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신문 = 최미현 기자] 1945년 8월 18일 여의도공항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광복 70주년을 맞아 김구, 장준하, 윤경빈 등 독립운동가들이 상하이에서 귀국할 때 탑승한 C-47기와 같은 비행기가 여의도공원에 전시된다.
이번에 여의도공원에 전시되는 C-47 항공기는 1945년 11월 23일 상해 임시정부 15명이 탑승하여 귀국한 비행기와 동일기종으로 대한민국 공군이 최초로 보유한 수송기이기도 하다고 시는 설명했다.
임시정부 요인 15명이 환국한 1945년 11월 23일. 이보다 석 달 앞선 8월 18일엔 대한민국 광복군 정진대 이범석, 김준엽, 노능서, 장준하 선생 등이 C-46기를 타고 경성비행장(여의도공항)에 도착했다.
서울시는 비행기가 내렸던 이곳 여의도 활주로에 70년 만에 비행기를 세우고 그 기록을 남기기 위해 이번 ‘70년 동안의 비행’ 전시를 기획하게 됐다고 배경을 밝혔다.
전시를 기획한 서해성 예술감독은 C-47 수송기가 여의도 광장에 내려앉는 건 헌법 전문 첫 줄이 착륙하는 일과 같다고 그 의미를 부여했으며,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민국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헌법 맨 머리에 명문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시 배경을 밝혔다.
C-47를 내려 귀국하는 김구선생
덧붙여, 임시정부의 활동이 망명지 중국일 수밖에 없어 정작 우리나라에는 임정의 기념공간이나 기념물을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기에, C-47수송기를 전시/탑승하는 일은 광복 70주년을 맞아 비행기를 통해 생동하는 임시정부와 광복군을 만나는 일이라고 설명했으며 “70년 동안 기다려온 임시정부와 광복군이 오늘, 여기로 날아왔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C-47 수송기는 독립 운동가들이 귀국 시 탑승했을 뿐만 아니라, 1950년에는 대통령 전용기로서 활약했으며, 보급품 수송, 환자공수 임무를 수행했다.
더불어, 1950년에는 미 공군 C-54 수송기들과 함께 제주도로 전쟁고아 1천여 명을 수송하는 ‘전쟁고아 수송작전(Operation Kiddy Car)’을 수행하는 등 우리의 아픈 역사와 함께한 바 있다.
한편, 18일 오후 3시에는 제 1945년에 C-47기에 탑승했던 윤경빈 선생(96세)과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공군관계자들이 참석해 70년 만에 다시 비행기를 탑승하는 특별행사가 펼쳐진다.
윤경빈 선생은 충칭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김구 선생의 경호를 맡는 등의 한국 광복군 활동을 한 바 있으며, 함께 독립운동을 했던 장준하 선생의 장남 장호권씨(66세)도 참석하여 자리를 빛내 줄 예정이다.
서울시는 수송기 내부는 상하이에서 서울로 오는듯한 체험 영상 스크린으로 꾸몄으며, C-47기를 둘러싼 역사적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체험공간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2018년까지 3년간 진행된다.
남원준 서울시 복지본부장은 “이번에 전시되는 C-47기 비행기는 광복을 맞은 독립운동가들의 감격스러운 순간을 비롯해 아픈 역사도 함께 해서 의미가 있는 비행기다” 라고 소개했으며 “여의도 공원의 또하나의 명물이 되길 바란다” 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