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토박이말의 속뜻 - ‘파랗다’와 ‘푸르다’
[우리문화신문=김수업 전 우리말대학원장] · 파랗다 : 맑은 가을 하늘이나 깊은 바다, 새싹과 같이 밝고 선명하게 푸르다. · 푸르다 : 맑은 가을 하늘이나 깊은 바다, 풀의 빛깔과 같이 밝고 선명하다. - 《표준국어대사전》 ‘파랗다’와 ‘푸르다’가 헷갈린 지는 이미 오래되었다.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1924년에 나온 윤극영의 노래 <반달>은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엔” 하고 나간다. 이때 벌써 하늘을 ‘푸르다’라고 했다는 소리다. 그래서 《표준국어대사전》도 ‘파랗다’를 곧장 ‘푸르다’라고 풀이한 것이다. 또 ‘푸르다’는 ‘파랗다’를 풀이한 그 소리를 거의 그대로 옮겨 놓고 있음을 알겠다. 그러나 ‘파랗다’의 풀이에서는 ‘맑은 가을 하늘’까지만 맞다. 바다도 ‘깊은 바다’는 아니고 얕은 바다라야 ‘파랗다’라고 할 수 있다. 깊은 바다라면 ‘새파랗다’ 아니면 ‘시퍼렇다’라고 해야 한다. ‘푸르다’의 풀이에서는 ‘풀의 빛깔과 같이’만 맞다. 그래서 ‘파랗다’의 풀이에 ‘새싹과 같이’는 ‘푸르다’ 쪽으로 옮겨 써야 하고, 마찬가지로 ‘푸르다’의 풀이에 쓰인 ‘맑은 가을 하늘이나 깊은 바다’는 ‘파랗다’ 쪽에서만 써야 마땅한 것이다. 알다시피 길
- 김수업 전 우리말대학원장
- 2024-10-25 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