에 만들어진 세 개의 면에 무표정한 듯, 심각한 듯, 말을 하는 듯한 표정으로 조금씩 다르게 표현한 얼굴 무늬를 각각 새겼지요. 각 얼굴 무늬의 두 눈과 입은 기다란 타원형으로 밖에서 오려내었으며, 콧구멍에 해당하는 2개의 작은 구멍은 안에서 밖으로 찔러 만들었는데 콧등을 중심으로 양쪽을 살짝 눌러서 콧등을 도드라지게 표현하였습니다. 또 이 사람얼굴 모양 토기와 함께 시루 모양의 토기도 출토되었습니다. 출토된 몸통 중간 지점에는 소뿔 모양 손잡이 2개가 붙어 있지요. 그런데 연구자들에 따르면 얼굴 모양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딱 맞는 양념과 잘 손질된 식재료로 바로 조리할 수 있도록 구성된 ‘밀키트’. 사전 준비 과정을 줄여 손쉽게 요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편리하지만 ‘밀키트’라는 이름도 과연 쉽게 이해하고 편히 쓸 수 있을까? 국립국어원은 최근 1인 가구나 맞벌이 가구에서 특히 인기를 끌고 있는 ‘바로 요리 세트’를 포함하여 아래와 같이 과도하게 사용되고 있는 외국어를 대신할 다듬은 말을 발표하였다. 다듬은 말은 지난 10월 14일부터 11월 1일까지 접수된 국민이 제안한 다듬은 말을 바탕으로 말다듬기 위원회에서 의미의 적합성, 조어 방식, 간결성 등을 고려하여 지난 11월 20일 선정한 것이다. 선정된 5개의 다듬은 말은 2주 동안 국민 선호도 조사를 거쳐 최종 결정되었다. 이번에 다듬은 말들은 다음과 같이 활용할 수 있다. - 무역정책관은 ‘수출 심사 우대국(←화이트리스트) 제외와 핵심 소재 3개 품목 규제에 대해 전반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 식품업계는 지난해 200억 원대였던 바로 요리 세트(←밀키트) 시장이 올해 400억 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식품은 신제품 개발에 응용 소비자(←모디슈머)의 조리법을 적극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곡성 가곡리오층석탑 이 달 균 나는 멀찍이서 마을을 내려다 본다. 어느 나무에서 까치가 우는지 오늘은 또 누가 죽어 곡성이 들리는지 백제계 혈통으로 고려를 짐 졌지만 그 무게 내려놓고 이제 좀 쉬고 싶다 잊고픈 이름 있다면 이곳에서 잊고 가라 이 석탑을 찾아가다보면 마을 입구 길 옆에 석장승 2기가 서 있다. 남녀 한 쌍으로 보이는데 검은 빛을 띤 장승은 눈썹과 눈 주위가 마모되어 형체가 불분명하지만 뭉툭한 코는 든든한 사내다움이 묻어나는 것이 특징이고, 흰빛을 띤 장승은 머리에 족두리인지 뭔지를 쓴 채 가렴한 눈매를 가진 색시상으로 보인다. 마을 수호신으로 세운 것인지 유서 깊은 옛 탑을 지킨다는 염원인지 알 수 없지만 어딘지 범상해 보이지 않는다. 마을 주민에게 탑 자리를 물으니 큰 관심 없다는 듯 대답은 심드렁하다. 석탑은 마을 끝자락 매봉 초입 언덕에 서 있는데 막상 다가가보니 그 자태는 늠름하다. 어디에서 본 듯한 느낌이 들어 생각해 보니 담양 남산리 오층석탑을 닮았다. 그도 그럴 것이 둘 다 고려탑이지만 백제계 석탑 양식을 계승하고 있어 더욱 그런가 보다. 전해 들으니 예전 유물보전에 소홀했던 시절에는 가까이 가도 대숲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終宵默坐算歸程(종소묵좌산귀정) 말없이 밤새 앉아 돌아갈 길 헤아리니 曉月窺人入戶明(효월규인입호명) 새벽달이 문에 들어와 밝으니 날 엿보는가 忽有孤鴻天外過(홀유고홍천외과) 문득 외기러기 하늘 너머로 날아가니 來時應自漢陽城(내시응자한양성) 아마도 저 기러기 한양성으로부터 출발했으리 이는 조선 중기의 문신이며, 명재상으로 꼽히는 백사(白沙) 이항복(李恒福)의 한시(漢詩) ‘야좌(夜坐)’입니다. 북청 유배지에서 밤새 잠들지 못하고, 묵묵히 앉아 돌아갈 수는 없는 고향으로 돌아갈 길을 헤아려 보는데, 새벽달이 자신을 엿보는 듯 창문으로 들어와 방안을 훤히 비추어 주고 있습니다. 그때 문득 하늘에 나타난 겨울 외기러기가 하늘 저 멀리 날아갑니다. 그런데 저 외기러기는 아마도 한양성 쪽에서 왔지 않을까요? 그저 고향이 간절히 그리워질 뿐입니다. 이항복은 임진왜란 때 병조판서를 지내면서 많은 공적을 세웠습니다.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도승지로 선조를 의주까지 호위해 오성부원군(鰲城府院君)에 봉해졌는데 이 때문에 백사나 필운 같은 호 보다는 오성대감으로 많이 알려졌지요. 하지만 이항복은 1617년 인목대비 폐모론에 반대하다가 1618년 관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순국선열추모 글로벌네트워크(대표 고명주)는 10일(화) 낮 2시 3.1만세운동과 임시정부 100돌 마무리 기림으로 순국선열추모문화전 및 환경회복작품전시회를 제주대학교 박물관 3층 전시실에서 김동호 한라마을도서관 관장의 진행으로 성대히 개막했다. 이 추모전은 들꽃과 문학, 인연의 힘으로 순국선열의 희생이 남긴 고귀한 뜻을 돌이켜 보기 위한 시간과 애국ㆍ사랑ㆍ평화와 치유 그리고 화해를 위한 대장정으로 2019년은 3.1만세운동과 임시정부 세움 100돌이 되는 특별한 해를 기리기 위해 한국의 제주, 일본 도쿄, 중국 상해ㆍ동관ㆍ연길, 베트남 하노이에 이어 7번째로 100돌을 마감하고 새로운 100년을 기약하는 추모전이며 제주발전본부 함께 만들어가는 환경카페 뿌리마당 재개관기념으로도 본 추모전이 기획되었다. 개회식에는 많은 분이 참여하였다. 김장환 전) 중국 광저우 총영사, 양성익 제주시 삼양동 연합마을회장, 양혜숙 부녀회장, 해운사 탄허스님, 김정민 제주어보존회이사장, 사)제주환경회복포럼 이사장 김형규, 제주대학교 고윤범ㆍ고광희 교수, 부산 박정용 시인 그리고 중국 단동과 베이징의 추모 회원분들도 참여하여 자리를 빛내주었다. 순국선열추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현재 달려있는 것이나 앞으로 새로 만들어 단다는 광화문 현판 글씨는 서예로서 갖추어야 할 예술성이나 기운생동이 전혀 없다. 역동적이고 진취적인 대한민국을 담아내지도 못한다. 또 광화문 광장에 오는 수많은 내외국인이 만나고 싶어 하는 것은 한글이지 한자가 아니다. 따라서 광화문 광장에 있으면서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광화문에 달리는 현판은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세종대왕의 훈민정음체로 바꿔야만 한다.” 이 말은 어제(12월 12일) 저녁 4시 서울 광화문 한글회관 얼말글교육관에서 한글학회 부설 한말글문화협회 주최로 열린 광화문 현판 관련 이야기마당 가운데 강병인글씨연구소 대표 강병인 멋글씨 작가가 주제발표로 한 말이다. 이야기마당은 먼저 권재일 한글학회 회장의 인사말로 시작되었다. 권재일 회장은 “유독 외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아와서 한국에, 서울에 온 기념으로 인증사진을 남기는 광화문의 현판은 한글이 아니라 한자로 적혀 있다. 사진 찍는 외국인은 의아해할 것이다. 한국은 중국의 속국인가? 분명히 한국에는 독자적인 언어가 있다고 알고 왔는데, 이것이 무엇이람? 자기 나라에 있는 친구들에게 광화문을 배경으로 한 인증사진을 보내면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지난 11월 13일 뉴스에는 “너무 편하고 따뜻해, 군대도 이제 ‘패딩’ 시대”라는 기사가 떴습니다. 국방부가 경기ㆍ강원 등 전방지역 국군 병사 12만4천 명에게 '패딩형 동계점퍼'를 지난 10월부터 보급하고 있다고 밝힌 것입니다. 웬만한 겨울 추위도 이젠 끄떡없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이런 패딩 같은 옷이 없던 옛날 우리 겨레는 겨울을 나기 위해 누비옷을 즐겨 입었습니다. 누비옷이란 옷감의 날실 한 가닥을 일정한 간격으로 당겨 누빌 선을 표시하고 그 선을 따라 홈질로 누벼 빚은 옷을 말하지요. 누비는 솜의 유무, 누벼진 형태, 누비 간격 등에 따라 그 종류를 나눌 수 있습니다. 먼저 솜의 유무에 따라 솜을 넣는 ‘솜누비’와 솜을 쓰지 않고 옷감 두 겹만을 누비는 ‘겹누비’가 있으며, 바느질 방법에 따라 ‘홈질누비’와 ‘박음질 누비’로 나눌 수 있지요. 또 누비 간격에 따른 것으로는 누비간격이 0.5㎝에서 1㎝까지의 ‘잔누비(세누비)’, 2.5㎝ 안팎의 중누비, 5㎝ 안팎의 드문누비가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오색실로 곡선과 직선을 자유롭게 표현하여 장식성을 강조한 ‘색실누비’가 있으며, 손누비와 달리 20세기 초에 재봉틀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남북이 갈린 지 어언 70여 년. 분단 뒤 남녘으로 온 실향민들은 그들의 고향에 노래를 두고 왔다. 그렇게 두고 온 노래들이 어슴푸레 잊힐 즈음 유지숙 명창은 어렵게 어렵게 그 노래들을 찾아 사람들에게 “북녘 땅에 두고 온 노래”를 선물하고 있다. 지난 2016년 시작된 “북녘 땅에 두고 온 노래” 공연은 2019년 그 세 번째 무대를 어제(12월 11일) 저녁 7시 30분 서울 혜화동 JCC아트센터에서 펼쳤다. 어제 무대에서의 특별한 발견은 북녘의 상여소리였다. 이제 남녘에서조차 상여소리는 무형문화재로 지정한 것들만 겨우 보존될 뿐 이제 상여 행렬이 없는 거리에서는 전혀 들을 수 없는 노랫소리가 되었다. 그런데도 이렇게 더더욱 들을 수 없는 북녘의 상여소리를 찾아 헤맨 유지숙 명창은 남녘의 메나리조와 육자배기조 상여소리와는 음악적 특징이 다른 상여소리들을 선보인 것이다. 황해남도 배천, 황해북도 연산, 남포시 강서, 평안남도 둔덕, 남포시 그리고 평양에서 불리던 상여소리들이다. 유지숙 명창은 북녘에서 전해온 상여소리 악보를 오랫동안 익히고, 서도소리 선율이 묻어나도록 시김새를 얹혀 무대에 올렸다. 유지숙 명창이 메기는소리를 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