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웅(1)이 자리 잡은 희고 높은 세봉우리(3)는 1이 3의 세계로 나아감을 뜻한다. 이는 1이 3이 됨을 뜻한다. 고로 삼위태백은 봉우리가 셋(3)이고 몸통은 하나(1)인 산을 뜻하는 것이다. 그 몸통에 있는 신단수 밑이 환웅이 펼칠 신시이고 단군의 나라 조선이다. 그러므로 3이 갖춰진 세계에 1의 뜻은 3으로 귀착함을 뜻한다. 이것은 궁극적으로 3은 3임을 뜻한다. 그리고 1이 3으로 그리고 3이 1로 수렴됨을 말한다.
천부인(天符印) 칼, 거울, 방울 세 개를 주어 지상에 내려가서 다스리게 하는데 이는 천자의 위(位)를 가리키는 것으로써, 하늘이 임금이 될 자에게 주는 세 개의 보인(寶印)이며 시작과 창조 등을 상징한다. 인간사의 곡식, 인명, 질병, 선악 등을 주관할 사람들은 풍백, 우사, 운사 등으로 3인이며 이들은 인간 문명의 창조자를 뜻하는데 이는 창조를 상징한다.
신단수 밑에 터 잡고 신시를 건설할 무리 숫자는 3,000명인데, 여기서의 삼천은 많은 무리 즉 무한, 무진 등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3의 수는 아흔아홉(99)까지 가는데 이는 완전을 뜻한다. 99의 다음 수 백(100)은 완전, 완성, 성립이 되어져 또 다시 새로운 첫 번째로 이어지는 수이다.
숫자 3의 상징성은 한민족 무속의례 곳곳에서 확인된다. 이를테면, 바리공주 서사무가에 등장하는 뼈살이, 살살이, 숨살이 등 인간 존재 삼 요소 또한 이 같은 구조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대전 충청지역 무속의 성주 모시기에서도 동쪽으로 뻗은 대추나무나 감나무를 성주대로 사용하는데 그 길이는 손가락 3마디가 되도록 하여야 한다거나 신에게 제물을 받칠 때 쓰이는 귀물(鬼物)로써의 삼치창 끝 세 가닥이 해 달 별을 상징한다는 것 등이 이와 같은 구조에 의해 성립된 귀물(鬼物)들인 것이다.
무당으로 입무하기 위해 내림굿을 하려면 자신이 태어난 고향 땅의 주산을 포함한 세 곳의 산을 밟으면서 신령께 고하고 허락을 받아야 하는 것이나 굿상 제물 중 부모(조상), 나(본인), 자손(자녀)을 상징하는 산채(山菜) 고사리, 야채(野菜) 도라지, 가채(家菜) 숙주나물 등의 세 가지 음식 또한 이와 같은 삼신상 구조에 의해 확립된 것이다.
황해도 및 평안도 무당들이 사용하는 방울을 아흔아홉상쇠방울 또는 구구(九九)방울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세 개가 최초의 한 묶음이 되어 삼십삼(三十三)개의 묶음이 되도록 하여 모두 아흔아홉(九十九)이 되도록 한다. 곧 숫자 3은 33이 되고 이것이 다시 99가 되며 이는 무당이 신령과 접신할 때 사용하는 아흔아홉의 상쇠방울과 같은 수가 된다.
99의 다음 수는 100으로써 이는 최초의 수 3이 시작되는 수이기도 하다. 따라서 100(백)은 완전, 완성, 성립, 안전을 뜻한다. 아기가 태어나 백일이 되어서야 비로소 완전, 완성으로 간주하여 잔치를 베풀게 되는데 그것이 곧 백일잔치이다. 그 이전까지는 미완성이고 미안전의 불안한 상태라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원하는 바를 성취하기 위해 백일기도를 하여 소망함을 이룬다.
단군신화에서 곰과 호랑이가 사람이 되고 싶어 할 때 환웅이 굴속에 있도록 정한 기간이 백일인 것도 같은 이유에서이다. 백년 묵은 여우가 인간으로 변화될 수 있다는 것 또한 주어진 시간에 능력을 갖추었다는 것을 뜻한다. 이러한 숫자 이면에는 분화법이 관여되어 있다(우실하, 「도교와 민족종교에 보이는 3수 분화의 세계관」, 도교문화연구 24, 2006 129). 즉 숫자 하나는 셋으로 분화되어지고 셋은 또 다시 각각 셋으로 분화되어 9를 이루어 완성수를 갖게 되는 것이다.
이로써 숫자 3의 정체가 시작, 완성, 안정, 조화, 변화, 무한, 무진, 재생, 반복, 완성, 안정, 다양, 영구, 불변, 최대, 맺음, 신성 등을 상징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삼신신앙의 대상은 천(天), 지(地), 인(人)의 삼신(三神)으로써 근본적 원리는 하나가 셋이며 셋은 하나로 귀일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때의 하나는 천상과 지상을 연결하는 매개이며, 이를 통해 인간이 신과 합일되어지므로 결국은 한울[天], 땅[地], 사람[人]이 동일시된다는 원리를 갖는다. 불변, 최대, 맺음, 종합, 신성 등의 상징성을 가진다(강재철, 「3의 법칙 연구」 비교민속학회 13회연구발표대회 1991).
한편, 칠성신앙의 7이 삼신신앙의 3과 수리체계상 연관선상에 있는 것은 다음과 같은 것이다. 앞서 논한바와 같이 3은 완전수 있다. 3이 3으로 3번 되풀이 되는 과정을 통해 99가되고 그것이 완성 단계에 이르게 되면 100이 된다. 이러한 풀이를 달리 말하면 1이 3번째 반복수에 의해 3이 되고, 이 3이 두 번 다시 반복되어 6이 된다. 그리고 다시 이 두 번이 다시 3번에 이르기 위해 또 1번의 반복이 가해지면 7이 된다. 그러므로 7은 곧 3이다. 3은 1로 시작되지만 그 마무리는 7인 것이다. 고로 7은 3과 연관선상에서 풀이되는 것이며 3 또한 7의 반복에 의해 이어지는 수이다.
이것은 결국 도교의 칠성신앙은 한국 무교의 삼신신앙으로부터 기인하였다는 역발상을 해 보는 것에 크게 무리가 가지 않는다. 이로써 도교의 칠성신앙은 초제라고 하는 의례를 통해 발전되어 왔다. 그러나 도교가 고구려 때 유입되기 이전의 한국 칠성신앙은 존재했었고 그것은 삼신신앙에 근거하는 것이다.
이로써 한국에서도 도교가 성행하기 이전에 이미 천체에 대한 믿음이 존재했음을 알 수 있으며 그 흔적들을 무교 전승현장에서 그리고 민간들이 전승해 온 민속현장에서 찾을 수가 있는 것이다. 이와같이 도교의 칠성신앙은 한국 무교의 삼신신앙과 관련되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의 칠성신앙은 도교로부터 전입된 것이 아니라 무교의 삼신신앙의 영향 하에 성립되어 한국 고유의 것으로 자리매김되어 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