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랑시인은 김삿갓 말고 여성 김금원도 있다
[우리문화신문=김선흥 작가] 같은 시기 여성 김삿갓이 있었고 그녀가 여행기를 남겼다는 사실은 왜 이토록 알려지지 않았는지. 14살 때 길을 나선 남장 소녀의 이름은 김금원(金錦園, 1817~?). 조선 후기를 살았던 두 사람은 꼭 열 살 터울이다. 김삿갓은 스무 살 때 집을 나왔다고 하니 1827년 무렵이다. 금원이 집을 나선 것은 1831년이라 하니, 김삿갓 보다 4년 늦게 집을 나선 셈이다. 이 두 남녀의 여정이 교차했을 수도 있을지, 혹 어딘가에서 같은 주막에 묵었을 가능성은 없을까? 만일 두 사람이 같은 주막의 마루 위에서나 어떤 마을의 정자에서 서로 시를 겨루었다면 어떤 작품들이 나왔을까? 이런 엉뚱한 상상을 하면서 금원의 여로를 한 번 짚어 본다. 그녀의 여행은 14살 소녀 때부터 시작하여 시간 간격을 두고 여러 차례 이루어졌다. 시간 간격을 무시하고 여정을 모두 이어보면 다음과 같다: 제천-단양-영춘-청풍-(아래 내금강) 단발령-장안사-표훈사-만폭동-수미탑-중향성-불지암-묘길상-지장암-사자암-(아래 외금강) 유점사-구룡소-은선대-십이폭포-(아래 관동팔경) 통천 총석정-해금강-고성 삼일포-간성 청간정=강릉 경포대-울진 망양정-평해 월송정-삼척 죽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