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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범 교수의 우리음악 이야기

제16회 홍주 전국 국악경연대회를 보고

[서한범 교수의 우리음악 이야기 487]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까지 <도살풀이춤>의 예능보유자였던 김숙자 명무와 수제자, 최윤희(본명, 최영순)에 관한 이야기를 하였다. 최윤희는 10대에 김숙자 문하에 들어가 5년여 전통춤의 기본 동작과 춤사위, 발 디딤새, 호흡, 등을 착실하게 배웠다는 이야기, <도살풀이춤>이란 <도당굿 살풀이춤>을 줄인 말로 흉살이나 재난을 없애 마음을 편안케 하고, 생명을 보존하여 행복을 맞이한다는 종교적 소원에서 비롯된 춤이라는 이야기, 최윤희는 전주대사습 <장원>, 진주 <개천예술제> 대통령상 수상, <전남도립국악단> 안무자, 대전 연구소 활동, 「홍성군립무용단」 창단을 비롯하여, <동국대 사회교육원>, <불교방송국> 등에서 『도살풀이춤』 강좌를 개설해 왔다는 이야기를 했다.

 

또 개인발표회(2004, 2)에 이매방 명인이 특별출연하여 혼(魂)과 맥(脈)이 담긴 최고의 춤을 이어받았다고 극찬하였다는 이야기, <입춤>은 즉흥성의 멋과 흥을 위주로 하는 춤이라는 이야기, 기억에 남는 공연으로는 미국 샌디에고에서 열린 세계평화기원 대법회에서 <도살풀이춤>을 선보여 미국의 대통령상을 받은 공연과 러시아 공연이었다는 이야기, 그는 스스로“마음가짐 바로 하고 오직 춤만을 생각해야 한다”라는 좌우명으로 고향 땅, 홍성을 한국 춤의 중심으로 만들겠다는 열정에 가득 차 있다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그렇다. 최윤희 명인이 고향땅을 국악과 춤의 중심으로 만들기 위해 오늘도 땀을 흘리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 대표적인 활동의 하나가 바로 최윤희 명인이 이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사)《미송전통예술보존회》에서 주최한 제16회《홍주 전국국악경연대회》다.

 

누구나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지금 한국은 코로나 19의 확산으로 인해 철저한 방역이 요구되는 실정이다. 그래서 웬만한 행사는 연기되거나 취소하는 방향이어서 실제의 무대행사나 공연은 거의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이 어려운 시기에 전국국악경연대회를 홍성군과 충남 도청의 적극적인 후원 아래 시행하고 있어서 국악인의 한 사람으로 여간 고맙기 그지 없다.

 

 

본 대회의 주최자인 미송 전통예술보존회(이사장-최윤희)는 행사 취지를 이렇게 말하고 있다.

 

“홍성은 선사시대로부터 이어져 내려온 유구한 역사를 지닌 유서 깊은 내포문화권의 중심지입니다. 최영 장군, 성삼문 선생, 김좌진 장군, 만해 한용운 선사를 비롯한 한국의 역사를 이끌었던 수많은 선현과 위인을 배출한 충절의 고장이며 수많은 문화예술인이 태어난 예향이기도 합니다. 이에 민족의 문화유산인 전통예술, 특히 국악예술의 계승발전과 우수 국악인 배출 및 지원을 통한 국악의 대중화로 충청권의 전통문화 발전에 기여하고자 본 대회를 개최하는 것입니다. 군민들에게 내포지역의 역사와 문화의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드리며 고유한 민족 문화의 발전을 이끌 축제의 장으로서, 충청권의 대표적인 국악대회로 자리매김을 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충청남도 양승조 지사도 축사를 통해 홍주전국국악경연대회는 중부권 국악 저변확대의 든든한 기반이며 국악 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국악발전의 산실이란 점, 이 대회를 통해 국악이 계승 발전되고 우수한 국악인이 발굴되어 국악의 대중화가 앞당겨지길 바란다고 했다. 이와 함께 충청권의 전통문화유산 인식 제고와 발전에도 이바지하길 희망한다고 했다. 또한, 충청남도는 이러한 우리 문화와 예술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그 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우리의 소리, 몸짓인 국악이 도민에게 더욱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시설과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 경연대회는 지난 8,15-8,16 양일에 걸쳐 <홍주문화예술회관>에서 열렸는데, 첫날에는 초-중-고 학생부와 신인부 경연, 다음날은 일반부와 전공부의 경연이 이루어졌다.

 

다만 코로나 정국에서 주최 측이 예년과 다르게 실행한 점은 우선, 출연자가 남의 집에서 묶을 것을 고려하여 당일로 예선과 본선대회를 마치도록 기획되었다는 점과, 출전자들의 성적은 경연 직후, 공개 발표하되, 시상식은 생략하며 상장은 우송한다는 원칙을 세웠다는 점이다. 또한, 경연 당일, 진행요원들의 행동 요구 지침에 따라 출전자들은 모두 발열을 점검하고, 주소와 인적사항을 기재하며 반드시 마스크를 써야 입장을 허락했으며 객석 참여자의 입장은 일체 불허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었다.

 

 

당일 경연대회는 이처럼 계획대로 순조롭게 시작되었고, 마무리되어 다행이었다. 참여자들의 숫자도 실내 공간을 고려하여 50인 이하로 제한하여 실시한 것도 정부 지침을 충실하게 이행한 것이라 하겠다.

 

학생부나 일반부 가릴 것 없이, 참여자들의 실기 능력은 예년에 견주어 조금도 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 심사위원들의 평가이다. 무대에 설 기회가 없던 연주자들이 대거 몰려 왔기에 오히려 예년보다 높은 수준으로 보는 심사위원도 있었다. 원근 각지에서 경연에 참여한 출전자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주고 싶을 뿐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지만, 국악계를 포함, 문화 예술계의 현실은 공개발표회나 행사가 일절 열리지 못하는 상황이며, 더더욱 그 침체의 끝이 보이지 않고 있어서 암울하기만 하다. 이처럼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도 《홍주전국국악경연대회》를 치르기 위해 관청의 공무원을 비롯, 위의 여러 사람을 설득하고 협조를 구하기 위해 안간힘을 써 온, 최윤희 이사장과 동 보존회 간부들의 결심이 더더욱 고맙고, 아름답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