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하지만 오만하지 않은 것이 ‘중용’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황희 정승의 일화입니다. 하루는 두 여종이 상대방이 잘못했다며 서로 다투는 것을 보고 두 여종을 불러 자초지종을 물은 후 한 여종에게 '네 말이 옳다' 하였습니다. 그러자 다른 여종이 억울함을 호소하자 역시 '네 말도 옳다'라고 하였습니다. 이 말을 들은 부인이 '이 사람의 말도 옳고 저 사람의 말도 옳다니 줏대가 없으신 거 아니요?' 황희 정승은 '당신의 말도 옳소'라고 하였다고 합니다. 모든 편의 손을 들어주어 누구하고도 적을 만들지 않았던 것이지요. 썩은 과일을 계속 도려내다 보면 먹을 것이 남지 않고, 미운 사람을 다 걸러내고 나면 쓸 사람이 남아있지 않습니다. 그러니 적당히 하는 것이 참으로 중요합니다. 그것을 한문으로 표현하면 중용(中庸)입니다. 쉬운 한자로 다시 표기하면 中用인 것이지요. 즉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는 알맞은 상태를 나타냅니다. 남에게 베푸는 말과 행동이 부족하면 상대는 원망하게 되고, 남에게 베푸는 말과 행동이 지나치면 상대는 부담스러워합니다. 그 과(過)와 불급(不及)의 중간이 중용인 셈이지요. 그렇다고 남의 눈치만 보며 남의 기분을 맞춰줘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중용은 사람에 따라 삶의
- 정운복 칼럼니스트
- 2023-12-02 11: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