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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탈핵 실크 로드’ 네팔 방문기

공항에서 시내 호텔로 가는 길, 택시비 10 달러

네팔 방문기 (2) 2월2일 금요일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병산은 순례 도중 학문적인 관심이 있는 곳 또는 유명 관광지를 방문하기도 한다. 인도 순례 코스는 룸비니를 거치도록 되어 있지 카트만두는 코스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병산은 카트만두의 힌두교 사원 지역을 방문하고 싶어 했다.

 

그래서 나는 인천에서 카트만두로 가고 병산은 인도에서 카트만두로 와서 시내 호텔에서 24(일요일)에 만나기로 카톡을 이용하여 미리 약속을 해두었다. 대한항공에서는 인천 공항에서 카트만두까지 일주일에 3() 직항기를 운항하고 있었다. 나는 일요일에 병산을 만나기로 약속했으므로 이틀 먼저 금요일에 비행기를 타야 한다. 나는 한 달 전에 인터넷을 이용하여 왕복 항공권 그리고 카트만두 시내에 있는 호텔을 예약해 두었다.

 

금요일 오전에, 작은 가방 하나를 등에 메고 기내에서 휴대할 수 있는 작은 여행 가방 하나를 끌고서 군포에서 공항 가는 리무진 버스를 탔다. 모처럼 혼자 떠나는 여행이어서 웬 지 가슴이 설레이고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이 부풀어 올랐다. 몸은 젊지 않지만 마음은 아직도 청춘인가 보다. 대한항공 여객기는 최근에 개장한 인천공항 제2 터미널에서 오후 130분에 출발하였다.

 

7시간의 비행 끝에 규모가 작은 트리부반 공항에 도착하니 밖에는 어둠이 깔리고 있었다. 네팔은 한국과 3시간 15분의 시차가 있다. 요즘에는 대부분의 나라가 비자 면제 협정에 따라 단기 여행객에 대해서는 입국 비자를 요구하지 않는데, 유독 네팔은 입국 비자를 요구하는 나라 중의 하나이다.

 

나는 이런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기 때문에 한국에서 인터넷을 통하여 비자신청서를 미리 다운받아 사진까지 붙여서 가지고 왔다. 비자 수수료 25불과 비자 신청서를 창구에 제출하니 그 자리에서 쉽게 비자를 발급해 주었다. 5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이어서 입국신고서를 제출하고 환전소에서 미화 100 달러를 네팔 화폐인 루피로 환전했다. 100루피가 원화 1,000원 정도의 환율이었다. 쉽게 말해서, 네팔 루피에 10을 곱하면 우리나라 원이 된다.

 

입국 절차를 끝내고 공항 문을 나오니 밖은 캄캄한 밤이었다. 인터넷에서 네팔 여행기를 검색하여 읽어 보면 공항에서 시내 호텔로 갈 때에 조금 비싸더라도 택시를 이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택시 요금은 미터제가 아니고 흥정을 해야 하는데, 여행기를 읽어 보면 500 루피를 주면 충분하다고 나와 있다. 처음 택시 기사는 10 달러(1000루피)를 불러서 그냥 보냈다.

 

그러나 두 번째 택시 기사 역시 10 달러를 불렀다. 매우 가난해 보이는 택시 기사와 택시비를 깎기 위하여 흥정하기가 좀 그러하고, 또 이미 밤이었기 때문에 우리 돈으로 1만원이면 비싸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탔다. (나중에 알아보니 택시요금 선불제도가 있었다. 공항 매표소에서 700루피를 내고 호텔로 가는 승차권을 사서 택시 승강장으로 나와 녹색으로 칠한 그린 택시를 타면 비용을 300루피 절약할 수 있었다.)

 

밤에 지나가는 카트만두 거리는 소란하고 시끄럽고 먼지가 많이 났다. 밤인데도 사람과 차가 많이 다니는 것을 보면 치안은 잘 유지되고 있는 것 같았다. 택시를 타고 가면서 기사 아저씨와 몇 마디 영어를 해 보니, 나보다도 영어가 서툴러서 대화가 잘 이어지지 않았다. 30분 쯤 지나서 예약한 호텔(Hotel Pleasure Home)에 도착하였다. 호텔은 타말이라고 부르는 번화가에 있었는데 택시 기사가 쉽게 찾을 수 있었다.

 

4층으로 된 작은 호텔은 객실이 31개나 있고 현지 기준으로는 고급 호텔인 것 같았다. 화장실은 반 수세식이었고, 낡은 침대가 두 개 있었다. 방 중앙에 형광등이 있었으나 미세먼지가 많은 서울의 거리처럼 희미했다. 작은 옷장과 작은 책상 등 모두가 낡아 보였다. 낡은 텔레비전에서 네팔 방송이 나왔지만 무슨 말인지 모르기 때문에 재미가 없었다.

 

그래도 호텔에서는 와이파이가 연결 되어 저녁 시간에는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면서 지루하지 않게 시간을 보낼 수가 있었다. 2017년 통계를 보면 네팔의 일인당 국민소득이 647 달러로서 북한의 1073 달러보다도 낮다. 네팔은 최빈국에 속하므로, 네팔의 호텔은 우리나라가 산업화되기 전인 1960년대의 여관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보면 맞을 것이다.

 

지금이 2월이니까 한국의 날씨는 추운 겨울이다. 내가 사는 강원도 평창에는 지난 1월에 영하 26도의 매섭게 추운 날씨가 며칠씩 계속되기도 했다. 서울도 영하 10도가 넘는 추운 날씨가 계속되었다. 카트만두는 위도가 27도이니 서울의 위도 37도와 비교하면 10도나 남쪽에 있다고 볼 수 있다. 2월의 네팔의 기후를 보면 북쪽 산악 지방은 춥고 남쪽 평원 지방은 따뜻하다.

 

카트만두는 다섯 개의 높은 산으로 둘러싸인 넓은 분지로서 해발고도는 1,300m나 된다. 카트만두는 고지대에 있지만 분지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견주어 겨울에는 덜 춥고 여름에는 덜 더워서 지내기가 수월하다고 한다. 오늘 카트만두의 기온은 5도 정도인데도 바람이 없어서 그렇게 춥게 느껴지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