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36년을 한결같이 관객과 호흡해 온 ‘극단 모시는사람들’이 2025년 신작 〈춘섬이의 거짓말〉를 발표한다. 최초의 한글소설 《홍길동전》의 시작을 새롭게 상상한 이번 작품은 폭압의 시대를 살아낸 조선 여인들의 이야기를 다룬 조선여자전 시리즈 다섯 번째다. 오는 7월 25일부터 8월 3일까지 성수아트홀에서 공연되는 이번 신작〈춘섬이의 거짓말〉은 조선의 반상제 사회 속에서 여성, 특히 어머니의 이야기를 복원하며, 생명의 살림꾼으로서의 어머니를 조명한다. ‘홍길동의 어머니는 누구였을까?’라는 물음에서 시작된 이 이야기는, ‘흙수저’로 태어나 사랑도 미래도 빼앗긴 한 소녀 ‘춘섬’이 거짓말로 진실을 지키며 스스로 운명을 써 내려가는 여정을 따라간다. 숯 굽는 개불이와 연정을 나누고 혼례를 꿈꾸는 찰나, 씨받이로 팔려 갈 위기에 놓인 춘섬은 결국 ‘거짓말’로 스스로 운명을 짓는다. 이 연극은 단지 과거의 재현이 아니다. 시대를 넘어, 지금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는 살아있는 이야기다. 그리고 춘섬이가 지은 거짓말에는 한 아이를 위한 결단, 더 나은 세상을 향한 어머니의 시선이 숨어 있다. 그리고 춘섬의 곁에는 함께 거짓말을 지어내는 여성들이 있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오는 7월 17일부터 7월 18일 저녁 7시 30분 서울 동대문구 홍릉로 118. 김희수아트센터 ‘SPACE 1’에서는 소리극 <죄와 벌>이 열린다. 소리로 시대를 기록하는 집단 ‘판소리공장바닥소리’와 동시대의 이야기를 새롭게 감각하는 창작집단 ‘LAS’가 만나 현실의 벼랑 끝에서 갈등하는 한 인간의 내면을 깊이 파고든다. 판소리공장 바닥소리는 오랜 시간 동안 '소리'라는 독창적인 무대 언어로 전통의 깊이와 동시대의 감각을 잇는 작업을 꾸준히 이어왔다. 이제 감각적이고 실험적인 창작으로 주목받는 창작집단 LAS와 함께, 또 하나의 새로운 지점을 향해 나아간다. 소리극 <죄와 벌>은 판소리, 인간의 호흡과 음색, 악기의 떨림, 몸짓과 정적 속에서 울리는 무형의 소리들까지 무대 위에 존재하는 모든 '소리'를 언어로 삼아, 현실의 벼랑 끝에서 흔들리는 인간의 내면을 날카롭게 마주한다. 전통과 실험, 깊이와 감각이 교차하는 새로운 무대. 그 한복판에서, 지금 다시 <죄와 벌>이 시작된다. 이 소리극의 출연진은 정지혜, 강나현, 김희연이 오르며, 연주에는 백하형기, 김범식, 양성태가 맡는다. 원작 표도르 도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은 안동의 문화유산 활용 및 홍보 전시 <놀기(記) 좋은 시절에>를 2025년 7월 4일(금)부터 8월 11일(월)까지 안동시 도산면 서부리 갤러리 예에서 연다. 이번 전시는 안동 고유의 공동체가 계절의 흐름 속에서 어떻게 놀이를 실천하고 문화를 만들어 왔는지를 조명하는 전시로, 전통 기록과 유물을 통해 공동체의 감각을 생생히 되살린다. 놀이로 잇는 사람과 계절, 마을과 기억 우리 조상들은 놀이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갈등을 풀며 공동체의 결속을 다졌다. 봄을 대표하는 화전놀이는 여성들이 함께 음식을 나누고 꽃을 감상하며 유대를 쌓는 의례였고, 여름의 뱃놀이는 사족 간의 결속과 유희를 겸한 모임이었다. 가을에는 선비들이 단풍이 물든 산과 강을 유람하며 자연을 벗 삼아 시를 짓고 인격을 수양하는 시간을 가졌고, 이러한 유람은 문중과 지인 간의 유대를 다지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겨울에는 농한기를 맞아 가족과 이웃이 모여 윷놀이를 벌이며 한 해의 마무리를 기원하고 공동의 운을 점치기도 했다. 이처럼 계절마다 펼쳐지는 놀이들은 단순한 오락을 넘어 마을과 문중이 함께 살아가는 감각을 나누는 생활문화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재홍)은 2025년 상반기 관람객 수가 전년 동기 대비 64% 늘어난 270만 명을 기록했다. 이는 용산 이전 개관 이후 20년 만에 최고치다. 같은 기간 박물관 문화상품 ‘뮷즈’ 매출액도 약 34% 늘어나 역대 최대치인 115억 원에 달했다. 이 같은 증가세는 글로벌 한류 콘텐츠의 인기가 전통문화로 확장된 데 따른 결과다. 2024년 전 세계 박물관 관람객 순위 8위인 국립중앙박물관은 외국인 관람객의 꾸준한 증가 속에서 K-컬쳐의 중심지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방탄소년단 RM이 특별전 <새 나라 새 미술: 조선 전기 미술 대전>을 관람한 뒤 이암의 <화하구자도>를 인스타그램에 게시하면서 나라 밖 팬들의 방문도 늘어났다.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 엠넷 ‘월드 오브 스트리트 우먼 파이터 ’한국팀‘범접’의 공연에 등장한 작호도(호랑이, 까치가 함께 그려진 전통 민화), 갓 등 한국 전통문화 요소가 주목받으며 박물관 문화상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까치 호랑이 배지’, ‘흑립 갓끈 볼펜’ 등은 입고 즉시 품절되고 있으며 ‘뮷즈’ 온라인숍 일 평균 방문자 수는 26만여 명에 달하고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한국공예ㆍ디자인문화진흥원(원장 장동광, 아래 공진원)은 서울 북촌에 있는 한지문화홍보관 한지가헌에서 한국 백지의 서사를 탐구하는 일 년간의 여정을 담아낸 기획전시《백지의 서사 : 산세, 바람, 대지 (Hanji Odyssey: Mountain, Wind, Land)》를 연다. 이번 전시는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한지 생산지인 괴산, 전주, 안동 세 지역을 중심으로 한지의 물성과 지역성을 탐구하는 세 번의 기획전시 및 전문가 초청 강연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전통한지에 깃든 우리 땅의 자연과 지혜를 바탕으로, 한지가 가진 미적 값어치와 미래소재 활용가능성을 찾는다. - 지역의 풍토와 한지의 연계성을 탐구하는 세 번의 기획전 이번 연간 기획전은 세 지역의 고유한 자연환경와 문화적 특성이 한지에 어떻게 깃들어 있는지를 탐구한다. 각 전시는 지역한지의 특징과 함께 수공예적 감각을 다양한 작품을 통해 보여준다. 기획전의 첫 문을 여는 전시는 《산세의 형상 (Shapes in Mountains)》(7.3.~8.3.)이다. 이 전시에서는 괴산의 산세가 스며든 신풍한지를 조명하며, 임정주와 임서윤 작가가 산세의 형상이 어슴푸레하게 감도는 도회적인 발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사랑과 증오는 결합하여 연꽃이 되고 후회와 이기심은 결합하여 사슴이 되고 충돌과 분노는 결합하며 날으는 물고기가 된다. 행복과 소란은 결합하여 아름다운 새가 되고 오만과 욕심은 결합하여 춤이 된다. 나의 작품에서 완전한 자유란 시간과 공간을 넘어서는 것이다.” 제주 서귀포 ‘왈종미술관’ 1층 전시실에 들어서면 이왈종 화백의 마음이 담긴 글이 벽면을 장식하고 있다. 탁 트인 전시공간이 아니라 미로처럼 좁고 아담한 전시관 안에는 ‘아기자기하고 알록달록한 빛깔의 크고 작은 그림과 조각 작품’ 들이 가득하다. 제주에 그렇게 드나들었어도 왈종미술관을 찾은 것은 처음이다. 2013년 5월 31일에 개관한 미술관이고 보니 올해로 치면 개관 25년째다. “제주에 정착하여 20여 년이 넘게 그동안 나는 <제주생활의 중도와 연기>란 주제를 가지고 한결같이 그림을 그리면서 도대체 인간에게 행복과 불행한 삶은 어디서 오는가 만을 깊게 생각해왔다. 인간이란 세상에 태어나서 잠시 머물다 덧없이 지나가는 나그네란 생각도 해보았고 세상은 참으로 험난하고 고달픈 것이 인생이라는 것도 생각해 봤다. 살다 보니 새로운 조건이 갖춰지면 새로운 것이 생겨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오는 7월 4일부터 10월 19일까지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일주동로-1. ‘국립제주박물관’에서는 광복 80돌 기림 ‘석주명 특별전’ <제주에 나빌레라>를 연다. 나비박사 석주명(1908~1950)은 제주와의 인연을 계기로 방언・인구・민속 등 자연과학과 인문학을 아우른 학자였다. 석주명에게 제주는 왜 그리 특별했던 것인지? 그 질문을 광복 80돌을 맞아 풀어본다. 이 전시는 일제강점기와 해방 공간에서 살았던 석주명의 꿈속으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못다 이룬 그 꿈은 우리 세대의 몫으로 남았다. 나비가 되어 그 꿈속으로 날아 들어가는 시간이 뜻있는 경험으로 남기를 소망한다. 《국제어 에스페란토 교과서》(국립한글박물관), 〈석주명 배낭〉(단국대학교 석주선기념박물관), 《제주도방언집》(감귤박물관) 등 제주도총서를 비롯하여 남계우가 그린 〈꽃과 나비〉(국립중앙박물관) 등 106점의 전시품으로 석주명의 생애와 한국의 나비 문화를 함께 느낄 수 있다. 전시구성은 3부로 나눈다. 먼저 1부 ‘꿈속에 나빌레라’는 석주명의 곤충학, 에스페란토, 그리고 제주도 연구는 하나의 큰 바다로 이어지는 물줄기였다. 그는 겨레 문화의 참모습을 제주에서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오케스트라 목관 악기 가운데 하나인 플루트는 주로 금속으로 만들어진 관을 통해 맑고 투명한 소리를 내는 악기다. 그 특유의 청아한 음색 덕분에 "오케스트라의 꽃"이라는 아름다운 별명도 있다. 고음역대에서 밝고 경쾌한 소리를, 저음역대에서는 부드럽고 따뜻한 소리를 낸다. 클래식 음악은 물론, 드라마나 영화의 OST, 재즈 등 여러 장르에서 플루트의 매혹적인 음색을 만날 수 있다. 오는 7월 20일 밤 8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는 이현주 플루티스트 독주회가 열린다. 이번 독주회는 2013년 시작된 '크로니클'(Chronicle) 시리즈의 13번째 무대다. '유희하는 인간'이라는 뜻의 호모 루덴스를 주제로 해 관객과 함께 감상을 공유하고자 하는 의도를 담았다. , 독주회에서는 음악사의 흐름 속 중대한 철학적 값어치를 지닌 작품들이 소개된다. 18세기 고전주의 작품부터 전쟁 이후 시대의 신고전주의 작품, 우리나라 클래식이나 현재 활동 중인 작곡가의 작품 등 다양한 작품으로 무대가 꾸며진다. 바순 연주에는 피터 콜케이, 퍼커셔니스트(타악기 연주자)로 정지혜, 피아니스트로 박미정이 참여한다. 이현주 플루티스트는 예원학교 재학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지난 2월 26일부터 내년 6월 30일까지 서울 성북구 성북로 134. ‘성북구립미술관’에서는 2025 공공미술 프로젝트로 조각가 이길래의 《생이 깃든 소나무》전을 연다. 미술관 옆 복합문화공간 ‘거리갤러리’에서 진행되는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기존 연작을 포함하여 신작 <생이 깃든 소나무>(2025) 등 모두 2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길래는 지난 30여 년 동안 자연의 생명력과 생성 원리에 관해 탐구해 왔다. 일찍이 절단된 동파이프 조각들로 자연의 형상을 빚어낸 작가는 2000년대 말부터 나무 연작을 이어왔으며, 이후 한국인의 정신을 표상하는 소나무를 주요 창작 동기로 삼아 작품 세계를 심화시켜 왔다. 수백, 수천 개의 동파이프 단면들은 작가의 끈질기고 집요한 노동의 시간을 통해 생성과 응집을 반복하며 영원히 ‘죽지 않는 소나무’의 형상으로 재탄생되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이길래는 소나무와 그 뿌리, 돌 등의 형상을 통해 성북의 자연과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은유적으로 풀어낸다. 오래전부터 울창한 소나무 숲이 우거진 성북동의 풍경을 화폭에 담아냈던 화가들, 성북의 돌산에서 직접 캐낸 바위로 작품을 만들었던 조각가들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오는 7월 18일 낮 2시 기도 연천군 연천읍 연천역로 29. 연천수레울아트홀 대공연장에서는 라시대 문장가 최치원의 시(詩)에서 천년을 건너온 연희극! <향악잡영오수: 최치원 놀이>를 한다. 이 공연은 한국 공연예술사의 가장 오래된 기록물 *‘향악잡영오수’*를 바탕으로, 탈춤ㆍ무용ㆍ기예ㆍ음악이 어우러진 전통 창작연희극이다. 향악잡영오수는 ‘대면(對面)ㆍ금환(金丸)ㆍ산예(山乂)ㆍ월전(月顚)ㆍ속독(速讀)’이라는 다섯 편의 시로 구성되어 있으며, 신라시대 민중들의 삶과 놀이, 축제의 장면을 시적으로 묘사한 작품으로 각 시의 내용을 전통연희의 형식과 마당극적 상상력으로 재해석하여 관객에게 생생하게 전달한다. 입장료는 1층 2만 원, 2층 1만 원이며, 인터파크티켓(https://tickets.interpark.com/contents/search?keyword=%EC%B5%9C%EC%B9%98%EC%9B%90&sort=BUY_COUNT_DESC&referrer=search_ticket_shortcut_keyword)에서 예매할 수 있다. 공연에 관한 문의는 전화(031-834-3770)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