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일본문화를 접근하는 길은 폭넓고 다양하다. 좋은 접근 방법은 백문이불여일견이라고 자신이 직접 체험해보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한다고 해서 속속들이 일본문화를 알게되는 것은 아니다. 그럴 때 내놓을 수 있는 카드가 간접체험이다. 간접체험 가운데는 강의나 강연 또는 지인의 이야기를 통해서 얻는 방법이 있겠지만 가장 손쉬운 것은 독서를 통해 얻는 방법일 것이다. 일본문화를 책을 통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책이 있어 소개한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일본고전독회(이하 고전독회)에서 펴낸 책이 그것이다. 고전독회에서 펴낸 일본문화 관련 책 가운데 《의식주로 읽는 일본문화》, 《놀이로 읽는 일본문화》, 《동식물로 읽는 일본문화》 세 시리즈는 그 내용에 있어 웬만한 ‘일본문화’를 포용하고 있어 이 분야에 목말라하는 독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의식주로 읽는 일본문화》를 보면, 문학작품에 나타난 복장, 옷 선물, 속대, 향기, 머리, 머리카락, 빗 등을 다루고 있다. ‘옷에 물든 여인의 매력’ 편에서는 헤이안 시대 문학작품인 《겐지 이야기》에 나타난 새해맞이 옷을 선물하는 장면을 중심으로 옷을 선물하는 사람과 받는 사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산골작이 오막사리 나즌굴뚝엔 몽긔몽긔 웨인내굴 대낮에솟나 감자를 굽는게지 총각애들이 깜박깜박 검은눈이 뫃여앉아서 입술이 꺼머케 숱을바르고 넷 이야기 한커리에 감자하아식 산골작이 오막사리 나즌굴뚝엔 살낭살낭 솟아나네 감자굼는내 - 윤동주 ‘굴뚝’ 1936년 가을- 이는 윤동주(1917-1945) 시인이 만 19살 때 쓴 시로 산골짜기 오막살이에서 친구들과 감자를 구워 먹는 모습이 흑백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한다. 아련한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는 <굴뚝>을 비롯하여 <고향집>, <오줌싸게 지도>, <애기의 새벽>, <이런날>, <무얼 먹구 사나> 등 잘 알려지지 않은 윤동주 시인의 시 스무 편과 간도 지역의 당시 사진 200여 장을 곁들인 책 《동주의 시절》(간도사진관 시리즈 1권, 도서출판 토향)이 출간되어 주목을 받고 있다. 신간 《동주의 시절》에 소개되고 있는 사진은 류은규 사진작가가, 글은 도다 이쿠코 작가가 쓴 것으로 어제(29일), 이 작가들을 만나러 인천관동갤러리를 찾았다. 류은규, 도다 이쿠코 씨는 부부 작가로 이들은 1993년부터 중국 헤이룽장성 하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봉숭아, 채송화, 분꽃, 해바라기, 백일홍, 나팔꽃...이런 꽃들은 어린시절 흔하게 보던 꽃이지만 도시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들다. 어제 파주시 공릉천변에 활찍 핀 나팔꽃을 보니 마음이 푸근해진다. 나팔꽃은 울타리 같은 곳에 줄기를 타고 올라가는 습성이 있는지라 도심의 인공정원에서 구경하기가 쉽지 않은 것은 당연하지만 그래도 가끔 보고싶을 때가 있다. 요즘 신도시는 규모가 크지 않더라도 크고 작은 정원이 필수 시설처럼 꾸며져있는데 거기 심어 놓은 꽃들은 대개 장미나 백일홍 따위가 많고 조금 다른 것이라야 이름을 알 수 없는 서양꽃들이 태반이다. 장미 따위가 보기 싫다는게 아니라 우리나라 들이나 시골 마당가에서 흔하게 보던 꽃들도 비록 인공정원이지만 심어보면 어떨까해서 하는 말이다. 참고로 이 나팔꽃을 두고 '미국 나팔꽃' 이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한국 나팔꽃'은 어떤 모습인지 궁금하다. 미국 나팔꽃이라고 조언을 해준 곳은 식물이름을 알려주는 사이트 <모야모>이며, 미국 나팔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인터넷 사이트를 뒤져봐도 한국 나팔꽃과의 차이를 알려주는 곳이 없어 독자들에게 한국 나팔꽃과 미국 나팔꽃의 차이에 대한 자문을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자기 키만 한 플라스틱 물통을 든 아이, 풀 한 포기 없는 사막에 앙상한 염소 떼를 몰고 가는 아이, 유니세프가 설치한 물통에서 물을 받는 아이....원색의 아프리카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가슴이 아리다. 먹고 마시는 일이란 인간의 생존 조건 가운데 필수지만 아직도 이 땅에는 물 부족이라든가 식량 위기에 내몰린 나라가 많다. 특히 한창 공부하고 놀아야 할 어린이들이 물을 긷거나 가축을 기르는 일에 매달리는 모습은 ‘이대로 보고만 있어도 되는가?’라는 자책과 자괴감마저 든다. 그러한 마음들이 만나 유니세프가 생겨났다. 유니세프는 1946년 ‘차별없는 구호’ 정신으로 전 세계 어린이를 돕기 위해 설립된 유엔기구다. 유니세프는 75년이 넘은 현장 경함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더 많은 어린이의 생명을 살리고 각 나라 정부와 긴밀하게 협력하여 보다 효과적으로 어린이의 삶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기구로 많은 사람들이 후원을 하고 있다. 유니세프에 따르면 전 세계 9억 2천만명의 어린이들이 물 부족으로 고통을 받고 있으며 그 가운데 7억 8,500만명은 기본적인 접근조차 어려운 실정이라고 한다. 이를 돕고자 유니세프는 2021년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새책 《동주의 시절》은 윤동주가 고향 북간도에서 쓴 스무 편의 시와 200여 장의 사진으로 구성한 사진자료집이다. 빛바랜 사진과 함께 아련한 추억을 더듬으며 우리는 윤동주에게 한발자국 다가 설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 윤동주 본인의 사진은 없지만, 북간도에서 윤동주가 보았던 풍경이나 사건, 그곳 사람들을 찍은 사진을 통해 시인이 살아 숨 쉬었던 나날을 상기할 수 있다. 시인이 청춘의 나날을 보냈던 간도의 중심지인 용정 거리, 조선 이민의 이야기, 간도의 항일 함성, 만주국의 현실, 그리고 시인의 사후 사회주의혁명 시기의 유가족들의 고난과 1980년대 이후의 시인을 기리는 활동까지 담은 다양한 사진을 통해 윤동주의 삶에 새롭게 접근해 보자. “이제 ‘간도’라는 지명은 지도상에서 없어졌고, 그들은 중국 조선족이 되었지만, 우리는 같은 언어와 같은 문화, 역사를 공유하는 같은 핏줄이다. 그들이 겪은 일들은 우리의 근현대사이기도 하다.” 강한 다큐멘터리 사진을 찍는 사진작가 류은규는 이렇게 말한다. 그는 사진이 가지고 있는 기록성에 집착하면서 지금껏 30여 년 동안 중국 조선족의 이주와 정착의 발자취를 밝혀내는 사진 자료를 수집해왔다.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어제(19일) 오전 10시, 국립인천대(총장 박종태) 교수회관에서는 “제8차 독립유공자 450명의 포상신청 설명회(이하, 포상신청 설명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아직 미포상자인 독립운동가를 발굴하여 국가로부터 정당한 독립유공자로 예우를 받게 하는 작업의 하나로 국립인천대 인천학연구원 독립운동사연구소(소장 이태룡, 아래 '독립운동사연구소') 주관으로 열렸다. 독립운동사연구소는 2019년 5월, 제1차 215명의 미포상 독립유공자 발굴을 시작으로 어제 제8차 450명의 발굴까지 모두 3,700명의 독립운동가들을 발굴하여 국가보훈처에 포상신청서를 접수했다. 이날 포상신청 설명회에는 국가보훈처 박민식 처장을 비롯하여 윤상현(국민의힘, 인천 동구미추홀구 을), 이동주(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비롯하여 유족 대표로 이동일 순국선열유족회장, 강태평 광복회 인천시지부장 등 독립운동가 유족들과 학생, 시민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지난 2년여 동안은 코로나19로 인해 공개된 포상신청 설명회를 갖지 못했으나 어제 행사에는 국가보훈처장이 처음으로 참석하는 등 각계에서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박민식 보훈처장은 축사에서 “역사는 기록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하와이 독립유공자 후손 지원’을 위해 국가보훈처와 LG유플러스가 펼친 ‘독립자금 적립’ 공동운동이 당초 목표를 크게 웃도는 10만여 명의 국민이 참여하는 등 큰 호응을 얻었다. 지난 11일부터 펼친 운동은 미주 한인이민 120돌을 맞아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에서 고된 삶을 살면서도 조국독립을 위해 독립자금을 지원했던 하와이 독립운동가 후손들을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LG유플러스에서 하와이 독립운동을 소재로 한 게임 콘텐츠를 제공, 참여자 3만 7천 명을 달성하면 3천만 원을 지원키로 했다. 하지만, 해당 콘텐츠 참여자가 10만여 명에 달하면서 LG유플러스는 국민들의 성원에 화답하는 의미로 5천만 원으로 증액 지원키로 결정했다. 국가보훈처와 LG유플러스는 캠페인이 국민적 호응 속에 진행됨에 따라 18일 낮 2시 서울 용산구 LG유플러스 본사에서 지원금 전달식을 연다. 전달식에는 박민식 국가보훈처장과 LG유플러스 황현식 대표, 제77주년 광복절을 맞아 한국을 찾은 하와이 독립유공자 후손 3명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은 “하와이 이민 120돌뿐만 아니라, 민간과 연계하여 젊은 세대들도 공감하고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우리문화신문= 이윤옥 기자] 꽤 오래전에 화개장터에 가 본 적이 있다. 사실 서울에 살면서 조영남의 ‘화개장터’ 노래 가사처럼 ‘전라도와 경상도를 가로지르는 섬진강 줄기 따라 화개장터’에 발걸음을 옮기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지난주 때마침 하동에 볼 일이 있어 내려간 김에 화개장터 나들이 길에 올랐다. 밖의 날씨는 불가마처럼 달아오르는데 11시쯤에 도착한 화개장터 주차장은 벌써 만원이다. 화개장터 바로 앞의 주차장은 유명세(?)치고는 차량 삼십여 대도 댈 수 없는 좁은 공간이다. 간신히 한자리가 비어 주차하고 바로 코앞에 있는 화개장터 입구로 들어섰다. 예전에 방문했을 때와는 다르게 외견으로는 상당히 정돈된 느낌을 받아서 마음속으로 “와우 좋아졌네. 얼른 들어가서 빈대떡에 막걸리라도 한 잔 해야겠다” 싶은 생각에 아치형 출입구로 잽싸게 들어섰다. 몇몇 방문객들은 입구에 ‘화개장터’라고 세워둔 돌 안내판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아뿔사! 발걸음을 몇 발자국 옮기기도 전에 나는 그만 ‘아, 이게 뭐지’ 싶은 마음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화개장터’란 이름에 걸맞은 장터 분위기는 온데간데없고 ‘토산품점’ 비슷한 가게들만 즐비했다. 나를 더욱 실망시킨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아주 오랜만에 와보니 더욱 감개가 무량합니다. 나(오희옥 지사)와 언니(오희영 지사) 그리고 남동생은 모두 중국에서 태어났지만 할아버지(오인수 의병장)와 아버지(오광선 장군)가 사시던 원삼면 죽능리와 어머니(정현숙 지사) 생가가 있는 화산면 요산골에 오면 언제나 감회가 새롭습니다. 지금은 나이가 들어서 혼자 와보기도 어려운데 이렇게 와보니 마음의 고향을 찾은 것 같아 매우 기쁩니다. 다만,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사시던 집이 그 흔적조차 없어져 안타까울 뿐입니다.” 이는 2012년 6월 1일, 붉은 장미가 화사하게 피던 초여름, 기자와 함께 친정어머니(정현숙 지사) 집을 찾았을 때 오희옥 지사께서 한 이야기다. 용인 출신의 여성독립운동가 정현숙(본명 정정산, 1900~1992) 지사는 열아홉 되던 해에 고향인 용인 화산리를 떠나 독립운동을 하러 만주로 떠났다. 만주에는 정현숙 지사보다 먼저 고향을 떠나 신흥무관학교에서 교관을 지내고 있던 남편 오광선 장군이 기다리고 있었다. 시아버지 오인수 의병장을 비롯하여 ‘용인의 3대 독립운동가문’의 며느리이자 ‘만주 독립군의 어머니’로 불렸던 정현숙 지사 서거 30주기를 맞아 광복절인 어제(1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광복 77주년을 맞아 일제침략기(1894~1910) 전국 주요 의병장 73인의 행적을 정리한 책 5권을 국립인천대학교(총장 박종태) 인천학연구원 독립운동사연구소 총서 2호로 광문각에서 펴냈다. 이 총서는 전체 1421쪽으로 ‘제1권 경인지역 편’에서는 일본군이 러일전쟁에 활약했던 군함과 수뢰정을 동원하여 강화도와 인근 도서지방에서 활동하던 의병의 나룻배나 어선을 공격했는데, 이에 맞선 김용기 등 의병장 17인의 행적을 실었다. ‘제2권 영남지역 편’에서는 “나라의 운명이 풍전등화와 같은 상황이니 국왕은 온 백성을 불러 성을 등지고 한 번 싸울 것”을 강력히 상소한 노응규, 진주의병 거의 후 광무황제로부터 육군 부위에 제수되었던 정한용, 경남 안의군 서상면장 최영내가 문태서 의병장을 붙잡아 초주검에 이르게 하여 ‘구타치사죄’로 재판을 받은 사실을 밝힌 것 등 의병장 16인의 행적을 기록하였다. ‘제3권 중부지역 편’에서는 1907년 7월 광무황제로부터 비밀칙령으로 도체찰사에 제수된 이강년, 1907년 겨울 13도창의대진이 서울진공작전을 펼칠 때 몸소 2천 명의 의병을 이끌고 동대문 밖 30리까지 진출한 이인영 등 의병장 13인의 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