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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부여 때부터 흰옷 입기를 즐겼던 우리 겨레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102]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중국 진나라 학자 진수가 펴낸 역사서인 《삼국지(三國志)》 ‘부여’ 전기에 “나라 안에 있을 때에는 흰옷을 좋아한다. 흰옷에 큰 소매가 달린 두루마기와 바지를 입고, 가죽신을 신는다.”라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우리 겨레는 오랜 옛날부터 흰옷을 즐겨 입었습니다. 그러나 흰옷은 더러워지기 쉬워 오래 입기 어려울 뿐더러 동쪽 나라여서 푸른빛 옷을 입자고 하여 조선시대 내내 여러 차례 복색을 바꾸려는 시도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래 《정조실록》 17년(1793) 10월 20일 치의 내용처럼 그런 시도는 먹혀들지 않았습니다. “좌의정 김이소 등에게 지시하기를, “창의(氅衣, 조선시대 벼슬아치가 평상시 입던 옷)를 푸른색으로 하자는 것과 소매가 넓은 폐단에 대해 영의정이 초기(草記, 간략히 왕에게 아뢰는 문서)에 붙여 보고한 일이 있었는데, 내가 생각하기에 대체로 창의 문제는 위에서 지시할 일이 아니라고 본다. 만일 법령으로 정했다가 지키지 않아 그 효과를 보지 못한다면 차라리 법령을 만들지 않는 편이 나을 것이다.”

 

 

그래서 벼슬아치들은 푸른색과 흰색 두 벌을 갖추어서 관청에 갈 때는 푸른색을 입고 집에 있을 때는 흰색을 입기도 했다고 합니다. 심지어 일제강점기 일제가 장터 들머리에서 먹물을 뿌려 흰옷을 입지 못하게 했지만 이도 성공하지 못했지요. 우리 겨레가 사랑했던 흰옷은 흰빛이라기보다는 염색하지 않은 소색(素色)이었을 것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곧 우리 겨레가 흰옷을 즐겨 입었던 것은 염색하여 화려하게 입기 보다는 소탈함을 좋아했던 것인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