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토박이말의 속뜻 - ‘배알’과 ‘속알’
[우리문화신문=김수업 전 우리말대학원장] ‘배알’과 ‘속알’은 오랜 업신여김과 따돌림 속에서 쥐 죽은 듯이 숨어 지내는 낱말들이다. 그런 가운데서 ‘배알’은 그나마 국어사전에 올라서 목숨을 영영 잃지는 않았다 하겠으나, ‘속알’은 아주 목숨이 끊어졌는지 국어사전에조차 얼씬도 못 하고 있다. 국어사전들에서 풀이하고 있는 ‘속알’의 뜻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알맹이. (평북) 2) 단단한 껍데기가 있는 열매의 속알맹이 부분. 3) ‘알맹이’의 방언. (평북) 이런 풀이는 여기서 이야기하려는 ‘속알’의 뜻과 사뭇 다른 엉뚱한 풀이들이다. 국어사전에 올라 있다는 ‘배알’은 풀이가 또 이렇다. 1) ① 동물의 창자. ② ‘사람의 창자’의 낮은말. ③ ‘부아’의 낮은말. ④ ‘속마음’의 낮은말. ⑤ ‘배짱’의 낮은말. 2) ‘밸’을 속되게 이르는 말. 3) ① ‘창자’를 비속하게 이르는 말. ② ‘속마음’을 낮잡아 이르는 말. ③ ‘배짱’을 낮잡아 이르는 말. ‘동물의 창자’라는 것 말고는 모조리 ‘낮은말’이니 ‘속되게 이르는 말’이니 ‘비속하게 이르는 말’이니 ‘낮잡아 이르는 말’이니 해 놓았다. ‘배알’은 제 뜻을 지니지도 못하고 겨우 다른 말을 낮추어 쓰는
- 김수업 전 우리말대학원장
- 2024-05-03 10: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