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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한국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투미하다
[뜻] 어리석고 깨우침이 느리고 재주가 무디다.
[보기월] 하지만 이런 말을 처음 듣는 분들은 오히려 말하는 저를 투미한 사람으로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람틀을 돌려 놓고 잠이 들었다가 새벽에 추워서 끄고 잤습니다. 문을 닫으니 또 더워서 문을 열어야 했습니다. 새벽에 잠을 깨긴 했지만 "잘 잤다."는 말과 함께 아침 일찍 기분 좋게 눈을 떴습니다.
 
  밥을 챙겨 먹은 뒤 채비를 해서 집을 나설 때 같은 모임 갈침이한테서 벌써 사천 도서관에 와 있다는 기별을 받았습니다. 할 일이 많아 바쁜데도 토박이말바라기 일에 마음을 쓰고 빠짐없이 나와 주는 분이랍니다. 그래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아이들과 '말은 힘이 세다'는 벼름소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했습니다. 우리 어른들을 닮아 아이들도 우리말과 글에 그리 마음을 쓰지 않고 살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깜짝 놀라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일흔 해가 되도록 우리말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발끈하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제대로 알려 주고 고를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까닭을 새삼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이제 남은 사흘 동안 토박이말 놀배움과 함께 재미있게 놀면서 토박이말 맛에 빠지는 일만 남았습니다.^^

  뒷낮에는 서둘러 낮밥을 먹고 창원으로 달려가 마흔 분이 넘는 갈침이 여러분들을 만났습니다. 귀를 쫑긋 세우고 눈을 크게 뜨고 제 이야기를 들어 주시는 분들도 있었고, 졸음에 겨워 머리를 흔드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좀 더 귀담아들어 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말을 처음 듣는 분들은 오히려 말하는 저를 투미한 사람으로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너무 멀리 와 있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말이지요. 

  제가 만남 끝자락에 갈침이들께 드린 말씀처럼 다음에 또 만날 일이 있을 것이고 그때는 제 말이 눈과 귀에 익어서 반갑게 들릴 수 있을 것입니다. 

  '티미하다' 또는 '트미하다'가 낯이 익은 분들이 많을 텐데 '투미하다'가 대중말(표준어)이고 아래와 같은 보기들이 있습니다. 

-솜씨가 투미하여 밥상이 보잘것없으나 많이 드세요.(고려대 한국어대사전)
-그는 남들이 말을 붙여 보아도 돌미륵같이 투미해서 답답하기 짝이 없다.(표준국어대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