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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덕여왕 닮은 박근혜와 정도전 닮은 최순실

역사를 논하면서 자신의 이익만을 탐하다

[우리문화신문=심순기 기자]  대한민국에도 개혁이란 것이 있을 수 있을까? 수많은 사람이 개혁을 부르짖고, 우리 민족이 잘 살아야 한다며 외치지만 현실적으로 이루어진 적이 없다. 매우 부정적이고 비극적인 일이다. 혹자는 역사 속에서 수많은 개혁이 이루어졌고, 긍정적인 측면도 강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단편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그러한 주장이 올바를 수도 있지만 우리 민족의 1만년 스펙트럼 속에서 살펴보자면 우리 민족을 위하는 개혁은 실패한 것이 전부다.

 

역삼각형 한국사권력집단이 역사왜곡 주범

 

대부분의 개혁은 일부 지역을 위주로 그 지역 인사들이 자신들의 권력과 재력을 유지하기 위한 편법적 개혁이었다. 그로 인해 연암 박지원선생은 우리 민족의 영토는 싸우지도 않고 스스로 줄어들었다.”고 한탄했다.

 

현재의 대한민국은 거꾸로 된 역삼각형 형태의 역사를 써 오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거대하고 찬란한 역사에서 작고 슬프고 창피한 역사로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발전이 아닌 퇴보의 길을 걷는 것이다.

 

4350년의 새해가 밝았다. 수탉의 고요를 깨는 함성은 새 시대의 희망이기를 바라는 마음은 전 국민이 같을 것이다. 이제 대한민국의 역사가 바로 쓰일 때가 됐다. 박근혜의 국정교과서 주장은 올바른 면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자신 아비의 잘못된 행적을 덮고, 이승만 등 반민족자들의 그릇된 행태를, 찬양하는 등의 잘못된 역사관으로 점철된, 국정교과서는 차라리 없는 것만도 못하다.

 

국정교과서는 민족적 시각에서 역사와 문화를 해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토론하고 토론하여 쓰여야 한다. 이후 새로운 시각이 등장하고 또 다른 유물이 등장하는 등 역사에 영향을 줄만한 사건들이 발생한다면 이들을 반영할 만큼 유동적이어야 한다. 역사는 매우 다양한 영역에 걸쳐 존재하는 종합학문이어서 쉽게 예단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한민족의 입장에서 한민족의 역사를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에 대해서는 수많은 토론을 걸쳐 결정되어야 할 일이다.

 

국민이 파면한 박근혜, 살려면 반성하라

 

아직도 그 끝을 알 수 없는 미로게임으로 진행되는 박근혜의 국정농단 사건은 해결이 쉽지 않아 보인다. 물론 가장 간단한 것은 헌법재판관 9명이 130일쯤에 결론을 내리는 것이다. 박근혜가 임명한 3명의 재판관은 분명 탄핵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펼 것이다. 박근혜와 그 일당들이 그 3명을 믿고 지금 버티기 싸움을 벌이고 있다. 3월 중순이 되면 탄핵은 물 건너 갈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박근혜와 그 일당들은 다시 힘을 얻고 권력 앞에 국정농단 세력들 역시 작은 형량을 받거나 무죄를 받을 가능성도 높다. 지금까지 보여준 한국 사법당국의 모습은 정의와 진실이 아니라 권력의 시녀였다. 하지만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다. 박근혜의 권력은 아무리 연장해 봐도 4351224일까지이고, 올해 말인 1219일 새로운 권력체제가 탄생하면 그대로 끝이다.

 

새로운 정권 아래서 수사와 단죄는 더 가혹할 것이다. 박근혜와 그 일당들이 조금이라도 가볍게 처벌받을 방법은 현재 자신들이 임명해 놓은 시녀들을 통해 단죄를 받는 방법이다.

 

김춘추를 위한 진덕여왕최순실을 위한 박근혜


 

역사 속에서 국정을 농단한 세력들의 말로는 비극적이었다. 절대로 왕이 될 수 없을 것 같았던 김춘추는 진덕여왕 이후에 왕위에 올랐다. 선덕여왕을 비담의 난을 통해 제거하고 박근혜와 같은 진덕여왕을 왕위에 앉힌 결과다. 성골의 맥을 끊고 석씨나 박씨에서는 왕을 찾지도 않고 김춘추는 더 이상 성골이 없다란 이유와 당시 가장 강한 무력을 지닌 김유신의 강력한 지지를 바탕으로 왕이 되었다.

 

진덕여왕은 살해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자신을 왕으로 앉힌 김춘추가 시키는 대로 한민족사에서 가장 창피한 치당태평송을 지어 당태종에게 바친 부끄러운 역사를 쓴 뒤였다. 그러나 김춘추는 왕위에 오른 뒤 당나라를 끌어들여 삼한(진한 마한 변한)을 통합하고, 고구려 역사를 끝냈다. 자신을 위해 어떤 짓이든 하는 것은 최순실과 같지만 권력을 창출하고 이었다는 것은 전혀 다른 점이다.

 

최순실과 흡사한 인물이 바로 정도전이다. 고려 정부로부터 핍박을 받은 정도전에 견주어 최순실은 온실 속 화초였다. 전두환 정권으로부터 아무런 제재도 없이 온갖 특혜만 받았다. 물론 이 시기 최태민 등 최순실 일가는 자신들의 재산을 사유화 하는 데 공을 들였을 뿐 권력에 도전하지 않았다.

 

정수장학회(육영재단MBC영남대학교영남일보 등으로 구성된 장학회)에서 온갖 부정으로 재산을 빼돌린 뒤 이들은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만드는 기획에 돌입했다. 정도전이 이성계를 왕으로 만들겠다며 함흥에서 이성계를 만나는 모습과 흡사하다.

 

자신들만을 위한 정도전과 최순실운명은 비극결말

 

정도전은 이성계가 아니면 죽음만이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최순실 일가는 자신들의 더 큰 영화를 위해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나선 것이다.

 

정도전은 이성계의 추천으로 드디어 고려 조정에 발을 내딛는다. 그리고 당시 고려의 가장 큰 핵심사업인 요동정벌을 말도 안 되는 4불가론(핵심은 소국은 대국을 섬겨야 한다는 사대주의)을 내세워 좌초시킨다. 가장 강력한 최영을 역적으로 몰아 살해한 뒤 연이어 창왕을 앉힌 이색을 탄핵하고, 공양왕은 이미 왕씨 왕조는 우왕에서 끝났다.”는 논리로 폐위 조치한다.

정도전은 이성계가 정말 존경스럽거나 그가 정말 훌륭한 지도자라서 선택한 것이 아니다. 정도전에게 있어 이성계는 무력은 강하나 조금은 모자란 박근혜 같은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정도전이 시키면 시키는 대로 다 할 수밖에 없는 왕을 만들어 놓고 자신이 모든 것을 주무르려 한 것이 바로 정도전이다. 현대의 최순실과 너무나 닮은 모습이다.

 

하지만 정도전은 이성계의 아들 이방원을 생각하지 못했다. 최순실은 안하무인인 자신과 모자란 딸 정유라를 생각하지 못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재산을 빼돌려 독일로 달아나는 것이었다. 하지만 최순실의 계획은 끝내는 실패했다. 박근혜가 임명한 헌재 재판관 3명의 도움으로 박근혜가 잠시 권력을 되찾을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최순실에게까지 도움이 가지는 않을 것이다. 그들이 감춰 놓은 재산 역시 오래 가지 않을 것이다. 세상에 공개할 수 없는 재산을 눈 먼 돈이라고 부른다. 발견하는 사람이 먼저다.

 

정도전은 자신보다 한 발 먼저 움직인 이방원에게 죽임을 당했다. 사대주의 국가를 만들고 자신이 모든 권력을 행세하려 했던 정도전은 왕권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한 이방원에게 처형됐다. 그리고 조선의 건국공신에서 제외된 것은 물론 훗날에도 아무도 그를 종묘에도 불러주지 않았다.

 

민족을 위한 위인은 비록 권력에 죽임을 당하더라도 역사가 평가하고 제자리에 모시고 존경한다. 하지만 정도전은 그렇지 않다. 일부 유학자들이 그를 재평가하려 하지만 민족사적 입장에서 보면 정도전은 그냥 최순실 같은 인물이다.

 

민족을 위한 지도자 탄생해야 정상 역사 쓸 수 있어

 

국정을 농단한 세력들의 말로는 항상 비참하다. 박근혜는 자신이 내세운 공약을 실천하기보다는 역사바로잡기를 내세워 자기 아비의 허물을 덮고 찬양하려 했다. 우리 역사를 비참하게 만들고, 새마을운동을 내세워 전통문화를 없앤 박정희야말로 민족 앞의 대역적이다.

 

박근혜의 역사바로잡기는 박정희의 역사왜곡과도 일치한다. 결국은 박정희 시대의 이어짐이다. 반만년 역사라고 말만 하고 고조선 고구려 발해의 역사는 지우고, 전통문화를 살린다면서 우리의 흥겨운 전통은 없애고, 사상은 미신이라며 없앤 게 박정희다.

 

대한민국 지도자에는 민족의 역사와 전통 사상을 아는 이가 없다. 슬픈 일이다. 수많은 국가의 지도자들이 자국의 역사와 문화를 소중하게 여기지만 한국의 지도자들 머릿속에는 사대주의와 외래사상과 외국에서 수입한 신들만이 가득하다.

 

새로운 지도자는 정권교체도 아니고 정치교체도 아닌 정말로 민족을 위해 일할 수 있는 민족지도자였으면 좋겠다. 정유년의 수탉이 그러한 새 희망의 아침을 열어주기를 바란다.

 

<치당태평송(致唐太平頌)>

대당 (大唐)은 큰 왕업(王業)을 개창하니

높디높은 황제의 포부 빛나도다.

전쟁을 그치니 천하가 안정되고

전 임금 이어받아 문치(文治)를 닦도다.

하늘을 본받음에 기후가 순조롭고

만물을 다스림에 저마다 빛나도다.

지극한 어짊은 해 달과 짝하고

시운(時運)을 어루만져 태평으로 나아가네.

깃발들은 저다지도 번쩍거리며

군악 소리 어찌 그리 우렁찬가!

명을 어기는 자 외방(外方) 오랑캐여

칼날에 엎어져 천벌을 받으리라.

순후한 풍속 곳곳에 퍼지니

원근에서 다투어 상서(祥瑞)를 바치도다.

사철이 옥촉(玉燭)처럼 고르고

해와 달은 만방을 두루 도네.

산악의 정기 어진 재상 내리시고

황제는 신하를 등용하도다.

삼황오제(三皇五帝) 한 덕()을 이루니

길이길이 빛나리 우리 당나라.

 

*** 이 시는 김춘추의 강요로 힘없는 진덕여왕이 당태종에게 지어 바친 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