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자수(刺繡)’란 옷감ㆍ헝겊ㆍ가죽 같은 바탕에 여러 가지 색실로 무늬를 수놓아 장식하는 공예미술입니다. 남북국시대(통일신라)에는 옷은 물론 가마나 말안장, 일상용품까지 자수로 꾸몄는데 조선시대수는 실물 중심으로 병풍, 옷, 생활, 불교 자수들이 있었지요. 우리나라 전통자수에 표현된 것은 주로 현세의 복을 비손하고 있는 것으로 자수의 기법으로는 자릿수, 자련수, 이음수, 징검수, 매듭수 따위가 있습니다. 이 가운데 자릿수는 우리나라의 전통자수에서만 보이는 독창적인 기법으로. 돗자리의 표면처럼 촘촘하게 엮은 모양으로 수놓는 것입니다. 또 자련수는 땀새가 장단으로 교차하게 수놓는 기법으로 색조의 변화와 옮김에 따라 무늬를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데 편리한 기법으로, 꽃송이나 나뭇잎의 묘사에 잘 응용되었지요. 그리고 매듭수는 각종 꽃의 술이나 석류 등 작은 씨앗을 표현할 때 비교적 굵은 실을 사용하여 매듭진 실밥을 짧게 하여 수면에 밀착되도록 했습니다. 지난 10월 20일 KBS ‘진품명품’ 프로그램에 나온 가로길이 약 4미터나 되는 ‘자수화조도10폭병풍’은 등장만으로도 녹화장을 압도했습니다. 비단에 색색의 실로 수놓은 꽃과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연속되는 10폭 화면에 풍성하게 핀 모란꽃과 색색의 괴석이 가득 그려져 있습니다. 장황(粧潢, 비단이나 두꺼운 종이로 서책이나 서화첩을 꾸며 만듦)으로 나뉘지 않은 연폭(連幅) 바탕에 그려져 자연스러운 구도를 만들어 냈습니다. 영원히 펼쳐질 것 같은 모란꽃밭은 모란의 상징인 풍요 그 자체를 보여줍니다. 병풍을 그린 사람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규모와 화려한 채색, 그림 솜씨 등으로 보아 왕실에서 사용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풍요로움과 고귀함의 상징, 모란 모란은 꽃이 크고 색이 화려해서 동양에서는 고대부터 '꽃 중의 왕[花王]', ‘부귀화’ 등으로 불렸습니다. 원산지는 중국 쓰촨성[四川省]과 윈난성[雲南省] 지방인데, 중국 진한(秦漢)시대 이전부터 약재로 재배되었고, 당대(唐代)에는 중국을 대표하는 꽃이 되었습니다. 꽃의 크기는 15~ 20cm 정도로 유난히 크며, 5월을 전후하여 꽃이 핍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선덕여왕과 모란꽃 이야기가 유명하며, 설총(薛聰, 7세기 말~ 8세기 전반 활동)의 「화왕계(花王戒)」가 《삼국사기(三國史記)》에 전합니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임금이 모란을 감상하거나 모란꽃 피는 것을 길조로 여기는 내용이 많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