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어제 저녁을 먹고 마실을 나갔습니다. 다른 고장에는 눈이 온다는 기별이 있더니 바람이 좀 차갑게 느껴졌습니다. 바람이 얼마나 차가운지는 제 눈이 알려준답니다. 바람이 차가울수록 눈에서 눈물이 더 많이 나기 때문입니다. 여느 때보다 눈물이 많이 나서 날이 추운가보다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자고 일어나도 눈이 마뜩잖은 걸 보니 추운 날씨 때문은 아닌 것 같습니다. 눈이 좀 쉬라고 말을 건네니 셈틀 앞에 앉아 있는 때새를 줄여야겠습니다. 오늘 맛보여 드리는 토박이말 ‘오롯하다’는 ‘모자람이 없이 모두 다 갖추다’는 뜻입니다. 흔히 많이 쓰는 ‘온전하다’와 ‘완전하다’와 비슷한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말집인 사전에는 낱말들이 그런 사이라는 것을 알려주지 않습니다. 할 일이 참 많습니다. 앞으로 ‘완전하다’, ‘온전하다’라는 말을 써야 할 때 떠올려 써 보시기 바랍니다. 4352해 들겨울달 스무엿새 두날(2019년 11월 26일 화요일) 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지난 닷날(금요일)에는 진주교대 송희복 교수님께서 제가 있는 배곳(학교)에 오셔서 ‘우리 근대시에 나타난 토박이말’이라는 벼름소(주제)로 좋은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손수 지으신 책을 손씻이(선물)로 주시고 그 안에 있는 이야기를 아주 재미있게 들려주셨습니다. 미처 알지 못했던 낱말 풀이와 뒷이야기까지 더해 더 재미가 있었습니다. 말씀을 들으면서 제가 알고 있는 것과 다른 것도 있었지요. 그래서 뒤풀이 자리에서 제 생각을 말씀드렸습니다. 이상화가 지은 ‘이별을 하느니’에 나오는 ‘애인아, 하늘을 보아라. 하늘이 가라졌고 땅을 보아라. 땅이 꺼졌도다.’에서 ‘가라졌고’를 다른 분은 ‘가라앉고’의 대구 방언이라고 풀이를 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알고 있는 ‘가라지다’는 ‘가려지다’라는 뜻이니까 ‘가려졌고’로 보는 것이 맞지 않겠냐는 것이었죠. 뒤에 땅이 꺼졌다는 말이 나오니 ‘가라앉고’는 뜻이 겹친다는 말과 함께 말이지요. 그리고 김영랑이 지은 ‘누이의 마음아 나를 보아라’에 나오는 ‘장광에 골붉은 감잎 날러오아’에서 ‘골붉은’은 보는 사람마다 풀이를 다르게 하는데 ‘살짝 붉은’이 가장 알맞은 풀이라고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아침에 배곳으로 올 때 자주 만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집에서 나오는 때가 비슷하기 때문이지요. 어제 아침에는 혼자 내려오더군요. 반갑게 인사를 하고 왜 혼자냐는 물음부터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처음에는 한 마디 주고받기도 어려웠는데 어제는 묻지 않은 말까지 했습니다. 따지고 보면 한 마을에 사는 이웃인데 좀 더 많은 이야기를 해도 좋을 사인데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5배해 아이들 배움을 돕는 날이었습니다. 해야 할 거리가 적지 않은 날이었지만 요즘 많이 어수선한 아이들을 다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잔소리를 좀 했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날마다 입버릇처럼 하고 있는 이야기를 가지고 차분하게 말을 해 주었죠. 네 뜸(반)에 이야기를 하고 낮밥을 먹으러 가서 보니 잔소리를 한 보람이 있는 뜸이 있는가하면 이야기를 하나마나한 뜸도 있었습니다. 나이가 같은 아이들이지만 뜸의 자리느낌(분위기)에 따라 참 많이 다르다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옆에 앉은 천둥벌거숭이 동무에게 눈치를 주는 언니 같은 아이도 있었으니까요. 또 다시 돌아온 토박이말 되익히는 날입니다. 그동안 밀려서 네다섯 낱말씩 한 적도 있는데 오늘은 이 이레(주)에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 찍그림(사진)을 보고도 믿을 수 없었습니다. 눈이 부셔서 해를 비스듬히 보면 낫겠다 싶어서 그랬는데 아주 몸까지 돌아가서 찍지 말자고 하는 것 같았습니다. 지난 이레 찍은 마침 찍그림(졸업 사진)을 어제 봤는데 그랬습니다. 그대로 실을 수가 없어서 저만 다시 찍어서 붙여 넣기로 했지만 저 때문에 번거로워져서 많이 열없었습니다. 써 보내야 할 글도 있었고, 새로 써 달라는 글도 있어서 일을 하나 해 놓고 또 다른 일을 이어서 해야 했기 때문에 일이 끝나지를 않았습니다. 지난 이레 못 했던 배움 돕기를 채울 일까지 있어서 끝이 보이지 않았지요. 갖춰진 곳에서 하는 것과 달라서 때새(시간)가 많이 걸렸습니다. 뒤낮(오후)에는 애배곳(유치원) 들배움바람종이(입학원서)를 내러 오시는 분들을 돕고 걸려오는 말틀(전화)까지 받느라 눈코 뜰 새가 없었습니다. 잘 몰라서 찾아 가면서 한 것도 있는데 오셨던 분 가운데 저희가 기분 좋게 도움을 주셔서 애가 다니게 되면 좋겠다는 말씀을 해 주셔서 기운이 났습니다.^^ 오늘 맛보여 드리는 토박이말 ‘여투다’는 ‘몬(물건)이나 돈을 아껴 쓰고 그 나머지를 모아 두다’는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110 더하다, 이루다, 무덤, 재주, 모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 4284해(1951년) 펴낸 ‘우리나라의 발달 6-1’의 37, 38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37쪽 첫째 줄과 둘째 줄에 ‘조각’이 이어서 나옵니다. 이 말은 앞에서도 말씀을 드린 적이 있어서 눈에 익을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장-절’, ‘대단원-소단원’을 쓰는데 여기서 보는 것과 같이 ‘가름-조각’을 쓰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거듭 말씀을 드립니다. 셋째 줄과 넷째 줄에 걸쳐 나오는 ‘배워 오고 가르쳐 줌’이 참 반가웠습니다. 다른 책에서는 ‘수용과 전파’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배워 오고 가르쳐 줌’이라고 하니 얼른 뜻을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일곱째 줄과 여덟째 줄에 걸쳐 나오는 ‘배워 들이고’도 비슷한 말입니다. 여덟째 줄과 아홉째 줄에 나오는 ‘우리의 정신을 더하여 찬란한 민족 문화를 이루었다’에서 ‘더하여’는 우리가 흔히 보는 ‘가미하여’를 쉽게 풀어 쓴 말이고 ‘이루었다’도 ‘형성하였다’는 말을 풀어 쓴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열한째 줄에 있는 ‘옛 무덤’은 ‘고분’을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어제 아침은 한날(월요일)에는 늘 그렇듯이 마음이 바빴습니다. 아침모두모임을 하는 날이라 오늘 할 일(일과)을 챙겨 보내는 일을 얼른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일이 있어서 늦게 오신다는 기별까지 받아서 다른 날보다 더 마음이 쓰였지요. 지난 닷날(금요일) 미리 좀 챙겨 적어 놓은 게 있어서 훨씬 수월했습니다. 아침모임을 하고 난 뒤에는 참고을 진주 고장 배움책(지역 교과서) ‘에나 재미있는 진주 이야기’를 톺아보았습니다. 그동안 여러 갈침이님들이 힘과 슬기를 보태 고치고 더해 만든 것을 본 것이죠. 지난해 것보다 더 나아진 책을 보니 기분이 좋았습니다. 저는 아이들 눈높이에서 볼 때 어려운 낱말과 월(문장)을 좀 쉽게 고치는 데 무게를 두고 보았습니다. 그렇다 보니 좀 많은 곳에 손을 대게 되더군요. 제가 손 본 것이 다 고쳐지지 않을 수 있지만 꼼꼼하게 본 만큼 아이들에게 쉬운 말이 많은 책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녁밥을 먹고 오랜만에 마실을 갔습니다. 냇가를 따라 걸으니 바람이 차갑게 불어서 옷을 좀 더 따뜻하게 입고 올 걸 그랬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옷에 달린 쓰개를 쓰고 걸으니 한결 나았습니다. 그리고 빠르게 걸어갔다가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지난 닷날(금요일)에는 우리 아이들에게 잊히지 않을 좋은 말씀을 들을 수 있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진주교대 국어교육과 최창원 교수님께서 6배해 아이들에게 ‘우리글’과 아랑곳한 말씀을 들려주셨습니다. 늘 배곳에서 만나는 선생님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와 다른 자리느낌 속에서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말씀하시느라 애를 쓰신 최창원 교수님과 함께 자리를 해 준 진주교대 1학년 세 사람, 그리고 끝까지 귀 기울여 듣고 좋은 물음까지 해 준 아이들 모두에게 고맙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엿날(토요일)에는 경남교육청에서 다달이 만드는 ‘아이좋아’ 임승주 지음이(작가)님을 만나서 뜻깊은 때새(시간)를 보냈습니다. 지난해 이맘 때 ‘아이좋아’에 제 이야기가 실렸었는데 그 뒤에 달라진 것들, 앞으로 하고 싶은 일들을 가지고 지음이님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많은 이야기를 했는데 알맹이로 쓸 만한 이야기였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더 많은 분들이 토박이말 살리기에 힘과 슬기를 보태는 데 큰 도움이 될 거라 믿습니다. 밝날(일요일)에는 여느 날 일어나는 때와 비슷하게 일어나 움직였습니다. 시골에 들어가 아버지를 모시고 시제를 모시러 가는 날이었기 때문입니다. 비가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어제는 제 삶에서 잊을 수 없는 일을 하나 하고 왔습니다. 제가 태어나 자란 곳에 있는 새내꽃배곳(신천초등학교)에 가서 배움이들에게 토박이말 놀배움 씨앗을 나눠 주고 왔습니다. 나이를 따지면 늦둥이 아들, 딸 뻘인 배움이들과 함께 토박이말을 가지고 놀았죠. 그 자리에는 함께 배곳을 다녔던 동무의 아들도 있었는데 어찌나 살갑게 구는지 처음 만난 것 같지가 않았습니다. 먼저 토박이말 딱지를 가지고 놀면서 여러 가지 노는 수를 알려 주고 한바탕 딱지 놀이로 시끌벅쩍하게 보냈습니다. 낯선 말을 가지고 노는 동안 어느새 알게 된 토박이말 뜻과 보기월에 놀라기도 했습니다. 이어서 셈틀(컴퓨터)로 놀 수 있는 뜸딱지(클래스카드)를 했습니다. 먼저 모람되기(회원가입)를 하고 '토박이말 익힘감 꾸러미1'을 가지고 익히기를 짧게나마 했습니다. 그런 다음 겨루기를 했습니다. 첫판에는 시큰둥했던 아이도 있었는데 내리 두 판을 이어서 하는 동안 재미에 푹 빠져 더 하자는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더 오래 하지 못해 아쉽기도 했지만 옆에 계신 갈침이님(선생님)들과 앞으로 더 자주 많이 하라고 일러 주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손씻이(선물)로 준 '토박이말 맛보기
[우리문화신문=이창수기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109마음껏 닦다 바치다 퍼지다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4284해(1951년)펴낸‘우리나라의 발달6-1’의35, 36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35쪽 첫째 줄에‘산과 냇가’라는 말이 보입니다.흔히‘산천’이라고 많이 하는데 그렇다면‘산과 내’라고 하는 것이 더 알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이어서 나오는‘찾아 다니면서 마음껏 운동도 하고 노래도 부르며’에서‘마음껏’과‘노래도 부르며’는 쉬운 토박이말이라 더 반가웠습니다.그리고 그때는 어떤 노래를 불렀을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셋째 줄에 나오는‘닦고’도 흔히 많이 쓰는‘수련’이라는 말이 아니라서 좋았습니다.이런 것을 볼 때 우리가 많이 쓰는‘수련’은‘닦음’이라고 쉽게 풀어 줄 수도 있겠고, ‘연수’는 아이들한테‘갈고 닦음’또는‘갈닦음’이라고 풀이를 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넷째 줄에‘착한 사람을 뽑아서’라는 말이 나옵니다.저는 이걸 보면서 요즘 흔히 쓰는‘우수한 인재를 선발하여’라는 말이 아니라서 좋다는 생각을 했습니다.하지만 왜‘착한’이라는 말을 썼을까 하는 물음이 났습니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들겨울(입동)이 지나고 갑자기 날씨가 추워져 춥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아이들한테 날씨에 맞는 옷을 알맞게 입고 다니라고 했는데 제가 어떻게 입고 가는 게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어제도 나름대로 갖춰 입는다고 입었는데 밖에 나오니 썰렁했습니다. 배곳 안은 더 썰렁한 것 같았지요. 털옷, 핫옷을 입고 온 사람들이 참 따뜻해 보여 부러웠습니다. 하지만 낮에 뛰어 노는 아이들을 보니 아이들은 더 옷 챙겨 입기가 어려울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아침에 집에서 나올 때는 추워서 두꺼운 옷을 입고 나왔는데 낮에 뛰어 놀면 더워서 땀이 나니 그 옷이 거추장스러울 테니 말입니다. 그래서 얇은 옷을 켜 입는 게 좋다고 하는가 봅니다. 요즘 사람 마음을 알 수 없는 일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입으로는 값지다 종요롭다고 하면서 몸으로는 챙기지 않는 사람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요? 마음에는 없으면서 다른 사람들 눈치를 보느라 입에 발린 말을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제가 어떻게 할 수 없어서 더 안타깝지만 저는 제가 할 일을 해야겠습니다. 오늘 맛보여 드리는 토박이말 '어연번듯하다'는 '누리(세상)에 드러내 보이기에 아주 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