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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그리고 우리말

한국과 독일의 자국어 문자 문화, 한자리에 모인다

국립한글박물관 기획특별전 〈문자 혁명 – 한국과 독일의 문자 이야기〉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한글박물관(관장 심동섭)은 2021년 1월 19일(화)에 기획특별전 <문자 혁명-한국과 독일의 문자 이야기(Letters in Print–Korea and Germany Compared)>의 전시장을 대중에 공개한다. 이번 전시는 지난 해 12월 17일 개막하였으나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한 휴관으로 그간 직접 공개되지 못하다가 재개관을 통해 대중에 선보이게 되었다. 국립한글박물관 3층 기획전시실에서 2021년 4월 25일(일)까지 열며 관람료는 무료다.

 

같고도 다른, 다르고도 같은 한국과 독일의 문자 혁명

 

지금 우리가 일상에서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문자 생활은 오랜 시간 인간의 노력으로 이루어낸 혁명적 산물이다. 특히 인쇄술을 통한 자국어 문자의 보급과 확산은 한국과 독일의 문자문화 발전에서 핵심적인 사건이었다. 이번 전시는 아시아의 한국과 유럽의 독일에서 자국어 문자문화의 발달 양상이 어떻게 같고 다른지, 주요 유물과 사건, 통사적 흐름, 시·공간적 구분을 통해 비교문화적 관점에서 살펴보는 전시이다. 한국과 독일의 인쇄술 개량과 발명, 자국어 번역과 보급 노력을 통한 문자문화 확산 양상, 인쇄 글꼴의 발달을 양국의 비교문화 관점에서 조명하고 자국어 문자문화의 지금의 값어치를 환기해본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연대와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전시

 

이번 전시는 이러한 공감대 위에서 독일의 구텐베르크박물관, 라이프치히대학도서관과 함께 2019년부터 논의된 것으로, 코로나19라는 전 세계적 재난 상황에서도 기관 사이 신뢰를 통해 원래 계획대로 차질 없이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신성로마제국 황제의 명으로 만든 책 《토이어당크(Theuerdank, 1517년)》, 종교 개혁가 마르틴 루터(Martin Luther)의 『전단지(1520년)』와 《독일어 성서(1536년)》 등 독일에서 온 귀중한 자료 총 33건을 만나볼 수 있다.

 

국립한글박물관에서는 《간이벽온방언해(1578년, 보물 제2079호)》, 《월인석보(1459년), 보물 제745-3호》 등 중요 자료들을 대거 소개한다. 한글 금속활자 인쇄본으로서 《월인천강지곡(1447년 무렵, 국보 제320호)》 진본과 《사리영응기(1449년)》의 값어치도 새롭게 선보인다. 이번 전시를 위해 국립박물관뿐만 아니라 미래엔교과서박물관, 국제성서박물관, 동국대학교 등 여러 곳에서 귀중한 자료를 대거 출품하여 한국과 독일의 자국어 문자문화를 한눈에 견줘 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신을 향한 문자에서 모두를 위한 삶의 양식이 되기까지

 

전시장은 1부 ‘독점에서 공유의 길로’, 2부 ‘소통과 공감으로’, 그리고 한국과 독일의 인쇄 서체 발달을 살펴볼 수 있는 3부 ‘궁체와 프락투어’로 구성되었다. 1부와 2부에서는 한국과 독일의 인쇄술 개량과 발명, 한자와 라틴어의 자국어 번역, 문자 문화의 확산 양상을 양국의 비교문화 관점에서 집중 조명한다. 3부에서는 한국과 독일의 인쇄 서체의 변화와 특징을 각각의 사회문화적 관점을 통해 전시로 구현하여 서체에 담긴 시대와 문화, 가치를 소개한다. 한국과 독일의 인쇄 도구와 방식을 비교하여 살펴볼 수 있는 연출 공간과 전시의 흐름과 주요 자료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모두 18건의 전문가 인터뷰 영상도 마련되어 있다.

 

 

 

 

모두를 위한 문자의 시대가 열리기까지

 

우리는 인간다움을 설명할 때 문자의 사용을 이야기한다. 우리는 오늘도 수많은 글자를 읽고 쓰며 다른 사람과 소통하고, 무언가를 배웠으며, 생각과 경험을 다른 이와 나누었다. 문자는 단순히 무언가를 공유하고 기록하기 위한 도구의 기능을 넘어, 시공간을 뛰어넘는 의사소통과 고도의 지적 사고를 가능하게 했다. 이번 전시는 입말과 글말이 다른 시대에서 누구나 문자 생활을 자유롭게 누리기까지 한국과 독일에서 일어난 자국어 문자 혁명의 길을 짚어 보았다.

 

“글자 하나가 천금과 같으니 글자를 마땅히 금같이 아낄지라.”

글자가 쓰인 종이를 공경하고 아끼는 글, 《경석자지문(敬惜字紙文, 1882년)》

 

이 전시가 지금 여기의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고 있었던 문자의 의미와 가치를 다시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더불어 발전하고 변화할 문자 혁명의 미래를 그려볼 수 있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

 

 

 

 

 

온라인으로 전시 내용 미리 만나기

 

특히 이번 전시는 2020년 11월 말, 개막에 앞서 전시 내용을 온라인으로 선보여 큰 호응을 얻었다. ‘문자 혁명 - 한국과 독일의 문자 이야기’ 사이트(http://munja.hangeul.go.kr/)를 통해 사전에 누구나 컴퓨터와 모바일로 주요 전시 자료와 전문가의 인터뷰를 감상할 수 있다. 전시장의 실제 장면을 토대로 온라인 서비스를 만들어 온 기존의 방식과는 다르게, 한국과 독일의 주요 문자 자료와 관련 사건을 연대기적 흐름 속에서 시각적 구분을 통해 한눈에 비교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온라인으로 미리 관람하고 현장에서 실물을 직접 확인하거나, 전시장을 둘러보고 난 후 온라인 전시를 통해 다시 한번 상기하면서 자국어 문자문화의 소중함과 값어치를 새로이 발견하는 즐거움을 누리기 바란다.

 

이 전시는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준수하고 거리두기를 실천하기 위해 관람 인원을 1시간당 100명으로 제한한다. 전시 관람은 국립한글박물관 누리집에서 온라인으로 사전 예약하여야 하며(www.hangeul.go.kr), 남은 인원에 한하여 현장 예약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