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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으로 알아보는 건강상식

밥을 먹으면 얼굴에 땀이 나는 안면다한증

탕이나 찌게 종류는 개운한 땀이 나게 한다
[한방으로 알아보는 건강상식 93]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우리 몸에서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적극적인 생리 작용 중 하나로 발한(發汗)이 있다. 곧 필요할 때 땀을 배출함으로써 체온을 유지하고 나아가서 생명을 유지하는 것이다. 곧 땀이란 남는 체열을 방출하여 일정한 체온을 유지하는 것이 목적이어서 대부분 땀은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땀 또한 과할 때는 문제가 된다. 땀이 지나치게 배출되는 다한증(多汗症)에는, 덥지 않은 상황에서도 땀이 방출되는 자한증(自汗症)과 자는 중에 과도한 땀의 방출이 이루어지는 도한증(盜汗症)이 있다.

 

이렇듯 땀이란 체온조절을 위한 ‘적극적인 발한’과 체온조절을 못 하면서 드러나는 ‘이상 발한’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독특한 땀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식즉면한(食卽面汗)의 안면 다한증’이다.

 

곧 밥을 먹으면 얼굴에 땀이 나고 콧물이 나는 증상으로 불편하기도 하고, 지인들과 식사를 하다 보면 민망하기도 하다. 그러나 식후에 드러나는 땀은 대부분 바람직하고 적극적인 생리현상으로 반가운 현상이다. 곧 비염으로 고생하는 분들이 식후에 얼굴에 땀이 나고 콧물이 난다면 코를 한번 풀면 비염 증상이 현격히 개선되고, 피곤하고 머리가 무겁거나 두통을 느꼈던 분들은 얼굴에 땀이 나면서 몸이 가볍고 컨디션이 회복되어 상쾌해진다.

 

그런데 컨디션이 나쁠 때 식후 얼굴에 땀이 나거나 중년 이후 허약해지면서 드러나는 땀은 이상현상이므로 치료해야 하는 질환이다.

 

1. 땀이 나는 3가지 경우의 모습

 

첫째, 체온조절을 위한 적극적인 생리 활동

 

땀이란 땀샘에서 분비되는 액체다. 그 가운데 99%가 물이고 나머지는 나트륨, 염소, 칼륨, 질소 함유물, 젖산, 요소 등이다. 이러한 땀의 기본 역할은 체온조절로 체온이 높아지는 상황의 운동을 할 때, 높은 체온이 정상으로 회복할 때, 잠을 잘 때 체열을 방출하기 위한 상황과 같이 적극적인 생리 활동으로 드러난다.

 

둘째, 피부에서 땀샘이 조절력을 잃은 경우

 

정상을 벗어난 땀 가운데 하나는 체온조절이 필요 없는 상황인데도 흘리는 땀이다. 이는 피부에서 땀샘의 조절력을 상실했을 때의 경우인데, 이를 흔히 진땀이라고들 한다. 과도한 긴장 상태와 피부의 조절력이 상실된 상태에서 드러나며 끈끈한 땀이 주가 되고, 피부가 차가운 상태에서도 드러나며 치료를 요한다.

 

셋째, 순환의 결과물인 경우

 

우리 몸 혈액의 정체, 체액의 정체가 풀리면서 드러난다.

 

우리 몸의 70%는 물로 이루어졌으며 끊임없이 순환되고 있다. 순환이 정체되면 부었다고 말한다. 부기가 풀리면서 순환이 활발해지면 땀과 오줌량이 증가한다. 체액의 순환은 음식의 섭취와 음료의 섭취로 시작해서, 원활한 혈액 순환과 임파순환의 결과로 이루어지며 오줌과 땀으로 배출되면서 끝난다. 이렇게 혈액과 체액의 순환이 원활할 때 우리 몸은 정상적으로 작동되므로, 한방에서는 기혈(氣血) 순환을 치료의 기본으로 하고 있다.

 

몸의 순환이 정체되는 것은 순환정체와 국소적 순환의 정체가 있으며 순환이 느려진 것까지를 정체로 본다. 이러한 정체된 몸이 다양한 긍정적인 요소로 풀리게 되어 정상으로 환원될 때 땀이 나는 것이다.

 

2. 얼굴에 땀이 나는 현상

 

얼굴에 땀이 나는 현상이 왜 발생하는지를 파악할 때 몇 가지 요소가 있다. 먼저 음식을 먹는다는 행위가 얼굴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가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땀이 난 후의 몸의 변화를 파악하는 것이다.

 

 

먹는 것과 땀이 나는 현상을 설명하는 한의학의 논거로 위풍증(胃風證)이 있다. 동의보감에서는 “위풍위면종(胃風爲面腫)”이라 하여 “얼굴이 붓는 것은 위풍이다.”라고 정의하였다. 동의보감에서 말하는 것은 급성위풍증으로 “위풍증은 막 음식을 먹고 나서 바로 서늘한 바람을 쐬었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그 증상은 먹은 것이 잘 내려가지 않고 몸이 마르며 배가 불룩해지고 바람을 싫어하며 머리에 땀이 많고 흉격이 막혀 통하지 않는다.”라고 소개되었다.

 

곧 위풍증이란 식사 뒤 소화장애가 일어나면서 얼굴이 붓는 현상을 말하는 것인데 소화장애가 풀리면 얼굴의 부기도 사라지면서 땀을 배출하게 된다. 이러한 현상이 만성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발생한다. 곧, 소화가 안 되거나 소화 속도가 느려지는 일이 반복되거나 얼굴이 붓는 것이 반복되는 것인데, 소화 속도가 느리고 얼굴이 부은 것을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완만하게 지속되는 경우다.

 

이러한 만성적인 상태가 지속되는 중에 어느 순간 소화기 장관의 혈액순환이 활발해지면 얼굴의 혈액순환도 활발해지면서 얼굴에 잠재된 부기가 풀리면서 땀이 발생하는데 이것이 만성 위풍증으로 식후에 얼굴에 땀이 나는 현상이다. 그러므로 식후에 얼굴에 땀이 났다면, 소화기 장부의 혈액순환이 활발해졌다는 것을 증명하며 아울러 얼굴에 잠재된 부기가 사라지면서 전신의 혈액 순환이 좀 더 원활해졌다는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얼굴에 땀이 나는 음식은, 소화기장관의 운동성을 호전시키는 음식으로 건강을 증진하는 음식이라 할 수 있으며 아울러 전신에 땀이 나도록 도와주는 음식도 몸에 기운을 살려주고 전신의 활력이 살아남을 증명한다.

 

그러므로 만성 위풍증이 드러나는 경우 다음과 같이 정의 할 수 있다.

 

식후에 땀이 나는 사람은 소화기장관의 혈액 순환이 느리거나 정체된 상태이다.

식후에 땀이 나게 하는 음식은 소화기장관의 혈액순환을 활발하게 도와주는 좋은 음식이다.

 

3. 얼굴에 땀이 나게 하는 음식을 즐겨 먹자.

 

음식을 먹었을 때 땀을 잘 흘린다고 하더라도 매번 모든 음식에 땀이 나지는 않는다. 식후에 땀이 나는 음식은, 기본적으로 소화기장관의 기운을 살려주고 순환을 도와주는 경우이므로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① 맛있는 음식이 땀을 나게 한다.

느려졌던 소화기 장관의 운동이 개선되려면 필요한 성분이 제공되고 소화에 부담이 없고 잘 소화될 때 드러나며 이러한 상태를 우리는 맛있다고 느끼고 속이 풀린다고 표현한다.

 

② 장의 부담이 적도록 마시는 탕(湯)류에서 많이 나타난다.

장의 운동성이 느린 경우 장의 운동을 많이 요구하지 않는 액상의 음식이 장의 운동에 부담을 주지 않으므로 탕이나 찌게 종류의 음식을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맛있는 탕류로는 얼큰한 매운탕, 시원한 생선지리와 곰탕ㆍ설렁탕ㆍ김치찌개 등이 개운한 땀이 나게 한다.

 

③ 즉석 음식이 땀을 나게 한다.

오묘하게도 밥이건 탕이건 즉석으로 요리해서 먹으면 속이 풀리면서 장의 운동성도 살아나고 얼굴의 순환을 도와주면서 땀이 나지만 재탕으로 데워서 먹으면 땀이 나지 않는다.

 

④ 기분 좋게 먹은 음식이 땀을 나게 해준다.

소화기 점막의 운동성은 이완, 평온, 즐거움, 여유 속에서 활발해진다. 그러므로 기분 좋게 먹을 때는 땀이 나지만 긴장하거나 춥거나 기분 나쁜 상태에서 음식을 먹으면 땀이 나지 않는다.

 

4. 식후에 얼굴에 땀이 난다면

 

건강한 사람의 기준이 다양하지만, 그 가운데 하나는 항상성(恒常性) 곧, 일정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건강한 사람은 소화기 장관이 항상 활발하게 운동하기 때문에 음식을 흐뭇하게 먹더라도 소화기 장관이 달리 활발해질 필요가 없다. 그러므로 건강한 사람은 얼굴이 부을 일도 없고, 음식을 먹는다고 해도 땀이 날일이 없다.

 

반대로 식후에 얼굴에 땀이 났다면 소화기능이 저하되고 얼굴에 순환이 여의치 않아 부기가 존재한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식후에 땀이 나는 분들은 자신의 소화능력을 돌아보고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면 개선책과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아울러 땀이 나게 하는 특정음식은 자신에게 필요한 음식이라 생각하고 목록을 작성하여 즐겨 먹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