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단가 가운데 <역대가(歷代歌)>를 소개하면서 시작 부분에 나오는 이청련(李靑蓮)이 현세의 삶이 제일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말, “죽은 뒤 여기저기 이름이 기재된다고 해서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라는 ‘하수신후천재명(何須身後千載名)’과 장사군(張使君)의 ”세상에 살면서 돈이나, 벼슬, 명예와 같은 것들은 생전의 한잔 술만 같지 못하다라는 ‘불여안전일배주(不如眼前一杯酒)’ 이야기를 하였다. 그리고 마지막 구절에 나오는 우리나라 관련 내용, 곧 아동방 예악문물(禮樂文物)이 천하에 유명하다는 내용, ‘만조정에 국태민안(國泰民安)하고 각 가정의 인심이 좋고 생활이 넉넉해서 만만세지(萬萬歲之) 무궁(無窮)’이란 이야기도 소개하였다. 이번 주에는 꿈속의 이야기, <몽유가(夢遊歌)>라는 단가를 소개한다. ‘몽유(夢遊)’란 꿈속에서 놀다 곧 ‘즐긴다’는 뜻으로 그 내용은 꿈속 상황을 현실에서 직접 보고 느낀 것처럼 엮어 낸 것이다. 이 노래 역시, 다른 단가에서 보아 왔던 바와 같이 사설 내용의 과장이 다소 심한 편이고, 허황된 내용이 많아서 이전에 소개한 단가처럼 친숙함은 있으나, 다소 긴장감이 떨어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곳에 따라 비가 오는 곳이 있다는데 제가 있는 곳은 해가 쨍쨍입니다. 오늘 일을 마치고 더위를 식힐 수 있는 곳으로 떠나는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사람이 많이 가는 곳이 좋은 곳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사람이 많은 곳을 찾아 가는 사람도 있고 일부러 사람이 많지 않은 곳으로 가기도 하지요. 여러분은 어느쪽이신가요? 좋은 곳을 찾아 길을 나서기는 했지만 먼 길 수레를 타고 가다보면 '멀미' 때문에 힘들어 하는 분도 계시죠. '멀미'라고 하면 이렇게 차, 배, 비행기 따위의 흔들림을 받아 메스껍고 어지러워짐. 또는 그런 증세'를 가리키는 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쓰실 겁니다. 차를 탔을 때 하는 멀미는 '차멀미', 배를 탔을 때는 '배멀미', 비행기를 탔을 때는 '비행기멀미'라고 하는데 이렇게 탈 것을 타지 않아도 어지러움을 느낄 때가 있지요. 흔히 흐드러지게 핀 아름다운 꽃을 보거나 꽃에서 나는 꽃내음 때문에 어지러움을 느끼기도 하는데 그걸 '꽃멀미'라고 한다는 것도 아시는 분은 아시더라구요. 그리고 사람이 많은 곳에 갔을 때 머리가 아프거나 어지러울 때가 있는데 그걸 가리키는 말이 '사람멀미'랍니다. 많은 사람들한테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아침부터 햇볕이 뜨겁습니다. 어제는 한낮에 해가 났지만 그렇게 뜨겁게 느껴지지는 않았는데 어제 데워 놓은 데 더해서 그런지 오늘은 보다 뜨거운 느낌입니다. 저처럼 수레를 타고 일터를 오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집과 일터 사이가 조금 가까운 사람과 먼 사람이 다르겠지요. 수레 안에 누가 타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수레를 모는 것을 보면 누군지는 모르지만 어떤 사람인지는 어림할 수 있기도 합니다.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해 주거나 다른 사람을 생각하면서 수레를 모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과 함께 길을 달리느냐에 따라 좋은 마음으로 하루를 열기도 하고 안 좋은 마음으로 하루를 마감하기도 합니다. 사람의 됨됨이가 수레를 모는 것에 드러난다는 것이지요. 사람의 됨됨이를 가리키는 토박이말이 바로 '사람됨'입니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인품(人品)', '인격(人格)'이라는 말을 많이 쓰기 때문에 '사람됨'이라는 말을 처음 보는 분도 계시지 싶습니다. 하지만 '사람됨'이라는 말을 처음 보아도 이 말이 사람의 됨됨이를 나타내는 말이라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람됨은 그 사람이 하는 말에서도 드러나기
이른 아침에 해가 살짝 얼굴을 내밀더니 다시 구름이 하늘을 덮었습니다. 날씨알림이 이렇게 잘 맞을 수가 있을까 싶을 만큼 잘 맞습니다. 오늘은 구름과 함께하지 않을까요? 어제까지 땅, 하늘과 아랑곳한 토박이말을 이어서 알려드렸습니다. 오늘부터는 하늘과 땅 사이에서 살아가는 '사람'과 아랑곳한 토박이말을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어른들이 잘 쓰시는 말로 '사람값'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너도 이제 사람값 좀 해야 안 되겠니?" "저 놈도 사람값을 할 날이 오겠지?" 저는 이런 말을 하시는 것을 들은 것 같은데 여러분은 어떤 말을 듣거나 보셨습니까? '사람값'은 '사람+값'의 짜임으로 말 그대로 '사람으로서의 값어치나 구실'을 뜻하는 말입니다. 자주 쓰는 말이고 뜻도 쉬운 말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사람값을 하고 살기가 쉬운 듯 하면서 어렵습니다. 사람값을 재는 잣대가 저마다 다를 때가 있어서 나름대로 한다고 하는데 그 잣대에 미치지 못할 때도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람값'이 들어간 익은말(관용구)에 '사람값에 가다', 가 있는데 '사람으로 쳐줄 만한 값어치를 지니다'는 뜻이고 '사람값에 들다'도 비슷한 뜻입니다. '사람값에 들지 못하다'는 '사람으로 쳐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비가 좀 많이 올 거라고 하더니 아침부터 하늘이 잔뜩 찌푸리고 있었습니다. 바람이 불어서 시원하기는 했지만 비를 몰고 오는 바람이 아닐까 싶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비가 내렸습니다. "땅거미 등에 지고 창가에 앉아~" 이런 노랫말을 아시는지요? 아마 이 노래를 아시는 분들과 모르시는 분으로 나이를 가늠할 수도 있겠지요. 이선희 님이 부른 '영'이라는 노래에 나오는 노랫말이랍니다. 여기 나오는 '땅거미'는 해가 진 뒤 어스레한 상태. 또는 그런 때'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땅거미가 지다."와 같이 쓰기도 하지요. 흔히 쓰는 '황혼(黃昏)'을 갈음해 쓸 수 있는 말이 바로 '땅거미'입니다. 보시다시피 이 말은 '땅'과 '검다'의 '검', 이름씨(명사)를 만드는 뒷가지(접미사) '이'를 더해 만든 것으로 보입니다. 해가 지면 어두워져서 땅이 검게 되는 것을 보고 만든 말이라는 풀이가 가장 그럴 듯합니다. 하지만 '땅거미'라는 말은 거미 가운데 '땅거밋과의 거미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땅거미가 나와서 움직이는 때가 저녁이기 때문에 거기서 왔다는 풀이도 있긴 합니다. '땅거미'라는 말을 가지고 땅거미가 들어간 노래도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역대가(歷代歌)> 시작 부분에 나오는 이청련(李靑蓮)의 ‘하수신후천재명(何須身後千載名)이란, “현세의 삶이 중요하다. 죽은 뒤, 여기저기에 이름이 기재된다고 해서 무슨 의미가 있나?”라는 이야기를 하였다. 이청련은 이태백의 아호로 천성이 호방하고 술을 좋아해 흥이 나면 시(詩)를 쓰고, 시(詩)로 말했다는 시성(詩聖)이었는데, 그의 풍모와 재능을 아낀 사람들이 그를 적선(謫仙)으로도 불렀다고 한다. 적선이란 하늘나라에서 벌을 받고 인간세상으로 쫓겨 내려온 선인이라는 의미. <춘향가> 들머리에 “채석강 명월야(明月夜)의 이적선(李謫仙)도 놀고”라는 대목에서 이적선이 바로 이태백이란 이야기를 하였다. 또한 장사군의 ’불여안전일배주(不如眼前一杯酒)‘도 이야기하였다. 지금에 와서는 충분히 공감이 되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그가 말한 대로 돈이나 금은보화, 고위 공직의 벼슬, 그리고 명예 등등은 인생을 살며 매우 귀하고 중요한 값어치임이 틀림없다. 그렇지만 막상 세상을 떠난다고 하는 가정 앞에서 다소 과장되기는 했어도, 이러한 값어치들이란 것이 생전의 한잔 술만 하겠는가? 하는 물음에는 공감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이레끝 잘 보내셨습니까? 그렇게 많은 비가 내리던 하늘이 맞나 싶을 만큼 달라진 하늘을 보면 놀라울 때가 있습니다. 오늘 아침에는 어제보다 더 맑은 하늘을 보여주는군요. 구름 하나 없는 하늘빛이 가장 하늘빛다운 날입니다. 하늘빛은 날씨에 따라서 때에 따라서 저마다 달라 보입니다. 하지만 맑은 날 파란 하늘이 가장 하늘빛다운 빛이라고 생각합니다. 두말할 것도 없이 하늘빛다운 하늘빛은 가을하늘이긴 합니다만 오늘 아침은 가을하늘을 보는 것처럼 파란빛입니다. '하늘빛'은 '하늘의 빛깔'을 가리키는 말이면서 '맑은 하늘의 빛깔과 같은 옅은 파란빛'을 가리킬 때도 쓰는 말입니다. '하늘색'이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하늘빛'이라는 이름을 쓰는 곳도 적지 않답니다. '하늘'과 아랑곳한 이야기를 해야 할 때는 '하늘빛'이라는 토박이말을 떠올려 쓰는 사람들이 많아지기를 바랍니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하늘은 어제보다 낮습니다. 바로 빗방울이 떨어질 것 같은 느낌인데 날씨알림에선 비가 내리지는 않고 어제보다 더울 거라고 하네요. 오늘 토박이말은 '하늘마음'입니다. '하늘처럼 맑고 밝고 넓은 마음을 이르는 말'인데 날씨가 맑았으면 오늘 하늘을 찍어 보여드렸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해 봅니다. 하늘이 늘 맑지는 않는 것처럼 사람 마음도 맑았다 흐렸다가 합니다. 하지만 가장 맑고 밝은 하늘과 같은 마음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을 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우리가 하늘마음으로 살면 서로 다툴 일은 없겠지요? 넓기로 치면 하늘과 견줄 수는 없지만 우리가 발을 디디고 사는 땅보다는 훨씬 넓고도 깊기까지한 바다와 같은 마음도 우리가 가질 만한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바다처럼 넓고 깊은 마음을 이르는 말'로 '바다마음'이라는 말도 쓸 만한데 아직 우리 말집(사전)에는 오르지 않았네요. 많은 사람들이 자주 쓰다보면 언젠가 오를 수 있을 것입니다. '하늘마음'도 좋고 '바다마음'도 좋은데 우리가 '한마음'으로 토박이말을 잘 챙겨 가르치고 배워서 나날살이에 부려 쓰면서 길이길이 이어주었으면 하는 마음도 가져 봅니다. 앞으로 흐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이른 아침에는 구름에 안개까지 겹쳐서 날이 흐릴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구름 사이로 해가 나오니 햇볕이 더 뜨겁게 느껴지네요. 구름 사이로 나온 해지만 해가 나오니 오늘은 하늘땅이 모두 어제와 많이 달라보입니다. 활개마당을 돌고 있는 아이들의 낯빛도 더욱 밝아보입니다. 오늘 토박이말은 '하늘땅'입니다. '하늘과 땅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라는 풀이를 보지 않아도 누구나 뜻을 알 수 있는 말이지요. 그런데 이렇게 쉬운 토박이말을우리가 나날날이에서 잘 쓰지 않다 보니 말이나 글에서 만나기는 쉽지 않은 것도 참일입니다. "세상 천지에 이런 일이 있나?" "천지분간도 못하는 사람같으니라구."와 같은 말을 쓰는 것을 더러 봅니다. 이럴 때 '하늘땅'을 넣어 보면 "하늘땅 누리에 이런 일이 있나?", "하늘땅도 가리지 못하는 사람같으니라구."처럼 쓸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살고 있는 고장에서 '아주 많다', '매우 많다'는 뜻으로 "천지삐까리다."는 말을 쓰는데, 여기서 '천지'는 한자말 '천지(天地)'라는 것은 잘 아실 것이고 '삐까리'는 '벼를 베어서 가려 놓거나 볏단을 차곡차곡 쌓은 더미'를 가리키는 '볏가리'입니다. 그러니 '천지에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단가 <탐경가(探景歌)>에 나오는 백이(伯夷)와 숙제(叔齊) 이야기를 하였다. 은(殷)나라의 왕자들로 백이는 형, 숙제는 동생인데, 부왕은 형이 아닌 동생에게 왕위를 넘기고자 하니, 형이 있는데, 동생이 받을 수 없다고 하였다. 형 또한 “동생에게 왕위를 결정한 것은 아버지의 명령이니 그 결정은 어길 수 없다”라고 서로 양보하였다고 한다. 훗날, 나라가 망하자, 그 땅에서 나는 음식을 먹는 것이 부끄럽다고 하며 수양산(首陽山)에 들어가 고사리를 뜯어 먹고 지내다가 굶어 죽었다는 형제들이다. 충절의 상징으로 알려진 인물들 외에도 도연명의 귀거래사, 손흥공의 산수부(山水賦), 육처사, 소자첨, 강태공, 동방삭 등도 나오고 있다는 이야기도 하였다. 이번 주에는 <역대가(歷代歌)>라는 단가를 소개한다. 이 노래는 국가의 흥망(興亡), 성쇠(盛衰)와 관련하여 역대 임금과 성현들의 사적을 노래한 시가(詩歌)이다. 대표적으로 오세문(吳世文)이 엮은 <역대가>를 비롯하여, 조선 전기의 진복창의 <역대가>, 국립 중앙도서관 소장의 <역대가>, 조선 후기 신재효(申在孝)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