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일어나는 까닭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인류의 시원부터 폭력은 늘 존재해 왔습니다. 그 원시적인 폭력이 집단화되고 거대화될 때, 우리는 그것을 전쟁이라 부릅니다. 구석기 시대의 폭력은 전쟁이라기보다 생존을 위한 처절한 충돌이었습니다. 인구 밀도가 낮아 마주칠 일조차 드물었으나, 기후 변화로 사냥감이 줄거나 안락한 동굴을 지켜야 할 때면 인간은 생존을 걸고 사투를 벌여야 했습니다. 인류가 농경을 시작하고 정착하면서 전쟁은 비로소 조직화합니다. 정착은 곧 소유의 탄생을 의미했습니다. 비축된 식량과 비옥한 토지는 타 집단에게 매력적인 약탈 대상이 되었고, 신석기 유적에서 발견되는 깊은 해자와 단단한 성벽은 당시 외부의 침략이 얼마나 일상적이고 위협적이었는지를 증명하는 서글픈 흉터입니다. 석기시대 후기로 갈수록 전쟁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수단을 넘어, 명예와 복수, 그리고 상징으로 대변되는 종교와 이데올로기의 영역으로 진입합니다. "조상의 원수를 갚아야 한다."라거나 "우리의 신이 이 땅을 허락했다"라는 명분은 전쟁을 정당화하는 강력한 동력이 되었습니다. 이 때부터 전사 계급이 생겨나고 전문적인 살인 무기가 등장하며, 전쟁은 하나의 견고한 사회적 구조로 자리 잡게 됩니다
- 정운복 칼럼니스트
- 2026-04-29 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