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학이 내려온 게 아닙니다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우리나라 전통 악기 중에 거문고갸 있다. 거문고는 이웃나라들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우리나라 고유의 현악기이다. 명주실을 꼬아 만든 여섯 개의 줄을 ‘술대’로 치거나 뜯어 연주하며, 괘(棵, frets)를 짚어 음높이를 조절하고, 왼손으로 농현(弄絃)한다. 흔히 ‘백악지장’(百樂之丈)이라고 하니 곧 모든 악기의 으뜸이란 뜻이다. 우리는 이 악기가 고구려 왕산악이 만들었고 연주를 할 때에 하늘에서 검은 학이 날아와 춤을 추었다고 배웠다. 김부식이 쓴 《삼국사기》의 기록을 근거로 해서였다. “처음에 진(晉)나라 사람이 칠현금을 고구려에 보냈다. 고구려 사람들이 비록 그것이 악기인 줄은 알았으나, 그 음률과 연주법을 알지 못하여 나라 사람들 중에 그 음률을 알아서 연주할 수 있는 자를 구하여 후한 상을 주겠다고 하였다. 이때 둘째 재상인 왕산악(王山岳)이 칠현금의 원형을 그대로 두고 만드는 방법을 약간 고쳐서 이를 다시 만들었다. 동시에 1백여 곡을 지어 그것을 연주하였다. 이때 검은 학이 와서 춤을 추었다고 하여 현학금(玄鶴琴)이라고 부르게 되었으며, 훗날 현금이라고만 불렀다.” ... 《삼국사기》 제32권 잡지 제1(三國史記
- 이동식 인문탐험가
- 2024-10-30 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