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충북 충주시 감노로(중앙탑면) 있는 충주고구려비전시관에는 나라 안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고구려 석비인 국보 제205호 충주 고구려비 (忠州 高句麗碑)가 있습니다. 장수왕이 남한강 유역의 여러 성을 공략하여 개척한 뒤에 세운 기념비로 추정되지요. 비는 높이 2.03m 너비 0.55m 가량 되는 두툼한 돌기둥인데, 만주 집안현에 있는 광개토왕비와 매우 닮았습니다.
석비는 돌기둥 모양의 자연석을 이용하여 4면에 모두 글을 새겼는데, 비문은 심하게 닳아 앞면과 왼쪽 측면 일부만 읽을 수 있는 상태입니다. 내용 가운데 처음에 “고려대왕(高麗大王, 고려는 고구려를 뜻함)”이라는 글자가 보이고, “전부대사자(前部大使者)ㆍ제위(諸位)ㆍ사자(使者)” 따위 고구려 관직 이름이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광개토대왕 비문에서와 같이 “고모루성(古牟婁城)”등의 글자가 보이고, “모인삼백(募人三百)ㆍ신라토내(新羅土內)” 같은 고구려가 신라를 불렀던 말들이 쓰여 있어 고구려비임이 분명합니다.
이 고구려비는 고구려 영토의 경계를 표시하는 비로, 백제의 서울인 한성을 함락하고 한반도의 중부지역까지 장악하여 그 영토가 충주지역에까지 확장되었음을 말해주지요. 현재 남아 있는 고구려의 금석(쇠붙이와 돌) 유물은 손꼽을 정도로 적습니다. 따라서 중원 고구려비는 그 존재만으로도 역사적 가치가 매우 크며 우리나라 안에서 발견된 유일한 고구려비로서 국보 제205호로 지정되어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