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104년 전 오늘(9월 14일)은 박재혁(朴載赫) 의사가 부산경찰서장을 처단한 날입니다. 박 의사는 부산상업학교를 졸업하고 무역상회의 고용인으로 일하다가 1920년 8월 상하이에서 김원봉 단장이 이끈 독립운동단체인 '의열단'에 가입했습니다. 당시 의열단은 암살 대상으로 조선총독과 고관, 군 장성, 친일파 거두 등 소위 7가살(七可殺)을 정하고, 파괴할 곳으로 조선총독부, 동양척식주식회사, 매일신보사, 각 경찰서 등을 정해 철저하게 응징하자고 결의하였으며 이를 행동에 옮긴 단체입니다. 이에 따른 박 의사는 같은 해 9월 13일 부산경찰서 파괴의 임무를 띠고 짐 속에 폭탄을 숨겨 나가사키를 거쳐 부산으로 들어왔습니다. 박 의사는 상하이를 떠나기 전, 부산경찰서장이 고서수집가라는 사실을 알아내, 고서상(古書商)으로 가장했으며, 그 고서 더미 속에 폭탄을 감추었지요. 박 의사는 14일 부산경찰서에 가서 서장 하시모토(橋本秀平)에게 고서를 보여준다고 속인 다음 폭탄과 전단을 꺼내어 전단을 서장 앞에 뿌리면서 '나는 상해에서 온 의열단원이다. 네가 우리에게 몹쓸 짓을 한 것은 다 알고 왔다!'라고 말하면서, 폭탄을 서장 앞에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한성부에서 이뢰기를, "전 군수 한용호(韓用鎬)의 집에서 몰래 술을 빚어 팔고 있으니, 청컨대 잡아다 심문하여 벌을 주소서." 하니, 하교하기를, "이번에 벼슬아치가 어려움 없이 고의로 죄를 지었으니, 나라에 기강이 있다고 어찌 말할 수 있으며, 백성들이 또 어떻게 법을 두려워하겠느냐? 이렇듯 무엄한 무리는 결코 예사로 처리해서는 안 되니, 한성부가 1차 엄히 벌하고 먼 곳에 유배하라." 하였다. 이는 《순조실록》 순조 32년(1832년) 윤9월 12일 기록으로 조선시대 큰 가뭄이 들거나 흉년으로 먹을 것이 없을 때 나라에서 술 마시는 것을 금하는 금주령(禁酒令)을 내리곤 했습니다. 금주령을 내리는 것은 이 기간 이 기간 몸을 가다듬고 절제함으로써 하늘의 노여움을 풀고 굶주린 백성들을 위로하며 식량과 비용을 절약할 목적이었지요. 1392년 조선 개국 직후 흉작으로 인하여 금주령을 내린 것을 비롯하여 여러 대에 걸쳐 빈번하게 시행되었습니다. 특히, 태종 때는 해마다 내려질 정도였고, 영조 34년에는 큰 흉작으로 궁중의 제사에도 술 대신 차를 쓰는 등 엄격한 금주령이 발표되었지요. 하지만, 살벌한 금주령이 내려진 영조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엉클어진 우리말에 눈을 떠, 죽어가는 우리말을 살려내고, 어려운 한자말을 쉬운 우리말로 다듬고, 우리말을 우리말로 풀이한 《푸른 배달말집》을 써온 한실 선생은 요즈음 《우리말 사랑》이라는 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한실 선생은 “한자를 쓰지 않고 한글을 쓰니까 한글로 쓴 한자말도 다 우리말이라고 잘못 생각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 그도 그럴 것이 배곳(학교)에서 가르침이(교사)가 한글왜말을 가르치고 나라에서도 한글왜말을 쓰고 책이란 책에는 다 한글왜말이 쓰여 있으니 누가 한글왜말을 우리말이 아니라고 여기겠는가?”라고 말합니다. 또 한실 선생은 “우리글로 쓴 낱말이더라도 우리말이 아닌 한자 낱말이 지나치게 많다. 한자는 생겨날 때부터 글자마다 통째로 한 그림이어서 한 글자로 뜻을 다 나타낸다. 오늘날 우리가 쓰는 한자말은 두 글자짜리가 많은데, 이것은 하늬삶빛(서양문물)을 먼저 받아들인 니혼(일본) 사람들이 새로 만든 말들이다. 도로(길도, 길로), 정치(다스릴정, 다스릴치), 교육(가르칠교, 기를육), 경제(살림경, 살림제), 운동(뮐운, 뮐동), 사회(모일사, 모일회), 지혜(알지, 알혜).....처럼 뜻이 같거나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치악산 전래동화 한지(韓紙)에 그려놓고 / 홍판서 옛이야기 옻칠로 묻어두니 / 쌍쌍이 원앙새 되어 행복하게 사세요.” 이는 채현병 시인의 <원앙삼층장(鴛鴦三層欌)>이란 시로 ‘감(感), 원주한지를 느끼다’ 전에 출품한 최미숙 작가의 한지 옻칠가구를 보고 쓴 것입니다. 얼마 전 KBS-1TV ‘진품명품’ 프로그램에는 ‘경기원앙삼층장’이 나왔습니다. 원래 ‘삼층장(三層欌)’은 3개의 층으로 이루어진, 옷 등을 보관하는 가구입니다. 전통 가구에는 ‘장(欌)’과 ‘농(籠)’이 있는데 이 가운데 장은 일체형 가구 안에다가 목판을 덧대어 내부에서 층을 구분한 것이고, 농은 아예 하나의 궤짝 위에 다른 궤짝을 가져다 쌓은 것이지요. 따라서 농은 층별로 따로 떼어 놓을 수 있고, 각 칸 양쪽에 달린 손잡이를 통해 들어서 옮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장의 경우는 따로 들 수 있는 손잡이 같은 것이 달리지 않고, 옮길 때에는 통째로 들어서 옮겼지요. 방송에 출품된 3층장은 평평한 천판 아래에 4개의 서랍이 있고, 그 아래에 양옆으로 여닫을 수 있는 문이 달린 수납공간이 3개 있습니다. 그 가운데에는 원형 앞바탕에 원형 고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어제 9월 6일 저녁 7시 경기 용인시 수지구 죽전로 152. 단국대학교 난파음악관 콘서트홀에서는 창설 40돌 기림 단국대학교 국악과 동문연주회가 열렸다. 무려 40성상. 대학교 국악과가 창설한 지 40년이 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단국대학교 졸업생 및 재학생들로 이루어진 ‘천웅국악관현악단’은 1994년 초대 이상룡 지휘자와 40여 명의 단원으로 창단되어 30년 세월을 캐나다 퀘백 드럼 몬드빌축제, 프랑스 이태리 초청 국제 민속축제, 금산세계인삼엑스포 초청연주 등 나라 안팎 공연을 꾸준히 해온 국악관현악단으로 세계인의 음악으로 도약하기 위해 정진하고 있는 악단으로 이번 공연의 중심이 되었다. 공연은 백대웅 작곡의 <남도아리랑>을 임형묵 지휘자의 지휘로 힘차게 막을 열었다. 이후 공연이 끝날 때까지 ‘천웅국악관현악단’은 권용석, 장문성, 임형묵, 여승헌, 이건석 지휘자로 넘겨 가면서 청중들을 사로잡았다. 또한 국악 공연에 흔히 등장하지 않는 퉁소와 생황협주곡이 ‘천웅국악관현악단’과 호흡을 맞추어 청중들의 주목을 받았다. 단국대학교 국악과를 졸업한 이원희 퉁소 연주자는 함경도 지역의 민요 ‘아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왔구나 왔소이다. 영영 소식이 없는 님을 그리다 불쌍히 죽어 황천 갔던 배뱅이 혼신이 평양 사는 박수무당의 몸을 빌고 입을 빌어 오늘에야 왔소이다!” 무대에서는 평양 건달이 배뱅이혼을 불러오는 굿을 하고 있다. 어제 9월 5일 저녁 7시 30분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는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기획공연 ‘왔소! 배뱅’ 공연이 펼쳐졌다. 이번 공연은 1인극으로 선보였던 고 이은관 명인의 ‘배뱅이굿’을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의 여가0여 명의 단원이 배역을 맡아 참여하는 소리극 무대였다. 우리는 그동안 이은관 명창과 그의 제자인 박준영, 유상호 명창의 소리로 배뱅이굿을 들어왔다. 이은관 명창은 홀로 무대에 올라 걸쭉한 재담으로 청중들을 꼼짝 못 하게 했었다. 그런 배뱅이굿을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유지숙 예술감독)이 처음 소리극 무대로 선보인 것이다. 서도소리 명창으로 잘 알려진 유지숙 예술감독은 원작의 매력을 살리면서 다채로운 민속악단의 자원을 활용해 음악성을 풍성하게 채웠으며, 특히 유지숙 예술감독은 고 이은관 명인과 함께 배뱅이굿을 공연하기도 해 본래 노랫말의 맛과 멋을 깊이 잘 알고 있는 데다가 이번 공연의 대본을 직접 쓰고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우리 겨레말은 날이 갈수록 한자말과 서양말에 밀려서 나라말 자리를 빼앗기고 사라져 간다. 말투마저 일본 말투, 서양 말투를 닮아서 비뚤어지고 있다. 그 뒤끝은 뻔하다. 겨레삶꽃(문화)과 겨레다움(정체성)이 사라지고 겨레 생각마저 비뚤어진다. 나중엔 우리나라 사람끼리 말을 주고받기도 어렵게 된다. (가운데 줄임) 얼빠진 겨레, 생각이 뒤틀린 겨레, 힘을 모을 수도 없는 겨레는 끝내 이 누리에서 사라질 것이다.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말을 살리고 우리 말투도 바로잡아서 우리말을 바로 알고 바로 쓰도록 해야 한다.” ‘우리말 바로 쓰기 모임’ 김정섭 선생님은 이처럼 말했습니다. ‘우리 겨레말은 날이 갈수록 한자말과 서양말에 밀려서 나라말 자리를 빼앗기고 사라져가는데 결국은 우리 겨레말을 홀대한 얼빠진 겨레는 끝내 이 누리에서 사라질 것이다.’라고 경고하는 것입니다. 얼마 전 텔레비전에서는 고등학교 야구선수권대회 결승전을 중계하고 있었는데 이때 결승에 오른 두 학교의 운동복은 한글이 아닌 영어와 한자로 커다랗게 쓰인 것이었습니다. 학교 이름을 그렇게 영어로 쓰고 한자로 썼을 때 과연 미국인이나 중국인에게 친근하게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국청(鞫廳, 조선 때, 역적 등의 중죄인을 신문하기 위하여 임시로 설치했던 관아)에서 가두어둔 죄인 김정희(金正喜)를 대정현(大靜縣)에 위리안치(圍籬安置)하도록 하라.“ 《헌종실록》 7권, 헌종 6년(1840년) 9월 4일에 기록된 내용입니다. 이로써 조선 후기 선비이자 금석학자, 문인화가, 서예가로 그 이름을 중국에까지 알렸던 추사 김정희(1786~1856)가 제주도 대정현에 유배를 가게 됩니다. 여기서 ‘위리안치(圍籬安置)’란 죄인이 귀양살이하던 곳에서 외부와 접촉하지 못하도록 가시로 울타리를 만들고 죄인을 그 안에 가두어 두던 일을 말합니다. 그는 탐관오리를 탄핵하다가, 임금과 신하 사이를 이간시킨다는 사유로 임금의 미움을 사서 추자도에 위리안치되었다가 능지처참 된 윤상도(尹尙度)의 옥사에 연루되어 무려 9년 동안 유배되었습니다. 그 뒤 1851년(철종 2년)에 풀려났다가 다시 함경도 북청에 유배되어 모두 12년을 유배되어 살았습니다. 14.7m에 이르는 대작 국보 <세한도(歲寒圖)>를 그린 서예가며 대학자인 추사는 제주도 유배 때 다리를 제대로 뻗을 수조차 없이 좁은 것은 물론 거미와 지네가 기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지난 6월 29일 국립진주박물관 6월 <문화가 있는 날>을 맞이하여 우리 전통 무기를 모형으로 체험할 수 있는 행사를 열었습니다. 특히 앞부분에 폭발장치인 발화통을 붙여 로켓 추진을 할 수 있던 화살로 15세기 조선의 최첨단 과학 기술을 보여주는 ‘신기전’ 만들기를 제공한 것이지요. 신기전은 1448년(세종 30년) 고려말 최무선이 만든 로켓형 화기인 ‘주화(走火)’를 개량한 것으로 대신기전(大神機箭), 산화신기전(散火神機箭), 중신기전(中神機箭), 소신기전(小神機箭) 등의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조선 초기 화약무기의 그림과 규격을 담은 《병기도설(兵器圖說)》에 신기전의 내용 곧 설계도가 있어 현대에 재현해 낼 수 있었습니다. 이 신기전을 ‘로켓’ 박사인 채연석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전 원장이 1993년 엑스포 개최 당시 개막 100일 전야 프로그램으로 세상에 처음 공개 발사되었지요. ‘커다란 귀신 같은 기계화살’이란 뜻을 가진 ‘대신기전(大神機箭)’으로 한 번에 100발의 불화살을 발사하며, 멀리는 2킬로미터까지 날아갑니다. 또 대신기전의 설계도를 보면 ‘척/촌/푼/리’ 단위가 나오는데 이 가운데 ‘리’는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맹위를 떨치든 불볕더위로 고생하던 서울시민들에게 어제 9월 1일 저녁 5시 한강 물빛광장에서는 ㈜국설당(대표 설현주)이 즐거운 국악 한마당을 선물했다. 지난해는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11월의 쌀쌀한 날씨 탓에 출연자는 물론 청중들도 큰 곤욕을 치렀지만, 올해는 초가을의 시원한 강바람에 기분 좋은 축제가 되었다. ‘오늘의 국악을 담다’라는 주제로 새로운 형식의 국악 콘텐츠와 공연을 선보이고 있는 서울국악주간이 올해에도 열린 것이다. 축제는 <특별한 인터뷰 : 국반>이라는 제목으로 8월 26일부터 8월 31일까지 <서울국악주간> 유튜브(www.youtube.com/@seoulgugakweek)를 통해 공개된 온라인 공연에 이은 대면공연이다. 이 축제의 특별한 점이 있다면, 해마다 서울시의 특별한 장소를 찾아 움직이며 오늘날 국악의 다양한 가능성을 꾀하고 있는 음악가들을 소개한다는 점이다. 올해에는 여의도 한강공원 안에 있는 물빛광장에서 4시간 대면 공연을 연 것이다. ㈜국설당 설현주 대표가 사회를 본 공연의 시작은 서양의 브라스 악기 곧 테너색소폰, 트롬본, 수자폰과 한국 전통악기 곧 꽹과리, 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