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주말 내내 장맛비가 내린다더니, 비는 온데간데 없고 오뉴월 햇볕이 쨍쨍 내리쬔다. 이 무더위를 씻어줄 만한 것으로 '폭포' 만한 것도 없으리라. 대관절 저 높은 곳 어디에 이리도 굵고 우렁찬 물줄기를 내려보낼 수 있는 웅덩이가 있는 것일까? 폭포 앞에 서면 어렸을때 보고 느꼈던 의문이 새삼 떠오른다. 시원(始原)을 알 수 없는 정방폭포의 이름은 조선시대는 물론이고 일제강점기 글에도 자주 등장한다. 아래글은 1930년 8월 1일 잡지 별건곤에 실린 내용이다. 원문 그대로 옮겨본다. "남으로 남으로 바다를 헤염처서 나가면 혼자 똑 떠러저 나안즌 제주도! 황금빗 橘이 듸례듸례 열리고 오리떼 모양으로 물 속에서 둥둥 떠도라 다니며 문어 전복을 따는 해녀의 무리가 덕실덕실하고 홍홍거리며 도라다니는 말망아지가 만흔 줄을 이믜 드른지 오래지만 이런 셤 속에 무슨 폭포가 잇스랴고 해서는 셤 속에 무슨 산이 잇스랴고 하는 것이나 맛참가지의 말이다. 한라산 가튼 놉흔 산이 이 제주도에 잇다하면 한라산 속에 이런 폭포가 잇다는 것도 미더둠직한 일이요. 正총 山속에 이 폭포가 정말 잇서 제주10勝중에 하나를 치게된 것으로 보아 한 번 구경할 것임을 말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漢挐山以下 한라산에서 아래로 흘러 松盤奇古節 도사린 소나무는 빼어난 옛날의 절개로 南北正方淵 북에서 남으로 흐르는 정방연 巖謝倒流川 바위에서 물러나 흐르는 시내에 넘어질 듯하네 碧海蒼天外 파란 바다는 푸른 하늘 밖에 있고 夕照浮雲擁 저녁노을은 떠도는 구름에 에워졌는데 青山白雪邊 푸른 산은 흰 눈 가장자리에 있네. 西歸昨夜煙 서귀진은 어젯밤 안개에 쌓여있구나 이 시조는 1702년 제주목사 겸 병마수군절제사로 부임한 이형상(李衡祥, 1653~1733) 목사가 쓴 정방연(正方淵)」이란 한시입니다. 이형상은 제주에 목사로 부임하여 곳곳을 돌아보고 남긴 중요한 순간들을 1703년 화공(畫工) 김남길(金南吉)에게 그리게 하여 보물 <탐라순력도(耽羅巡歷圖)>란 화첩을 남겼습니다(국립제주박물관 소장). 이 <탐라순력도>에는 정방탐승(正方探勝) 그림 말고도 귤림풍악(橘林風樂), 우도점마(牛島點馬), 제주조점(濟州操點), 건포배은(巾浦拜恩) 등 곳곳을 돌아보는 그림 28쪽 포함 모두 43쪽으로 구성되었지요. 이 가운데 이 ‘정방탐승(正方探勝)’은 서귀진(西)으로 가던 이형상 목사가 정방폭포에 잠시 들러 경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