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20-흰자질, 삭임, 신물, 샘창자, 핏줄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은 4283해(1950년) 만든 ‘과학공부 4-2’의 20, 21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우리 몸 안에 있는 밥통(위)과 아랑곳한 여러 가지 이름들이 나옵니다.
먼저 28쪽 둘째 줄에 ‘흰자질’이 보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단백질‘이라고 하기 때문에 들어 본 적이 없는 말입니다. 그래도 달걀을 깨어 놓고 ’흰자‘, ’노른자‘라고 하는 것을 떠올리면 그리 낯선 말은 아닐 것입니다.
그 아래 보면 ‘빨아들여서~’, ‘빨려든다’와 같은 말이 보입니다. 이 말은 요즘 배움책에서는 ‘흡수해서~’, ‘흡수한다’와 같이 썼을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우리들에게는 낯설게 느껴지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아래 ‘설탕기’이라는 말도 보입니다. 바로 옆에 나란히 ‘당분’이라고 써 놓았기 때문에 두 낱말이 같은 뜻이라는 것을 알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말모이(사전)에는 없는 말입니다. 그때 ‘당분’을 갈음할 말로 ‘설탕기’라는 말을 썼다는 것을 알게 해 줍니다. 이렇게 조금이라도 쉬운 말을 쓰려고 애를 썼다는 걸 느끼게 해 줍니다.
그 아래 앞서 살펴본 적이 있는 ‘밥줄’, ‘밥통’이 나오는 걸 보니 반가웠습니다. 그 아래 ‘삭임’이라는 말도 보입니다. 오늘날 ‘소화’라는 말에 밀려 쓰지 않는 말이지요. 그 다음에 바로 ‘신 물’이 있는데 이는 ‘위액’을 뜻하는 말입니다.
그 아래 그림에 나오는 ‘샘창자’는 ‘십이지장’을 가리키고, ‘핏줄’은 ‘혈관’과 같은 뜻이라는 것을 잘 아실 것입니다. 샘창자’에 가장 많은 삭임물(소화액)이 모인다고 하니 ‘샘창자’가 왜 ‘샘창자’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는지는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십이지장’이 손가락 열두 개를 모아 놓은 것만 한 크기라서 그런 이름을 얻었다고 하는데 실제는 그 보다 크다고 합니다.
이렇게 몸 안팎에 있는 여러 가지 것들의 이름을 보더라도 어떤 말이 우리말다운 말인지 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앞으로도 쓰며 살아야 할 말이 어떤 것인지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4350해 열달 열여드레 삿날(2017년 10월 18일 수요일) ㅂㄷㅁㅈㄱ.
※이 글은 앞서 경남신문에 실은 글인데 더 많은 분들과 나누려고 다시 싣는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