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2025년 2월 3일 환경운동연합 회화나무홀에서 3개 시민 단체가 2024년 낙동강 녹조독소 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발표 내용은 필자에게 충격적이었는데, 탄핵 재판에 온 국민의 관심이 쏠려 있어서 그런지 일부 언론에서만 보도해서 대부분의 국민은 내용을 모르고 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낙동강 주변 2km 이내 조사 대상자 97명 가운데 거의 절반인 46명의 콧속에서 녹조독소가 검출되었다. 낙동강 녹조에서 발현된 녹조독소가 알갱이(에어로졸)로 되어 공기 중에 날려서 낙동강 주민 콧속에서 검출되었다.”라는 것이다. 환경운동연합 강찬수 공동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녹조독소 문제는 이제 더 이상 수질 문제가 아니라 거대한 환경보건 문제가 되었다. 가습기 살균제처럼 환경보건 문제로 확대가 된 것 같다.” 많은 국민이 기억하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는 2006년에 처음 발견되었다. <가습기 살균제 참사 종합 보고서>(2022)에 따르면 가습기 살균제 사용 인구 규모는 약 627만 명으로 추산되었다. 이 가운데서 건강에 이상이 온 피해자는 약 67만 명, 사망자는 약 1만 4,000명~3만 명으로 추산되었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2011년 10월 30일, 4대강 사업 준공을 기념하는 대대적인 행사가 경기도 여주시 이포보에서 열렸다. 이명박 대통령은 “안전하고 행복한 강을 국민에게 돌려 드렸다”라고 자축했다. 준공식 이후 1년도 지나지 않은 2012년 7월 낙동강과 금강에서 녹조가 관찰되었다. 특히 낙동강에서 발생한 녹조는 상류 상주보에서 하류 창원 본포교까지 전 구간에 걸쳐 녹조가 발생하여 ‘녹조라떼’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졌다. 이러한 녹조는 수온이 높은 여름만 되면 해마다 연례행사처럼 반복되고 있다. 녹조에서 발견되는 남세균을 마이크로시스티스(microcystis)라고 부른다. 남세균이 분비하는 독성물질이 마이크로시스틴(microcystin)이다. 마이크로시스틴은 맹독성 물질로서 독약의 대명사인 청산가리보다 100배 이상 독성이 강하다고 알려져 있다. 일반인에게 마이크로시스틴은 ‘녹조 독소’라고 알려져 있다. 마이크로시스틴은 매우 안정적인 물질로서 물을 100도로 끓여도 사라지지 않고 300도 이상이 되어야 분해된다고 한다. 2021년 부경대 이승준 교수와 창원대 김태형 교수의 공동 연구에서 낙동강 녹조 발생지역의 공기에서 에어로졸(액체 상태의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2025년 1월 20일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바이든 행정부가 실시하고 있던 행정명령 78개를 무력화한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행정명령은 미국 대통령이 정책을 신속하게 실현하기 위한 정책 수단이다. 행정명령은 의회의 입법 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효력을 갖는데, 미국 헌법 제2조의 '행정권은 대통령에게 속한다'라는 조항에 근거를 두고 있다. 행정명령은 주로 연방 정부기관의 운영을 지시하거나 기존 법률을 구체화하는 데 사용된다. 바이든 정부의 중요 정책들을 무력화시킨 트럼프의 행정명령 가운데는 파리기후협약 탈퇴가 포함되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취임식 직후 성명을 통해 “파리기후협약은 불공정하고 일방적인 강도질”이라며 “미국은 중국이 오염 물질을 마음대로 배출하는 것을 막지 못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기업을 방해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필자가 보기에는 매우 유감스러운 결정이다. 이산화탄소 증가로 인한 기후 위기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염려된다. 파리기후협약은 산업 혁명 이후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대기 중에 온실가스(이산화탄소, 메탄, 수소불화탄소 등등)가 늘어나면서 대기의 기온이 급격히 증가하는 것을 막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우리가 살아가면서 기본적으로 충족해야 하는 세 가지 분야는 의식주(衣食住)인데, 옷이 제일 앞에 나온다. 예로부터 세속적인 성공을 나타내는 표현으로써 호의호식(好衣好食), 금의환향(錦衣還鄕)이라는 말은 매우 시사적이다. 모든 사람은 좋은 옷을 입고 싶어 한다. 여자는 물론이거니와 남자들도 멋진 옷으로 자신의 존재를 과시하고 싶어 하는 원초적인 욕망이 있다. 경제 발전 이전의 시대에는 물자가 풍부하지 않았다. 아이들이 많은 가정에서는 형이 입던 옷을 동생에게 물려주는 일이 허다했다. 이웃끼리도 옷을 물려주는 일이 흔했다. 학교에서는 교복을 후배에게 물려주기도 했다. 어른들은 옷이 열 벌 있으면 많은 편이었다. 옷장에는 여러 사람의 옷이 함께 들어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옷이 너무 많아져서 입지 않고 버리는 옷이 많아졌다. 연예인들이나 웬만한 부잣집에 가보면 옷 방이 따로 있고 사계절 옷이 가득하다. 한번 입고 그냥 버리는 옷도 있다. 아예 한 번도 입지 않고 버리는 옷의 비율이 21%라는 조사 결과도 있다. 즉석식품(패스트푸드)이 식(食)생활을 바꾸어 놓았다면 패스트 패션이 의(衣)생활을 크게 변화시켰다. 패스트 패션이라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우리나라는 1995년에 세계 처음 쓰레기 종량제를 전국적으로 시행하였다. 30년이 지난 요즘에는 쓰레기 분리수거가 도시에서나 농촌에서나 잘 정착되어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한국은 음식물 쓰레기의 98%를 재활용한다. 이것이 전 세계에 무엇을 가르쳐줄 수 있는가?”라는 제목의 기사(2024.8.9)에서, 먹다 남은 음식물을 가축 사료나 퇴비로 재활용하는 우리나라의 정책을 극찬했다. 국민은 불편을 감수하고서 분리수거에 협조한다. 돈이 들더라도 종량제 봉투를 사서 사용한다. 귀찮지만 음식물 쓰레기를 분리하여 배출한다. 이처럼 환경 보호에 적극 협조하는 착한 국민이 있음에도 국제 환경단체는 한국을 ‘기후 악당’이라고 부른다. 국민 대부분은 한국이 기후 악당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왜 한국은 기후 악당이 되었을까? 지난 2016년 영국 기후 변화 전문 미디어 ‘Climate Home News’는 국제 환경단체인 ‘기후행동추적(CAT)’의 분석을 인용해 사우디아라비아,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그리고 한국 4개 국가를 ‘기후 악당’이라고 평가했다. 불명예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한국이 기후 위기에 무책임하다는 이런 평가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아침에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온다”라는 말이 있다. 동구 밖 나뭇가지에서 아침에 까치가 울면 그날 반가운 손님이 올 징조라는 것이다. 그만큼 까치는 마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새고 인간에게 매우 친근한 새였다. 남도 민요 흥타령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빗소리도 님의 소리 바람 소리도 님의 소리 아침에 까치가 울어대니 행여 님이 오시려나 삼경이면 오시려나 고운 마음으로 고운 님을 기다리건만 고운 님은 오지 않고 베개머리만 적시네 견우와 직녀가 한 해에 한 번 칠월 칠석날 만날 때에 까치가 머리를 맞대어 만드는 다리가 오작교(烏鵲橋)다. 단오날 까치집을 뒤지면 콩알만 한 옥돌을 얻을 수 있는데, 이를 ‘작침(鵲枕)’이라고 한다. 작침은 사내가 몸에 지니고 다니면 마음에 둔 여인이 스스로 낭자를 풀고, 부인이 지니고 다니면 사나이가 잠 못 이룬다는 사랑의 묘약이라고 한다. ‘ 농부들은 식량을 대량으로 생산하기 위해 농약을 뿌려 해충을 퇴치하였다. 과수원에서는 좋은 과일을 생산하기 위하여 많은 양의 농약을 뿌린다. 산림에서도 때때로 해충 방제를 위하여 농약을 살포한다. 농약 때문에 까치가 잡아먹는 곤충이 줄어들게 되자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산업혁명이 일어나기 전인 1800년 무렵 지구의 평균 기온은 13.5도였는데, 200년이 지난 2000년에는 14.5도로 1도 올랐다. 그런데 독자 여러분은 대기의 기온이 1도 오른 것을 피부로 느낄 수가 있는가? 필자는 느끼지 못한다. 지구 기온이 겨우 1도 오른 현상을 두고서 환경학자들은 지구온난화, 기후 위기로 난리법석을 떤다. 정말 그들은 호들갑을 떨고 있는가? 지구의 역사를 살펴보면 지금부터 258만 년 전부터 시작된 제4 빙하기에는 얼음이 많이 얼어서 바다 면적이 줄어지고 육지 면적이 넓어졌다. 해수면은 현재보다 120m 낮아서 일본은 한반도와 연결되어 있었다. 서해와 남해 역시 육지의 일부분이었다. 동해는 육지 내의 호수였다. 빙하기 시대의 지구 온도는 영하 몇 도나 되었을까? 빙하기 시대에 지구의 평균 온도는 지금보다 불과 4도 낮았다고 한다. 그러므로 지구 온도가 1도 올랐다는 것은 지구가 엄청나게 더워졌음을 뜻한다. 지구가 더워진 것은 분명하다. 올해 여름은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더웠다. 서울에서는 열대야가 39일 동안이나 계속되었다. 올해 한가위는 9월 17일이었는데, 그날 서울의 기온은 3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올여름은 유난히도 더웠다. 열대야는 저녁 6시 1분부터 이튿날 아침 9시까지 기온이 25도 이상을 유지하는 현상을 말한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8월 25일 아침 6시 12분에 서울의 기온이 24.9도까지 내려가 8월 24일 밤은 열대야가 아니었다고 한다. 이로써 34일간 계속된 서울의 최장 열대야는 끝났지만, 올해 여름에 서울에서 열대야가 발생한 날 수는 모두 37일로 이 역시 기상 관측 이래 제1위에 해당한다고 한다. ‘님이 그리워’ 잠 못 이루는 밤이 아니고 ‘날씨가 더워서’ 잠 못 이루는 밤은 해마다 반복되며 해마다 길어질 것으로 염려된다. 이처럼 열대야가 길어지는 것은 지구가 더워지는 지구온난화 현상 때문이다. 환경학자들은 산업 혁명 이후 지구의 평균온도가 빠른 속도로 높아지는 것이 관측되자 지구온난화라는 새로운 용어를 만들었다. 인류는 과학기술의 발달로 일어난 산업혁명 이후 대량생산과 대량소비가 가능해졌다. 모든 나라에서 경제가 발전하면서 화석연료의 소비가 늘어나고 연쇄적으로 이산화탄소의 발생이 증가하였다. 이산화탄소는 이른바 온실가스로서 태양열을 붙잡아두기 때문에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높아지면 지구의 온도가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제비는 참새목 제비과에 속하는 여름 철새다. 한반도를 비롯하여 동아시아 일대에서 번식하는 제비는 예로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친숙한 새였다. 야생조류로는 드물게 사람들과 매우 가까이 살았으며 <흥부와 놀부> 이야기에서는 착한 흥부에게 복을 가져다주는 새로 등장하기도 한다. 제비의 가장 놀라운 특성은 “사람한테 겁을 내지 않는다”라는 점이다. 대부분 동물이 사람을 무서워하고 피하는데, 제비는 오히려 사람이 사는 집의 처마에 둥지를 튼다. 집에 둥지를 트는 이유는 황조롱이나 매 등의 천적으로부터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추측된다. 사람과 가까이 사는 고양이가 제비를 공격하기도 한다. 그러나 제비는 다른 새와 달리 진흙을 뭉쳐 수직인 벽에 집을 지어서 어느 정도 공격을 피할 수가 있다. 제비가 가장 많이 집을 짓는 곳은 먹잇감이 풍부하고 집 지을 진흙과 지푸라기를 구하기 쉬운 논밭 근처의 사람이 사는 집 처마 밑이다. 특이한 점은 다른 조건이 다 갖춰져도 사람이 살지 않는 집은 제비가 집을 짓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까닭은 사람 사는 집이 뱀이나 다른 새 등 천적으로부터 안전하다고 인식하기 때문일 것이다. 제비는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백로(白鷺)는 왜가리과에 속하는 흰새를 아울러 일컫는 말이다. 백로에 속하는 조류는 지구상에 12종이 있고, 우리나라에는 5종이 있다. 가장 흔한 백로가 중대백로이고 다음으로는 중백로가 많다. 노랑부리백로, 쇠백로, 대백로가 모두 백로에 속한다. 백로는 희고 깨끗하여 청렴한 선비로 상징된다. 따라서 시문에 많이 등장하며, 화조화(花鳥畵)의 소재로도 많이 등장하고 있다. 백로와 비슷한 흰새로서 두루미가 있다. 두루미는 두루미과의 새로서 왜가리과인 백로와 과(科)가 다르다. 두루미가 백로와 다른 점은 머리끝이 붉다는 점이다. 두루미는 머리끝이 붉어서 단정학(丹頂鶴)이라고도 부른다. 두루미의 영어 이름은 red-crowned crane이다. 두루미와 학(鶴)은 같은 새의 다른 이름인데 두루미는 우리말이고 학은 한자일 뿐이다. 학은 수명이 길어서 십장생(十長生) 가운데 하나로 꼽혔다. 장수의 대명사인 학은 천 년을 산다고 하지만 과장이라고 하며, 실제로는 86살까지 산 두루미가 있었다고 한다.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영화 ‘천년학’은 지금은 세상을 뜬 작가 이청준의 단편소설 ‘선학동 나그네’를 영화화한 것인데, 원작에서는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