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 이윤옥 기자] 문학과 음악 분야에서 세계적 거장의 자리에 올랐던 오에 겐자부로(大江健三郎)와 사카모토 류이치(坂本龍一)가 지난 3월 3일과 28일, 각각 세상을 떠났다. 진보적 민주주의자로 탈원전, 반핵 운동 등 사회운동도 앞장섰으며, 대표적 친한파로서 한국에서도 양심적 지식인으로 존경받아왔던 두 사람의 별세 소식이라 더욱 안타까운 마음이다.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빌며, 이들의 대표작을 통해 거장들의 고뇌와 깊이를 다시 한 번 느껴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일본국제교류기금 서울문화센터 문화정보실 자료 제공- 오에 겐자부로(大江健三郎) 1935.1.31~2023.3.3 (향년 88세) 1994년 노벨 문학상 수상 작품: 만엔원년의 풋볼, 아름다운 애너벨 리 싸늘하게 죽다, 체인지링, 책이여 안녕 등 【작품 3】 《우울한 얼굴의 아이》 오에 겐자부로 장편 3부작 중 두 번째. 《우울한 얼굴의 아이》는 영화감독 이타미 주조의 자살사건을 모티브로 쓴 《체인지링》으로부터 이어지는 이야기다. 자살한 고로의 젊은 연인 우라의 아이를 돌보기 위해 아내 지카시는 베를린으로 떠나고, 어머니의 죽음과 함께 유지를 받아들인 소설가 고기토는 아들 아카리와 고향 시코쿠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문학과 음악 분야에서 세계적 거장의 자리에 올랐던 오에 겐자부로(大江健三郎)와 사카모토 류이치(坂本龍一)가 지난 3월 3일과 28일, 각각 세상을 떠났다. 진보적 민주주의자로 탈원전, 반핵 운동 등 사회운동도 앞장섰으며, 대표적 친한파로서 한국에서도 양심적 지식인으로 존경받아왔던 두 사람의 별세 소식이라 더욱 안타까운 마음이다.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빌며, 이들의 대표작을 통해 거장들의 고뇌와 깊이를 다시 한 번 느껴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일본국제교류기금 서울문화센터 문화정보실 자료 제공- 오에 겐자부로(大江健三郎) 1935.1.31~2023.3.3 (향년 88세) 1994년 노벨 문학상 수상 작품: 만엔원년의 풋볼, 아름다운 애너벨 리 싸늘하게 죽다, 체인지링, 책이여 안녕 등 【작품 1】 《동시대 게임(同時代ゲーム)》 주인공 ‘나’는 멕시코 대학에 적을 두고 있는 강사다. 멕시코 체재 중, 신관(神官)이었던 아버지의 직업인 ‘마을=국가=소우주’의 신화와 역사를 쓰는 일을 이어받기로 결심한다. ‘나’의 고향인 ‘마을=국가=소우주’는 도쿠가와 시절에 권력에서 도망쳐 탈번(脱藩)한 사람들이 시코쿠의 산속에 창건하였다. 메이지 유신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어제는 한국의 어린이날이었다. 일본도 이날은 ‘어린이날(고도모노히 , 子供の日)’이다. 일본의 어린이날을 ‘탄고노셋쿠 (端午の節句 )’라고 하는데 원래 이날은 남자 아이들의 성장을 축하하고 건강하게 자라도록 비손하는 풍습에서 유래했다. 이날은 형형색색의 모형 잉어를 띄우는데 이를 “고이노보리 (こいのぼり)”라고 한다. 예전에는 남자 아이가 있는 집안에서는 긴 장대에 모형잉어를 매달아 놓았지만 아파트 생활을 하는 현대는 아파트 베란다에 모형잉어를 장식하기도 한다. 왜 모형 잉어인가? 중국 《후한서 (後漢書)》에 보면 황하강으로 흘러드는 지류에 용 (龍)이라 불리는 폭포가 있었는데 이 폭포를 향해 수많은 물고기가 뛰어오르려고 한다. 하지만 그 가운데 잉어란 놈만 뛰어오르는 것을 보고 잉어를 입신출세의 상징으로 여겼다고 전해지는데 일본에서도 잉어는 입신출세와 건강의 상징으로 믿어왔다. 일본의 단오풍습은 에도시대 (江戶時代.1603-1868)에 무사집안에서 시작되었으며 당시 입신출세란 ‘덕천가강 (도쿠가와이에야스)’ 같은 씩씩한 장수를 뜻하는 것이었다. 이 무렵이면 집안에 대대로 내려오던 갑옷과 투구 등을 현관에 장식으로 걸어두고 아이들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여러분들의 깊은 신앙심에 힘입어 약사사에서는 지난 12년 동안 수리 작업을 해온 국보 동탑(国宝 東塔) 대수리를 끝내고 4월 21일부터 25일까지 낙경법요(落慶法要)를 엄수합니다. 동탑의 일반공개는 2023년 4월 28일부터 2024년 1월 15일까지입니다.” 이는 일본 천년고찰 나라(奈良)의 약사사(야쿠시지, 薬師寺) 누리집의 ‘알림문’이다. 낙경법요(落慶法要, 이하 낙경법회)란 ‘사원에서 건물의 신축이나 수리 등의 끝냄을 축하하는 법회’를 말한다. 약사사의 국보 동탑(国宝 東塔)은 현저한 손상으로 2009년에 전면 해체 공사에 들어가 각 분야의 장인들이 동원되어 12년 만에 수리를 마치고 2021년 2월 준공되었으나 코로나19로 지난 4월 21일에서야 낙경법회를 열게 되었다. 이번에 수리된 동탑의 1층에는 4개의 상(像)이 안치되어 있는데 모두 높이 약 3미터, 폭 4·7미터, 깊이 1·5미터의 크기로 그 모습은 어머니의 태내에 깃든 '입태'(북), 탄생을 뜻하는 '수생'(동), 왕자로 지내는 '수락'(남), 수행생활을 하는 '고행'(서)을 나타낸다. 이는 부처의 파란만장한 생애를 의미하는 것이다. 일본 초기 불교의 중요한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아버지가 번역한 일본어판 《백범일지》를 5년의 노력 끝에 펴낸 류리수 박사가 며칠 전 글을 보내왔다. 류리수 박사는 최근 일본 외상의 '조선인 강제징용을 부정'하는 뻔뻔스러움을 보고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 예전에 한국문학지에 번역해서 소개했던 시 몇편과 해설이 실린 글을 필자에게 보내왔다. 글의 내용을 읽고 보니 필자 혼자 보기 아까워 5회의 연재로 싣는다. 독자 여러분의 관심을 빈다. (연재 글은 류리수 박사가 미츠다 이쿠오 교수의 글을 정리한 것임) - 기자의 말- " 1958년 2월 홋카이도 산속 땅굴에서 한 사람이 발견되었다. 미츠다 이쿠오(満田郁夫) 메이지가쿠인대학(明治学院大学) 교수는 땅굴에서 14년 동안 숨어 살다가 발견된 중국인에 대한 시를 《群》(통권14호 2003.10)에 발표했다. (《문학과 현실》(2010년 봄호)에 번역 소개됨) 미츠다 교수의 시는 다음과 같으며 내용이 조금 길다. 류리엔렌(劉連仁)이 죽었다 - 미츠다 이쿠오 산동성(山東省) 쯔아오포(草泊)촌의 1944년9월 어느 아침 마을 서쪽 변두리에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아버지가 번역한 일본어판 《백범일지》를 5년의 노력 끝에 펴낸 류리수 박사가 며칠 전 글을 보내왔다. 류리수 박사는 최근 일본 외상의 '조선인 강제징용을 부정'하는 뻔뻔스러움을 보고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 예전에 한국문학지에 번역해서 소개했던 시 몇편과 해설이 실린 글을 필자에게 보내왔다. 글의 내용을 읽고 보니 필자 혼자 보기 아까워 5회의 연재로 싣는다. 독자 여러분의 관심을 빈다. (연재 글은 류리수 박사가 미츠다 이쿠오 교수의 글을 정리한 것임) - 기자의 말- " 이번 글은 미츠다 이쿠오(満田郁夫)교수가 I 씨로부터 전해 들은 이야기다. I 씨는 미츠다 교수가 오랜 연구생활을 해오면서 깊은 교분을 맺어온 K출판사 사람이다. I 씨는 어린 시절 죠반(常磐)탄광 해저 갱도에서 조선인 강제노동 상황을 목격한 상황을 미츠다 교수에게 들려주었고 미츠다 교수는 한국에 그 내용을 공개하였다. 다음은 그 내용이다. "K출판사의 I 씨는 우리가 계속 펴내 온 동인잡지를 언제나 응원해 주던 사람으로 잡지 간행을 하는 동안 아주 친해졌다. 1980년대 어느 날 I 씨는 죠반(常磐)선 열차를 타고 논밭이 펼쳐진 시골마을 고향집으로 나를 데리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아버지가 번역한 일본어판 《백범일지》를 5년의 노력 끝에 펴낸 류리수 박사가 며칠 전 글을 보내왔다. 류리수 박사는 최근 일본 외상의 '조선인 강제징용을 부정'하는 뻔뻔스러움을 보고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 예전에 한국문학지에 번역해서 소개했던 시 몇편과 해설이 실린 글을 필자에게 보내왔다. 글의 내용을 읽고 보니 필자 혼자 보기 아까워 5회의 연재로 싣는다. 독자 여러분의 관심을 빈다. (연재 글은 류리수 박사가 미츠다 이쿠오 교수의 글을 정리한 것임) - 기자의 말- " 후쿠시마현에 있는 우리 개간지에 찾아온 조선인 농경대(農耕隊)들은、오키나와 1호라든지 오키나와 2호라는 고구마를 심었다. 이 고구마는 아주 크게 자라는 품종으로 식용이 아니라 비행기의 연료인 가솔린이 귀해져서 가솔린 대용의 알코올을 얻기 위한 고구마 재배에 돌입했던 것이다. 2차대전 말기, 일제는 연료를 위해 소나무 송진을 모으거나 심지어는 고구마까지 활용했다. 고구마 가솔린을 연료로 한 그 비행기에는 특별공격대원 (가미카제 특공대)인 젊은이가 타는데 편도만 탈 수 있는 연료만 넣고, 돌아올 연료통에는 폭탄으로 채워 적군을 비행기채로 공격하게 하는 전술을 썼다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아버지가 번역한 일본어판 《백범일지》를 5년의 노력 끝에 펴낸 류리수 박사가 며칠 전 글을 보내왔다. 류리수 박사는 최근 일본 외상의 '조선인 강제징용을 부정'하는 뻔뻔스러움을 보고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 예전에 한국문학지에 번역해서 소개했던 시 몇편과 해설이 실린 글을 필자에게 보내왔다. 글의 내용을 읽고 보니 필자 혼자 보기 아까워 5회의 연재로 싣는다. 독자 여러분의 관심을 빈다. (연재 글은 류리수 박사가 미츠다 이쿠오 교수의 글을 정리한 것임) - 기자의 말- " 눈보라 속 - 오노 도자부로 눈보라 치는 / 전북의 깊은 산 속이었다 / 두루마기를 입고 가방을 메고 / 승차장까지 함께 오긴 했지만 / 어떤 커브에 걸리자마자 도망치는 토끼처럼 뛰어내려서 / 옆쪽 산속으로 모습을 감췄다 열흘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고 / 행방을 알 수 없게 되었구나 깊은 속셈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도 않고 / 부모가 부둥켜안고서 목 놓아 울었다하더라 -석별(조선의 젊은 친구들에게)『대해변大海邊』속의 조선인(7)- 이것도 ‘탈주자’(지난 기사에서 게재)와 마찬가지로 오노 도자부로(小野十三郎)가 조선으로 귀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아버지가 번역한 일본어판 《백범일지》를 5년의 노력 끝에 펴낸 류리수 박사가 며칠 전 글을 보내왔다. 류리수 박사는 최근 일본 외상의 '조선인 강제징용을 부정'하는 뻔뻔스러움을 보고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 예전에 한국문학지에 번역해서 소개했던 시 몇편과 해설이 실린 글을 필자에게 보내왔다. 글의 내용을 읽고 보니 필자 혼자 보기 아까워 5회의 연재로 싣는다. 독자 여러분의 관심을 빈다. (연재 글은 류리수 박사가 미츠다 이쿠오 교수의 글을 정리한 것임) - 기자의 말- " 한국정부는 일제에 강제 동원되었던 할머니의 배상금을 자국기업의 돈으로 지불하겠다는 해법을 내놓았고, 사흘 뒤 일본외상은 ‘강제노동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미 지난해 여름 일본 후생성은 할머니의 통장에 친절(?)하게도 후생성 탈퇴연금 ‘99엔’을 송금했었다. 공부시켜준다고 속이다가 마침내 협박당하여 어쩔 수 없이 일본의 군수공장에서 일해야만 했던 양금덕 어린 소녀는 잠 못 자고 굶주리며 일해야만 했다. 고통은 그때만으로 끝나지 않고 결혼생활에 멍에가 되어 여성으로서 지독히도 불행하게 평생을 살아야만 했다. 한국정부의 해법에도 일본외상의 주장
[우리문화신문= 이윤옥 기자] 시즈오카현 이즈반도(伊豆半島)에 사는 지인으로부터 어제 라인(한국의 카톡처럼 일본인들이 주로 쓰는 것)이 하나 날라왔다. 30년 지기인 이 친구는 이삼일 걸러 소소한 일상의 모습들을 사진으로 보내오기도 하고 어제처럼 ‘한국과 관련된 뉴스’를 보내오기도 한다. 열어보니 ‘한국의 오마카세 열풍’이라는 주제의 뉴스였다. 요점은 “일본에서는 보통 음식점인데 한국에서는 고급음식으로 둔갑(?) 되었고 특히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곳이며 값도 비싼 음식점”이라는 내용이었다. 한국에서 고급음식점(?)으로 통하고 있다는 ‘오카마세’의 어원을 살펴보자. 이 말은 원래 마카세루 (任せる·委せる: まかせる)라는 동사에서 나온 말인데 "1.(추세에) 맡기다 2.(있는) 대로 …하다 3.(일 등을 남에게) 맡기다 4.일임하다" 라는 뜻을 지닌다. 이 말이 ‘오마카세(おまかせ)’ 라는 명사화가 되어버리면 일본에서는 재미난 뜻이 된다. 야후제팬 검색창에 일본어로 ‘おまかせ(오마카세)’를 입력해보니, 빵봉지, 팬티 셋트 등 다양한 이미지가 뜬다. 이 사진에서 ‘오마카세’는 ‘마음대로 골라 담기’라고 봐야한다. 한국에서 처럼 유행하는 음식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