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하나 오늘 토박이말]오리구름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파란 하늘을 올려다보다가, 누군가 하얀 종이를 길게 찢어 흩뿌려 놓은 듯하거나, 가느다란 실오라기가 하늘 한구석에 조용히 풀려 있는 모습을 보신 적 있으신가요? 꽉 찬 뭉게구름이나 무거운 비구름과는 달리, 아주 여리고 가늘어서 꼼꼼하게 보아야 그 아름다움이 보이는 구름. 오늘 우리가 함께 나눌 토박이말은 하늘이 빚은 고운 자국, '오리구름'입니다. '오리구름'이라는 이름을 보시고 물에 떠다니는 새 '오리'를 떠올리셨나요? 하하, 재미있게도 이 구름은 '오리'와는 아무런 사이가 없답니다. 말집(사전)에서는 이 구름을 이렇게 풀이하고 있습니다. 실낱같이 가늘게 퍼진 구름 《표준국어대사전》 아쉽게도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는 올림말(표제어)로 실려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저녁놀'이라는 낱말의 보기 글에서 이 '오리구름'이 쓰인 모습을 찾을 수 있지요. 맑게 갠 하늘에 오리구름이 위로 뻗치고 저녁놀이 붉게 타고 있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 이 보기월을 읽으니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지지 않으신가요? 맑은 하늘, 위로 솟구치듯 뻗어 나가는 가느다란 구름 조각들, 그리고 그 위로 붉게 번지는 노을... '오리구름'이 있어 저녁놀이 더욱 애틋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