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설날, 잠잘 수 없는 아이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까치설날 밤엔 - 윤갑수 어릴 적 까치설날 밤은 잠을 이룰 수 없었지 엄니가 사주신 새 신발을 마루에 올려놓고 누가 가지고 갈까 잠을 설치던 추억 바람에 문풍지 우는 소리만 들려도 벌떡 일어나 어둠 깔린 문밖을 바라보다 밤을 새우던 설날에 아버지는 뒤척이는 날 깨우신다. 큰댁에 차례 지내려 동생 손잡고 소복이 쌓인 눈길을 걸어갈 때 질기고 질긴 기차표 통고무신이 눈 위에 도장을 꾹꾹 찍어놓고 기찻길을 만든다. 칙칙 폭폭 기차가 네일 위로 뿌연 연기를 내품으며 달려간다. 마음의 고향으로……. 조선시대에 신던 신은 백성이야 짚신이나 마로 삼은 미투리(麻鞋)를 신었지만, 양반들이 신는 신으로는 목이 긴 ‘화(靴)’와 목이 짧은 ‘이(履)’가 있었다. 그런데 화보다 더 많이 신었던 ‘이(履)’에는 가죽으로 만든 갓신으로 태사혜와 흑피혜, 당혜와 운혜가 있다. 태사혜(太史鞋)는 양반 남성들이 평상시에 신었던 것이며, 흑피혜(黑皮鞋, 흑혜)는 벼슬아치들이 조정에 나아갈 때 신던 신이다. 또 당혜는 당초(唐草) 무늬가 놓인 것으로 양반집의 부녀자들이 신었고, 온혜(溫鞋)라고도 하는 운혜(雲鞋)는 신 앞뒤에 구름무늬가 놓여진 것
- 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 2023-01-21 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