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옥호정도(玉壺亭圖)>는 순조(純祖, 재위 1800~1834)의 장인이자 안동 김씨 세도정치의 서막을 연 김조순(金祖淳, 1765~1832)의 별장인 옥호정(玉壺亭)을 그린 그림입니다. 네 장의 도련지(擣鍊紙, 다듬이질을 하여 반드럽게 한 종이)를 붙인 세로 150.3cm, 가로 193.0cm의 큰 크기로 꾸미지 않은 옛 형태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옥호정은 삼청동 9길(삼청동 133번지)에 있었는데, 그림 뒷면에 한글로 ‘삼쳥동’이라는 붓글씨가 쓰여 있습니다. 지금 옥호정 건물은 모두 사라지고, 그 터에 표석만 남아 있어 그림의 값어치가 더욱 소중합니다. 이 그림을 간직한 역사학자 이병도(李丙燾, 1896~1989)는 1960년 《서지(書誌)》를 통해 그림의 값어치를 세상에 알렸습니다. 이후 우리나라 초대 농학자이자 서울대 명예교수로 전통 조경에 큰 관심이 있었던 아들 이춘녕(李春寧, 1917~2016)에게 그림이 전해집니다. 2017년 이춘녕의 아들인 전 서울대학교 총장 이장무와 전 국립중앙박물관장 이건무 등 유족은 부친의 뜻을 받들어 이 그림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습니다. 삼청(三淸)과 함께 한 계산풍류(溪山風流)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연속되는 10폭 화면에 풍성하게 핀 모란꽃과 색색의 괴석이 가득 그려져 있습니다. 장황(粧潢, 비단이나 두꺼운 종이로 서책이나 서화첩을 꾸며 만듦)으로 나뉘지 않은 연폭(連幅) 바탕에 그려져 자연스러운 구도를 만들어 냈습니다. 영원히 펼쳐질 것 같은 모란꽃밭은 모란의 상징인 풍요 그 자체를 보여줍니다. 병풍을 그린 사람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규모와 화려한 채색, 그림 솜씨 등으로 보아 왕실에서 사용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풍요로움과 고귀함의 상징, 모란 모란은 꽃이 크고 색이 화려해서 동양에서는 고대부터 '꽃 중의 왕[花王]', ‘부귀화’ 등으로 불렸습니다. 원산지는 중국 쓰촨성[四川省]과 윈난성[雲南省] 지방인데, 중국 진한(秦漢)시대 이전부터 약재로 재배되었고, 당대(唐代)에는 중국을 대표하는 꽃이 되었습니다. 꽃의 크기는 15~ 20cm 정도로 유난히 크며, 5월을 전후하여 꽃이 핍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선덕여왕과 모란꽃 이야기가 유명하며, 설총(薛聰, 7세기 말~ 8세기 전반 활동)의 「화왕계(花王戒)」가 《삼국사기(三國史記)》에 전합니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임금이 모란을 감상하거나 모란꽃 피는 것을 길조로 여기는 내용이 많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