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 법당 첫 한글 현판, 봉선사 ‘큰법당’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현판은 참 매력적인 소재다. 건축물의 이름을 써 놓는 현판에는 건축물의 주인이나 당대 사람들이 지향했던 이상향과 가치관이 응축되어 있다. 그들이 지향한 정신세계를 엿볼 수 있는 창도 되거니와, 글씨도 훌륭하여 예술 작품으로도 손색이 없다. 한문학 전공자인 박진형이 쓴 이 책, 《멈추면 보이는 한 줄의 역사, 현판》은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현판 15개를 역사적 이야기를 곁들여 풀어낸 책이다. 지은이가 전국을 돌아다니며 이야기를 모으고, 한문으로 된 많은 문헌을 해석하여 풍부한 설명을 곁들였다. 책에 소개된 현판은 서원에 임금이 써서 내린 어필 현판부터 한옥으로 된 성당에 걸린 현판, 송시열과 같은 대학자가 쓴 현판, 종갓집에 걸린 현판 등 종류가 무척 다양하다. 그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현판 두 개는 순천 선암사에 걸린 ‘대복전(大福田)’ 현판과 남양주 봉선사에 있는 대웅전 첫 한글 현판, ‘큰법당’이다. 전남 순천의 선암사에 있는 ‘대복전(大福田)’ 현판은 순조가 직접 쓴 것이다. 순조의 탄생은 무척 특별했다. 정조가 문효세자를 병으로 잃고 후사를 근심하다가, 특별히 절에 세자 탄생 기도를 부탁해 천신만고 끝에 얻은 아들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