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순(舜)임금은 옥형(玉衡)을 살펴 천체(天體)의 운행(運行)을 가지런하게 했으며, 우리 세종 대왕(世宗大王)께서는 간의대(簡儀臺)를 설치하고 흠경각(欽敬閣)과 보루각(報漏閣)을 세웠으며, 숙묘조(肅廟朝)에서는 제정각(齊政閣)을 설치하고 선기옥형(璇璣玉衡)을 안치(安置)하여 공경하는 도리를 다하였습니다. 원하건대, 전하께서는 하늘을 본받아 도(道)를 행하는 일에 깊이 유의(留意)하소서.“ 이는 《영조실록》 15권, 영조 4년(1728년) 2월 18일 기록으로 주강(경연특진관이 오시-낮 11시부터 1시에 임금을 모시고 행하던 경연)에서 선기옥형(璇璣玉衡)에 대하여 말했다는 얘기입니다. 선기옥형(璇璣玉衡)은 다른 말로 혼천의(渾天儀)ㆍ혼의(渾儀)ㆍ혼의기(渾儀器)라고 하는 것으로 천체의 운행과 그 위치를 측정하던 천문관측기를 말합니다. 기록에 나타난 바로는 이천(李蕆)ㆍ장영실(蔣英實) 등이 1433년 6월에 처음 만들었다고 하지요. 이후 1657년(효종 8)에는 최유지(崔攸之)가, 1669년(현종 10)에는 이민철(李敏哲)과 송이영(宋以穎)이 각각 만들었는데 세종 때의 것과 최유지가 만든 것은 남아 있지 않고, 고려대학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서울역사박물관(관장 최병구)은 한양의 회현동 일대에 오랫동안 거주하여 ‘회동정씨(會洞鄭氏)’ 라고도 불린 동래정씨 문익공파 문중(종손 정상훈)으로부터 조선시대 가문의 역사와 생활상을 보여주는 일괄 유물 1,413건 1,863점을 기증받았다고 밝혔다. 회동정씨는 조선 전기 문신 정광필(鄭光弼, 중종 대 영의정) 이후 한양의 회현동 일대를 중심으로 오랫동안 거주하였다. 조선시대 전 기간에 걸쳐서 12명의 정승과 수많은 고위 관직자를 배출한 가문으로, 서울의 대표적인 경화사족(京華士族, 한양에 거주하며 중앙 관직에 진출한 사대부 가문)이다. 회현동의 회동정씨 집터에는 현재 우리은행 본점이 있다. 12정승이 배출된 곳으로 지금도 유명하며, 옆에는 회동정씨의 자취를 알 수 있는 500살이 넘은 은행나무(서울시 보호수)가 있다. 회현동은 남산 아래에 있다. ‘회현’이란 방명(坊名)을 동명(洞名)으로도 부른다. 문익공 정광필의 옛집이 있는데 지금도 그 후손이 대대로 살고 있다. 집에 은행 나무가 있는데, 세상에서 전하기를, “신인(神人)이 ‘12개의 서대(犀帶)를 이 나무에 걸 것이다’라고 하였는데, 정씨 중 재상에 오른 사람이 상당히 많은데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지난 1월 30일부터 오는 3월 2일까지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세종M씨어터’에서는 윤대성 희곡 원작을 기반으로 재창작된 연극 <사의찬미>가 공연되고 있다. 1990년 5월, 극단 실험극장 30돌 기념작! 윤대성 작, 윤호진 연출, 윤석화ㆍ송영창ㆍ송승환 주연의 당대 최고 흥행작을 기반으로 재창작한 공연으로 1920년 격동의 조선, 시대에 맞서 운명을 사랑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조선과 일본에서 연일 화제가 된 김우진과 윤심덕의 이야기! 그리고 윤심덕과 나혜석의 만남! 사실과 허구가 섞여 흥미로운 이야기를 자아낸다! 한 시대를 풍미한 두 신여성의 만남과 우정! 사실을 기반으로 한 팩션 드라마! 1928년 파리의 밤, 사랑과 자유에 대해 말하며 우정을 쌓는 윤심덕과 나혜석의 이야기. 죽음을 넘어, '나'로 살고자 했던 이들의 이야기를 무대에서 구현하는 배우진! 당대를 흔든 비운의 소프라노 윤심덕 역에 서예지ㆍ전소민,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끊임없이 흔들리는 극작가 김우진 역에 박은석ㆍ곽시양, 시대를 앞서간 조선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 나혜석 역에 김려은ㆍ진소연, 시대의 아이러니를 상징하는 음악가 홍난파 역에 박선호ㆍ김건호,
[우리문화신문=금나래 기자] ChatGPT가 등장한 지 2년, AI는 이미 우리 곁에 있다. 그런데 우리는 여전히 이 낯선 존재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른 채 설렘과 불안 사이를 오간다. 『낯섦과 공존: AI 시대를 위한 세계관 확장 수업』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AI 활용법을 가르치는 매뉴얼이 아니라 AI라는 거대한 ‘낯섦’을 ‘공존’의 기회로 전환하는 관점을 안내하는 책이다. 18년간 구글에서 일한 저자는 혁신 기술 산업의 한복판에 서 있으면서 인문학적 소양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AI를 단순한 도구가 아닌 우리의 삶과 사고의 틀을 재정의하는 새로운 세계관으로 바라보며, 정보의 홍수 속에서 무엇이 가치 있는 문제인지 정의하는 인문학적 소양이 오늘날의 ‘마실 물’임을 짚어낸다. 전문적·기술적 장벽이 낮아진 시대일수록 인간의 질문과 통찰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저자는 또한 AI가 대신할 수 없는 ‘자기만의 서사’와 ‘사람 간의 공감’에 집중할 때, AI는 비로소 우리의 세계관을 확장하고 담대한 목표를 꿈꾸게 하는 강력한 조력자가 된다고 강조한다. 아직도 AI가 낯설고 두려운 이들에게 권한다. 두려움을 성찰로 전환할 때 낯선 것과 공존하는 사유의 길을 발
[우리문화신문=김슬옹 교수] 조선 제6대 임금 세조는 1459년(세조 5년), 세종이 지은 《훈민정음》을 우리말로 풀어서 언해본을 펴냈다. 또한 《월인천강지곡》에 자신이 지은 《석보상절》을 고쳐 합한 책인 《월인석보》를 펴냈다. 《월인석보》는 훈민정음 창제 이후 가장 먼저 나온 불경언해서다. 당시 조선은 유교를 국가 이념으로 삼았지만, 백성 중에는 불교를 따르는 사람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세종은 백성이 믿는 불교를 통해 한글을 보급할 목적으로 불경언해 작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세조는 아버지 세종의 뜻을 이어받아 불경언해 작업뿐 아니라, 1461년(세조 7년)에는 한글로 된 불경을 제작하는 관청인 간경도감을 세워 한글 보급에 앞장섰다. Publishing Hunminjeongeum in Korean King Sejo, the 6th king of the Joseon Dynasty, in 1459 (the 5th year of Sejo’s reign), published a vernacular edition of Hunminjeongeum, which had been originally written by King Sejong. Additionally, he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이번에도 서애학회 자문위원인 고교동기 류벽하가 《서애연구》 12권을 보내주었습니다. 《서애연구》가 발간되면 창간호부터 12권까지 꾸준히 보내주는 벽하 덕분에 저도 서애 선생에 대해 좀 더 잘 알게 되었고, 나아가 서애 선생의 진정한 나라 사랑, 백성 사랑에 절로 고개가 숙여지며 존경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12권에는 권두 논문으로 최종호 교수의 <이순신의 류성룡 존모(尊慕)와 류성룡의 이순신 탁용(擢用)>이 실렸고, 일반논문으로 최진덕 교수의 <서애 류성룡의 통곡과 서애학의 본질> 등 5편의 논문이 실렸습니다. 특히 이번에는 중국 하준(何俊) 교수의 <류성룡과 중조(中朝)유학>이라는 논문이 실렸네요. 중국어로 쓰인 논문이라 저는 읽을 수가 없었는데, 마지막에 영문초록을 실어 그나마 대충 논문 요지는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12권에서 특히 제 눈에 띄는 것은 백권호 서애학회장과 류을하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같이 쓴 글 <임란 종전 직후 전전(戰前) 체제로의 복귀와 그 결과>입니다. 서애는 1598년 주화오국(主和誤國), 곧 화친을 주장하여 나라를 망쳤다는 누명을 쓰고 영의정에서 쫓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지난 2월 13일부터 오는 3월 2일까지 서울 대학로 NOL 씨어터 대학로 우리투자증권홀(옛 대학로뮤지컬센터)에서는 연극 <비밀통로: INTERVAL>가 열리고 있다. 서로 다른 두 문화권의 창작자가 지금, 여기 한국 관객을 만난다. <산책하는 침략자>ㆍ<태양> 등으로 특유의 섬세함, 현대사회를 통찰하는 날카로운 풍자와 유머, 상상력으로 한국 관객에게 알려진 작가 마에카와 토모히로, <온더비트>ㆍ<젤리피쉬>ㆍ<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 등으로 인간심리를 섬세하고 따뜻하게 그려냈던 민새롬 연출은 서로 다른 문화권의 두 창작자가 만나 일상의 틈새에서 불쑥 피어나는 다정한 위로를 지금 우리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관계의 시선을 한국관객들에게 제안한다. "난 그때의 네 얼굴을 잊을 수가 없어." 극을 더욱 풍성하고 다채롭게 채워 나갈 배우 6인의 화려한 등장. 언제부터인지 익숙한 시간을 보내온 듯한 남자 동재 역의 양경원ㆍ김선호ㆍ김성규와 낯선 공간에서 질문을 퍼붓기 시작하는 남자 서진 역의 이시형ㆍ오경주ㆍ강승호, 그리고 일인다역을 연기하며 아주 오랫동안 반복된 삶과 죽음을 섬
[우리문화신문=금나래 기자] 지난 2월 5일 시청 지하에 새롭게 문 연 ‘내 친구 서울 서울갤러리’ (아래 ‘서울갤러리’)가 설 연휴에도 특별한 공연·이벤트와 함께 문을 연가운데 주말 이틀간 약 4,700여 명(2.14.~15. 이틀간 4,650명)이 방문하며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시는 설 연휴를 맞아 14일(토)부터 18일(수)까지(17일 제외) 시민과 국내외 관광객 누구나 방문하여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콘텐츠로 서울갤러리를 가득 채웠다고 밝혔다. 이번 연휴에는 개관과 설을 기념해 정기휴무일인 일요일(15일)에도 문을 열었다. 설 당일인 17일은 휴무이며 연휴 마지막 날인 18일에는 오전 9시부터 저녁 8시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공연장에서는 매일 오후 소규모 공연이 개최되어 시민들이 공연을 감상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고, 공연이 없는 시간에는 서울시 마스코트 ‘해치’ 를 주인공으로 한 3D 애니메이션 <나의 비밀친구 해치>를 상영하여 아이들의 발걸음을 이끌었다. 서울갤러리 또는 해치&소울프렌즈 SNS 계정을 팔로우한 뒤, 후기를 남기면 서울브랜드·해치 굿즈를 증정하는 특별한 이벤트에도 시민들이 뜨거운 호응을 보내고 있다. 소망나무에
[우리문화신문=전수희 기자] 현대인들이 자신과 타인을 이해하는 익숙한 도구가 된 MBTI. 시대를 뛰어넘은 옛 철학자들을 MBTI로 이해해 본다면? 『철학자 16인의 인생수업』은 소크라테스부터 한나 아렌트까지, 공자부터 정약용까지, 시공을 가로지르는 철학자 16인의 내면을 MBTI라는 렌즈로 들여다보는 철학 입문서이다. 현대인에게 익숙한 MBTI 언어를 통해 역사 속 철학자들에게 다가감으로써 철학의 문턱을 낮추고 철학자들을 보다 인간적으로 이해하도록 돕는다. 각 철학자가 마주한 선택과 내면의 갈등을 따라가다 보면, 특히 나와 닮은 철학자는 누구인지 떠올리며 읽다 보면, ‘나는 누구이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근원적 물음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동시에 철학이 자신을 이해하고 관계를 바라보는 방식까지 바꿀 수 있다는 점을 자연스레 이해하게 된다. 더 나아가 유형별 철학자의 사상과 삶이 현대사회의 문제를 풀어나가는 실마리로 연결될 수 있는 고리를 발견하게 된다. MBTI를 단순한 유형놀이 이상의 도구로 바라보고 싶은 사람, 자신과 타인과 세계를 보다 유연하고 깊게 사유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철학자들의 삶을 통해, 성격이 어떻게 사유의 방향을 만들며 그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서도소리꾼 유지숙 명창이 제작한 <서도 산타령> 음반을 중심으로 마지막을 장식하는 <경발림>이란 노래를 소개하였다. 이 곡은 빠른 4박 장단으로 구성되며 선창(先唱)자의 소리를 여러 사람이 받는 형식으로 받는 노래라는 점, <경기 산타령>에서는 동해안의 관동팔경(關東八景)을 노래하지만, <경발림>에서는 관서(關西) 지방의 팔경(八景)을 엮어나가고 있어 대조를 이룬다는 이야기와 함께 경발림의 사설 일부를 소개하였다. 이처럼 산타령은 각 지역의 산천경개를 두루두루 노래하기 때문에 사설의 내용이 매우 건전하다는 이야기, 음악적으로도 다양한 장단형이든가 활달한 창법, 다양한 표현법을 익힐 수 있다는 점, 합창으로 부르며 집단의 단합을 통해 상대와 내가 더불어 사는 방법이나 질서를 배울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노래임을 강조하였다. 이번 주에는 이건자 명창이 그의 제자들과 함께 꾸민 제13회 <경기산타령 발표회> 이야기를 해 보기로 한다. 이건자 명창은 서울 성북구가 자랑하는 국가무형문화유산 <선소리 산타령>의 ‘전승교육사’로 활동하는 국악인이다. 국악계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