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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지원의 우리문화책방

제주 사계리, 계절마다 빛나는 매력

《사계人, 사계In 제주 동네 여행》, 강경선ㆍ고준영ㆍ주훈, 너의오월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제주 사계리는, 계절마다 매력이 가없다.

봄이면 봄마다 유채꽃이 피고, 여름에는 시원한 사계 앞바다가 펼쳐지고, 산방산과 송악산, 마라도와 형제섬, 가파도가 한눈에 보인다.

 

그래서 관광객도 많다. 철마다 많은 관광객이 오지만, 대부분은 그저 명소에서 사진만 찍거나 맛집으로 이름난 곳을 찾는 데 그친다. 이 책 《사계人, 사계In 제주 동네 여행》은 그렇게 사계리에 바람처럼 다녀간 사람이라면 모를, 사계리 사람들의 ‘진짜 사는 이야기’를 담았다.

 

 

사계리에 있는 흔한 명소나 풍경이 아닌, ‘사람’이 주인공인 책이라 더욱 새롭다. 뭍에서 살다 사계리로 이주해 온 이주민, 그런 이주민들을 자신의 울타리 안으로 받아들인 원주민, 그들의 이야기가 마치 옆에서 듣는 듯, 생생하게 들려온다.

 

소개된 사람들의 면면도 다양하다. 산방산 유람선 대표, 사계리 책방 ‘어떤 바람’ 주인, 사계리 토끼마을 해녀, 감귤농사 짓는 강태공, 서핑스쿨을 운영하는 해남 서퍼, 25년 유채밭지기… 제주에 있을 법하지만 실제로 이야기를 들어본 적은 없을, 글쓴이의 표현에 따르면 ‘화분’으로 사는 게 아니라 뿌리를 내리고 살기를 선택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그 가운데 사계리 토끼마을 해녀 김수선 씨의 이야기가 특히 마음을 울린다. 사람마다 제각기 타고난 숨이 다르다. 더 깊이 들이쉴 수 있는 사람이 있고, 오래 참기 어려운 사람이 있다. 자신의 숨을 알고, 자신의 숨만큼만 노력하면 무탈할 것을 알면서도 과욕을 부려 위험에 빠지는 것은 어찌할 수 없는 인간의 한계인가.

 

(p.44-45)

해녀들도 각자 차이가 있어요. 15미터 들어가는 사람, 10미터 들어가는 사람, 5미터 들어가는 사람 다 차이가 있지. 다 자기 심장따라, 숨따라 맞춰 들어가야 돼. 물질하다가 욕심 때문에 죽는 경우가 있어요. 물질하다가 전복을 봤는데 숨이 다 돼가. 숨이 다 되면 올라가야 하는데 다시 내려오면 절대 그놈 못 찾거든. 그러니까 발견한 김에 어떻게든 무리해서 따가려고 하다가 죽는 거예요. 제 숨만큼만 해야 하는데…. 제 숨만큼만, 제 능력만큼만 욕심내지 말고 살아야지.

 

마흔한 살 된 막내 해남 이훈탁 씨가 들려주는 해남에 대한 설명도 흥미롭다.

 

(p.61)

해녀라고 하면 당연히 여성을 떠올리는데요. 제주 해녀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문화유산이기도 하고요. 제주의 여성신화와 더불어 강인하고 억척스러운 여성의 대표적인 상징이 해녀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해녀와 같은 일을 하는 남자들을 해남이라고 부릅니다. 과거에는 호스를 달고 잠수해서 공기를 공급받으면서 물질을 하는 ‘머구리’가 있었는데 이와는 다릅니다. 해남은 해녀와 같은 일을 합니다. 해남이 되려면 마을의 어촌계 해녀회에 가입해야 합니다. 우리 사계리에만 해남으로 등록된 분이 육십 명쯤 되고, 그중에서도 서른 명 정도가 활동합니다. 제가 올해 마흔한 살인데, 막내예요.

 

 

 

이처럼 제주의 사계리를 오랫동안 지켜왔던, 사계절 내내 사계리를 보아왔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한 번쯤 사계리에 살기를 꿈꿨던 이들이라면 그 땅에는 어떤 사람들이 뿌리를 내리고 살고 있는지, 그들은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알아갈 기회다.

 

지은이 두 사람 - 사계리에 사는 사둥이 엄마 강경선, 6년째 사계리에 살고 있는 목사 고준영 – 이 들려주는 사계리 이야기를 들어보자. 깨끗한 모래와 시냇물(명사벽계)이 있어 ‘사계리’라 불린 제주의 멋진 동네, 그곳의 이야기가 손에 잡힐 듯 생생히 펼쳐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