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문체부가 “서울시에 국어기본법과 서울시 국어 사용 조례를 준수하라고 촉구”한 요구를 서울시가 거절했다. 지하철 역사 혁신 프로젝트로 5호선 여의나루역에 ‘러너 스테이션’, 7호선 먹골역 ‘스마트 무브 스테이션’ 등 영문자로 표기하기로 해 문제가 되고 있다. ‘공문서 작성 시에는 국민이 알기 쉬운 용어와 문장을 사용하고 어문규범에 맞게 한글을 사용해야 한다.’라고 한 국어기본법 제14조 규정과 서울시 국어 사용 조례 제2장 ‘시장은 공문서 등에 어문규범에 맞는 알기 쉬운 용어와 문장을 사용하게 항라는 조항을 무시하고 내 맘대로 정책을 펴는 것이다. 서울시는 이를, 단순한 편의시설을 넘어 역사를 재미있는 상징물로 만들고 도시 활력을 불어넣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하지만, 이처럼 영어로 써놓으며 시민들의 반응은 생각해 보았는지 묻고 싶다. 영어로 써야 유식한 듯 보인다는 주제성이 없는 생각을 오세훈 시장은 하는 모양이다. 더구나 이 낯선 이름은 실제 로마자로 표기되긴 하지만, 영어에도 없는 조어라고 한다. 펀 스테이션은 굳이 번역하자면 ‘재미있는 역’이 되겠고, 러너 스테이션은 이름 그대로 지하철역 내에 있는 러닝장으
[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선릉아트홀이 전국에 흩어져 있는 민간 풍류회를 결집하고 전통예술 마니아 확산에 이바지하고자 '2025 선릉아트홀 제1회 <풍류대잔치>'를 연다. 이번 첫 행사는 테헤란로풍류회와 종로풍류악회의 교류 연결과 합동 발표회 형식으로 2025년 12월 20일 토요일 저녁 4시 선릉아트홀에서 진행된다. 이번 <풍류대잔치>는 전통음악이 민간의 삶에 깊숙이 침투할 수 있는 실질적인 판로를 개척하고 전통예술의 사회적 값어치를 적극적으로 발현하기 위한 선릉아트홀의 전략적 기획이다. 짜임새 있는 실행을 통해 전국 동호인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전통예술 향유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는 데 목표를 둔다. 풍류회 연합, 정악부터 산조까지 폭넓은 연주곡 선보여 이번 발표회에는 테헤란로풍류회와 종로풍류악회 소속 20여 명의 동호인이 참여하여 가야금, 거문고, 대금, 피리, 해금 등 다양한 전통 악기로 무대를 채운다. 공연은 풍류회의 교류와 화합을 상징하는 합동 연주와 각 풍류회의 개성을 선보일 수 있는 다채로운 개별 연주로 구성된다. 공연 뒤에는 참가자 간 간담회를 통해 민간 풍류 커뮤니티를 활성화하고, 향후 발전 방안을 논의할 계
[우리문화신문=이나미 기자] 2023 이데일리 문화대상 무용부문 최우수상을 받고 관객과 평단의 찬사를 받았던 발레 ‘클라라 슈만’이 다시 찾아온다. 2025년 12월 26일(금) 저녁 7시 30분과 12월 27일(토) 낮 3시ㆍ저녁 7시에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클라라 슈만’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2025 공연예술 창작산실(2차 제작지원)작으로 뽑혔다. 대한민국 창작 발레의 거장 제임스 전이 안무를, 발레STP협동조합 초대 이사장 김인희가 예술감독을 맡았으며, 아트플레이와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이 공동 제작한다. ‘클라라 슈만’은 ‘세기의 로맨스’라 불리는 클라라 슈만, 로베르트 슈만, 요하네스 브람스의 사랑 이야기에 세 거장의 음악까지 라이브로 만날 수 있는 공연이다. ‘우수 신작의 2차 제작지원을 통해 대표 공연으로 이끈다’라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취지에 맞게 보완된 2025년 공연을 만날 수 있다. 출연진은 클라라 슈만 역에 이윤희, 로베르트 슈만 역에 정운식, 요하네스 브람스 역에 ALESSANDRO NAVARRO BARBEITO, 홍성우, 강석원, 신선미, 이미리, 박경희, 김향림, 정다은, 김서윤, 고동훈, 천재우이 무대에 오르며, 이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기후에너지환경부(장관 김성환) 이호현 제2차관이 ‘웨이브제주 호텔앤리조트(제주시 한림읍 소재)’에서 열리는 ‘한림 해상풍력 발전단지 준공식’에 참석했다. 한림 해상풍력은 제주시 한림읍 수원리 해상에 조성된 100MW 용량의 발전사업으로, 현재 국내 상업운전 중인 해상풍력 발전단지 가운데 가장 큰 규모에 해당한다. 이 사업은 한국전력공사, 한국중부발전, 한국전력기술 등 발전공기업이 투자하고 개발ㆍ운영 전 과정을 주도했으며, 터빈ㆍ하부구조물ㆍ케이블 등 주요 설비를 국산 기자재로 구성하여, 해상풍력 분야 국내 산업생태계를 육성하는 동시에 공공성을 강화한 우수 사례로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발전단지 인근 3개 마을이 협동조합을 구성하여 모두 300억 원(총사업비 4.7%)을 투자했으며, 해마다 발생되는 배당금을 지역주민에게 환원하는 방식의 주민상생형 이익공유 발전사업의 본보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편, 이번 행사에서는 국내 가장 큰 규모 해상풍력 단지의 준공과 풍력 산업 발전에 이바지한 유공자들에 대한 정부포상을 주었다. 이호현 기후부 제2차관은 “한림해상풍력은 공기업 주도로 국내 기술과 제작 역량을 결집하여 성공적으로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이 《한국근현대유학사상연구총서》 6~10권을 펴내 4년여에 걸친 총서 발간 사업을 마무리 지었다. 이로써 한국국학진흥원은 근대 이후 한국 유학의 변화와 모색을 총체적으로 정리하고, 한국 인문정신을 새롭게 해석할 수 있는 중요한 이정표를 세우게 되었다. 근현대 유학 150년을 아우른 첫 대규모 집대성 한국국학진흥원은 개원 초기 추진했던 《한국유학사상대계》의 후속 사업이자, 그 이후의 시대를 본격적으로 집대성하기 위한 새로운 기획을 기반으로 2022년부터 연구 체계를 구축해 왔다. 2023년에는 다양한 포럼과 발표를 거쳐 공통의 연구 틀이 마련되었고, 모두 52명의 연구자가 참여한 공동 연구가 본격화되었다. 그 결과 2024년 1~5권 펴낸 데 이어 2025년 6~10권이 완간되면서, 4년에 걸친 《한국근현대유학사상연구총서》의 대형 사업이 마무리되었다. 이번 총서는 조선 말기 개항기부터 해방 이후 현대사회까지 이어지는 150여 년의 대전환기를 ‘해체와 연속’, ‘위기와 변용’, ‘전이와 전망’이라는 세 가지 흐름 속에서 조명한다. 근현대는 흔히 백가쟁명(百家爭鳴)이란 표현처럼 다양한 사상적 실험이 이어진 시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김은지 9단이 난설헌배 4연패를 달성했다. 14일 강원도 강릉 아레나에서 열린 제5회 난설헌배 전국 여자바둑대회 결승 3번기 최종국에서 김은지 9단이 오유진 9단을 상대로 257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두며 종합 전적 2-1로 우승을 차지했다. 전날 결승 1국에서 먼저 승리를 거두며 우위를 점했던 김은지 9단은 2국에서는 오유진 9단의 공세를 막아내지 못하고 패해 최종 승부를 마지막 3국으로 넘겼다. 최종국 마지막 순간까지 치열한 접전이 이어졌다. 중반까지 김은지 9단이 우세를 잡으며 승기를 굳히는 듯했지만, 경기 후반 오유진 9단이 형세를 뒤집으며 흐름을 가져왔다. 그러나 좌하귀 부분에서 오유진 9단의 결정적인 실수로 승부가 다시 흔들렸고 결국 김은지 9단이 극적인 역전승으로 최종 승리를 거뒀다. 대국 뒤 열린 시상식에서 김홍규 강릉시장이 참석해 우승자 김은지 9단과 준우승자 오유진 9단에게 트로피를 주며 선수들을 격려했다. 대회 4연패를 달성한 김은지 9단은 “4연패를 하게 돼 정말 기쁘다. 마지막 판은 내용이 다소 아쉽긴 했지만 이겨서 다행이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2국에서는 제대로 힘써볼 겨를도 없이 패했는데, 3국에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그 옛날, 조선조 후기, 기녀(妓女)들이 불렀다고 하는 <배타라기>에 관한 이야기, “정거혜(碇擧兮) 선리(船離)”로 시작하는 한문 가사는“닻 들자, 배 떠나니”라는 이별의 노래라는 점, 간혹 <닻>을 <달>로 잘못 발음하며 <달 뜨자>로 부르는 사람도 있으나 이는 바로 잡아야 한다는 점, 이 노래는 현재 불리는 서도좌창 <배따라기>와 이른이 비슷할 뿐, 서로 다르다는 점, 그보다는 오히려 서울과 경기지방에서 불러오는 <이별가>와 비슷하다는 점도 이야기하였다. 또한 이별가는 앞부분을 고음(高音)으로 질러낸 다음, 점차 하행하는 간결한 형태이며 노랫말들은 대체로 앞 귀(句)와 뒷 구로 구분, 각 8글자를 기본으로 넘나든다는 점, 대체로 <이별이야> <인제 가면> <배 띄워라> <새벽서리> 외에도 많은 이별의 애처로운 느낌을 주는 대표적인 민요라는 점을 덧붙였다. 이번 주에는 서도창법으로 부르는 어부들의 노래인 <잦은 배따라기> 이야기를 해 보기로 한다.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배따라
[우리문화신문=일취스님(철학박사)] 부탄에서는 어느 곳을 가든 동물들이 풀을 뜯고 자유롭게 거리를 활보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차가 씽씽 달리는 길가에서도 소와 말, 개들이 아무 거리낌 없이 풀을 뜯고 있어, 처음 부탄을 찾은 이방인은 “잘못 교통사고가 나지나 않을까?” 하고 불안감을 놓지 못한다. 그러나 이곳 사람들은 달랐다. 누구 하나 동물을 귀찮아하거나 밀어내려 하지 않으며, 도로에 동물이 들어오더라도 경적 한 번 울리지 않고 조심스레 피해 지나간다. 도시 한복판에서도 무리 지어 다니는 동물들을 흔히 볼 수 있는데, 길에 배설하거나 먹이를 찾아 돌아다니는 모습조차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상의 일부다. 부탄에서는 동물 학대라는 개념이 거의 존재하지 않고, 사람들은 어떠한 경우라도 동물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기 위해 애쓴다. 이러한 태도는 단순히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그치지 않는다. 부탄 사람들은 생명이면 그 무엇이든 동등하게 존중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살생은 가능한 한 피해야 할 일이며, 자연스레 부탄에는 도축장이 없다. 식용 고기는 거의 모두 수입에 의존하고, 해마다 3~4월에는 육식을 금하는 기간이 정해져 식당과 식육점에서도 고기를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철이, 온이 겨울로 가득 차는 온겨울달의 열여섯째가 되는 날입니다. 하지만 날씨가 어제보다 따뜻하고 여느해보다 따뜻한 날이 이어질 거라는 기별에 마음까지 따뜻해졌습니다. 나라 안팎에서 들리는 기별 가운데 통일부 장관을 지낸 분들이 "나라의 대북 정책이 헌법의 원칙을 벗어났다"며 걱정 어린 쓴소리를 던졌다는 기별이 있었습니다. 나라의 큰 기틀이 흔들린다는 말씀에 마음 한구석이 쓸쓸해지는 분들도 계실 것같습니다. 이렇게 서로 다른 생각을 서로 나누고 좋은 수를 찾아가야 하는 때, 우리는 쓰는 말도 좀 가려 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핵심'이나 '기강' 같은 딱딱한 한자어 대신,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그물을 손질하며 쓰시던 거칠지만 힘 있는 토박이말, '벼리'를 썼으면 하는 마음에 오늘은 그 말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벼리'라는 말은 본디 그물의 위쪽 코를 꿰어 오므렸다 폈다 하는 '으뜸 줄'을 뜻합니다. 그물에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코가 있어도 이 벼리를 잡고 당기지 않으면 그물은 그저 헝클어진 실타래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말은 '일이나 글의 뼈대나 줄거리'를 뜻하는 말로 널리 쓰이게 되었습니다. 이 말의 맛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유홍준)은 용산 개관 20돌과 관람객 600만 명 돌파를 기려 국립박물관문화재단(사장 정용석)과 함께 박물관문화향연 특별공연 <우리가 서로 알 수 없었던 시간‘삶의 무도회’>를 오는 17일과 20일 저녁 6시에 관내 역사의 길에서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2014년부터 이어져 온 박물관문화향연의 2025년 마지막 무대로 김아라 감독이 연출하고, 원로배우 박정자, 김선화, 강만홍 등이 무대를 채운다. 특히 오스트리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페터 한트게 작품을 한국적으로 재해석하여, 관람객과 배우가 전시관 입구에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경계 없는 공연’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20여 명의 출연 배우들은 정해진 무대 없이 박물관 일상을 무대 삼아 특별한 몰입과 여운을 선사할 예정이다. 올해 박물관문화향연은 지난 4월부터 중앙박물관에서만 18회 공연을 진행했으며, 광복 80돌 기림 역사 뮤지컬을 비롯해 다양한 프로그램이 관람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경주, 부여 등 지방 국립박물관 11곳에서도 다채로운 공연이 이어져 더욱 풍성한 한해를 완성했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올해 국립중앙박물관은 개관 이래 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