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날마다=매일, 지라=비장, 삭임물=소화액, 안껍질=내피, 빨려든다=흡수된다, 창자샘=장선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사)토박이말바라기두루빛 이창수]
오늘은 4283해(1950년) 만든 ‘과학공부 4-2’의 22, 23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먼저 22쪽 여섯째 줄에 ‘날마다’가 보입니다. 낯설지는 않지만 흔히 ‘매일’이라는 말을 많이 쓰기 때문에 배움책에서는 그리 보기 쉽지 않은 말이라 저는 반가웠습니다.
그 아래 가장 밑줄에 보면 ‘지라’가 있습니다. ‘비장’을 한자로 나란히 써 놓은 것도 보입니다. 이것은 배우는 아이들보다는 가르치는 어른을 생각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23쪽 둘째 줄에는 ‘삭임물’이 보입니다. 먼저 ‘삭임’이 ‘소화’를 뜻하는 말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삭임물’은 ‘소화액’이라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었습니다. 그 아래 ‘안껍질’이라는 말도 보입니다. 말모이(사전)에는 ‘속껍질’로 나오지만 ‘내피’라고 하지 않았다는 게 오늘날 쓰는 말과 다릅니다. 바로 옆에 ‘빨려든다’도 반가운 말입니다. 아마도 오늘날 책에는 ‘흡수된다’라는 말을 썼을 것입니다. 그 아래 그림에 ‘창자샘’이라는 말도 보입니다. 한자말로는 ‘장선’이라고 한답니다.
밥줄, 밥통, 샘창자, 큰창자, 작은창자, 막창자, 막창자꼬리, 핏줄. 두 쪽에 걸쳐 있는 그림에 앞서 본 적이 있는 이런 말들이 고스란히 들어 있습니다. 배움책이 이와 같이 죽 되어 왔다면 오늘날 우리가 쓰는 말이 오히려 낯설게 느껴지지 않을까요? 어떤 말로 가르치고 배우는 게 우리다운 것인지, 우리 아이들은 앞으로 어떤 말을 더 잘 알고 쓰며 사는 것이 바람직할 것인지를 함께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4350해 열달 스무닷새 삿날(2017년 10월 25일 수요일) ㅂㄷㅁㅈㄱ.
※이 글은 앞서 경남신문에 실은 글인데 더 많은 분들과 나누려고 다시 싣는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