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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지원의 우리문화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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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킨 자, 돌려준 자 – 우리 문화유산 수난기

《문화재를 지킨 사람들》 안민영 글, 허지영 그림 / 책과함께어린이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문화유산을 지키는 것은 쉽지 않다. 외세의 침략이 전혀 없었던 나라도 세월의 힘을 견디기 쉽지 않은데, 하물며 우리나라처럼 갖은 침입에 식민지 시절까지 겪었던 경우라면 옛 유산을 잘 보전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실제로 많은 유산이 무관심 속에 잃어버리고, 도둑맞고, 팔려나갔다. 이렇게 우리가 잃어버린 유산들은 지금도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다. 물론 문화유산의 나라 밖 반출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적법한 경로로 판매된 것이라면 엄연한 소유권 이전으로 그 또한 존중되어야 한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우리가 그 값어치를 알아보지 못하는 사이 너무나 많은 유산이 알 수 없는 방식으로, 때로는 난폭한 방식으로 없어져 버린 것이다. 중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고 있는 안민영이 쓴 이 책, 《문화재를 지킨 사람들》은 이렇게 우리가 잃은 문화유산을 되찾아 오기 위해 노력한 사람들, 그리고 멋진 용기를 발휘해 돌려준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다. 빼앗긴 입장에서야 당연히 돌려주는 게 맞지 않느냐고 할 수 있지만, 반출 경로가 어찌 되었든 돌려주기로 하는 것은 큰 용기다.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현실에서는 한번 잃어버린 문화유산은 좀처럼 되찾기 어

세종시대 외교를 이끈 전설적 외교관, 이예

《나는 조선의 외교관이다》, 최정희 지음, 서윤아 그림, 북비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황희, 장영실, 김종서, 성삼문 … 세종시대에는 많은 걸출한 인물들이 있었다. 정말 인재의 춘추전국시대라 할 만큼 인재도 많았고 업적도 많았다. 이는 물고기가 물을 만나듯, 잠재력이 충분한 인재들이 세종이라는 뛰어난 주군을 만나 이뤄낸 성과였다. 그러나 이런 수많은 인재 가운데서도, 이예의 이름은 퍽 낯설다. 역사에 관심이 많은 이들이라도 들어본 적이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예는 왜구가 잡아간 조선인 포로를 찾아오고, 43년 동안 조선이 일본에 보내는 사절단인 통신사로 파견되어 양국의 평화로운 관계유지를 위해 활약한 외교관이었다. 이런 이예의 활약을 담은 최정희의 책, 《나는 조선의 외교관이다》는 세종시대 외교를 이끌었던 그의 집념과 노력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세종은 언제나 국익을 먼저 생각하는 이예를 각별히 아끼고 신임했고, 한평생 외교에 헌신한 공로로 원래 작은 고을의 아전이었던 그는 종2품의 높은 벼슬에까지 오르게 되었다. 이는 중인이 양반으로 신분을 바꾸는 것이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려웠던 시절, 그의 능력과 인품이 얼마나 출중했는지 보여준다. 한 해가 멀다 하고 험한 뱃길을 뚫고 일본을 드나들며 대일외교에 모든 걸

내 운명, 과연 바꿀 수 있을까?

《운명을 열다》 하늘산, 힐링스쿨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개운하다’. 흔히 ‘개운하다’라고 표현할 때 ‘운이 열린다’는 느낌을 떠올리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개운’은 ‘운명을 열다’라는 뜻이 담긴, 희망적인 표현이다. 개운한 느낌이 드는 행동을 했을 때 운명이 조금이지만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하늘산’이라는 필명을 가진 지은이가 쓴 이 책, 《운명을 열다》는 운을 끌어올리는 개운법을 좋은 습관, 태도, 마음가짐 등 다양한 면에서 일러준다. 저자는 78퍼센트의 사람은 주어진 운명대로 살아가지만, 22퍼센트의 사람은 난관을 극복하고 스스로 운명을 개척한다고 본다. (p.55) 개운(開運)은 역학에서 흔히 사용하는 말입니다. 평소 우리는 어떠한 일이 꽉 막혀 있다가 해결되었을 때, 목욕을 하고 나서 몸이 아주 상쾌한 상태가 되었을 때 개운하다는 표현을 씁니다. 어질러진 집안을 깨끗하게 청소하거나 묵혀두었던 과제를 마무리했을 때도 개운하다고 합니다. 지은이는 동양에서 개운법을 위해 사용하는 방법으로 크게 네 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첫 번째는 귀인을 찾는 것이다. 절대자인 조물주는 우리들의 영혼 깊숙이 진실한 인연을 찾는 힘을 심어주셨으며, 이 방법이 개운

한글 창제의 숨은 주역, 정의공주

《정의공주》, 글 박연아, 그림 오렌지툰, 동네스케치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p.157) “네가 들려준 소리들이 우리글을 만드는 데 크게 쓰였다. 아비의 마음 같아서는 온 백성들이 나의 딸이 함께했다는 것을 알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우리 정의는 또 얼마나 기뻤을까 생각했단다.” “아바마마….” “세상에 너의 공을 알리지 못함이 속상하지는 않더냐?” “그렇지 않사옵니다. 조금도 그런 생각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훈민정음은 아바마마께서 직접 만드시고 이룩해내신 크나큰 업적이옵니다. 저는 다만 미력한 힘을 보탰을 뿐입니다.” 한글은 참 쉽다. 누구나 쉽게 배우고 익혀 금방 ‘까막눈’을 면할 수 있다. 글자를 모르고 살아가던 백성들에게 새로운 세상을 선물한 임금, 세종은 어떻게 그 어려운 일을 집현전 학사나 신하들의 도움 없이 해낼 수 있었을까? 훈민정음 창제는 세종의 비밀 프로젝트였다. 나빠진 건강을 이유로 세자였던 문종에게 정무를 맡기고, 본인은 본격적으로 문자 연구에 매달렸다. 이때 세종을 도와 한글 창제에 큰 도움을 준 이가 바로 딸 정의공주였다. 박연아가 쓴 이 책, 《정의공주》는 훈민정음 창제의 숨은 공신이었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정의공주의 일생을 다룬다. 정의공주는 세종과 소헌왕후 심씨 사이에서

조선 으뜸 융복합 인재, 정약용

《다산, 조선을 바꾸다》, 고정욱 글, 백대승 그림, 크레용하우스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창의성이란 무엇일까? 창의성에 대해서는 많은 정의가 있지만, 대체로 ‘서로 이질적으로 보이는 것들을 이리저리 섞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능력’이라고 보는 의견이 많다. 기존에 있던 요소를 절묘하게 섞어 만드는 ‘융복합’이 창의성이라는 거다. 그렇게 보면 조선에서 창의성으로 으뜸가는 인재가 있다. 바로 다산 정약용이다. 정약용은 학자이자 정치가이고, 작가이자 교육자이고, 의사이자 건축 기술자였다. 요즘 말로 하면 문과, 이과가 다 되는 천재였던 것이다. 단지 문학, 사학, 철학만 잘한 것이 아니라 산술, 의학 등에도 능해 진정한 ‘융복합 인재’라 불릴 만했다. 고정욱이 쓴 책, 《다산, 조선을 바꾸다》는 ‘정약용에게 배우는 융합 이야기’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 정약용의 이런 다재다능한 면모를 조명한 책이다. 정약용은 ‘실학’의 선구자인 만큼 세상과 학문의 접목에 유난히 관심이 많았다. 새로운 것에 호기심이 많고, 늘 배우며 협력하고, 정보를 모으며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는 삶의 태도가 ‘유배형’이라는 거부할 수 없는 삶의 시련을 만났을 때 오히려 아름답게 피어났다. 그러나 아무리 유배지에서 시간이 많았다지만 어떻게 그렇게 방대한

달빛에 물든, 우리 역사 속 기이한 이야기

《귀신들린 책》, 유동후, 토파즈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귀신들린 책!’ 제목부터 심상치 않다. ‘귀신’은 우리가 무서워하면서도 궁금해하는, 두렵지만 알고 싶은 그 무엇이다. 인간의 본능에는 신비로운 현상에 대한 동경과 호기심이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 그래서 엄격히 기록으로 남겨진 ‘정사(正史)’보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야사(野史)’가 더 흥미롭기도 하다. 소설가 이병주는 “햇빛에 바래면 역사가 되고 달빛에 물들면 신화가 된다”라는 문장을 남겼다. 출판기획자 겸 여행작가인 지은이 유동후가 쓴 《귀신들린 책》은 달빛에 물든 설화다. 민담과 야사에서 선뜻 믿을 수 없는 기이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가려 뽑아 우리 전통문화의 깊은 뿌리를 보여준다. 제1장에서는 아랑 전설, 죽어서 뱀이 된 비구니 등 귀신과 관련된 이야기를 소개한다. 제2장에서는 황소로 둔갑한 도승과 오백나한, 화랑으로 현신한 미륵불, 무심천에 나타난 일곱 부처님 등 절의 연기설화를 담았다. 제3장에서는 무학대사와 간월도 설화, 백제왕과 천안 위례산 건설 등 온 나라 곳곳에 흩어져 있는 지명 관련 설화를 보여준다. 제4장에서는 야광주에 얽힌 사내 이야기, 연개소문전, 전우치전 등 서사성이 뛰어난 이야기를 수록했다. 그 가

사랑했지만 나라를 망친 공민왕과 노국공주

《칠백 년을 함께한 사랑 – 공민왕과 노국공주》, 권기경ㆍ고정순, 한솔수북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p.3) 아름답고 똑똑하고 용감한 그 여인한테 공민왕은 첫눈에 푹 빠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 여인은 다름 아닌 원나라의 보탑실리 공주. 안타깝게도 공민왕은 고려를 침략한 철천지원수, 원나라의 공주를 사랑하게 된 것입니다. 과연 이들의 사랑은 어떻게 될까요? 공민왕과 노국공주. 이들은 부부였다. 그것도 금슬이 아주 좋은 부부. 둘의 사랑은 무척 강력해서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어 놓았다. 둘의 사랑이 없었다면 고려의 역사는 어떻게 바뀌었을지 모른다. 어쩌면 공민왕이 오랫동안 선정을 베풀고 조선의 탄생은 영영 없었을 수도 있다. 이 책, 권기경ㆍ고정순의 《칠백 년을 함께한 사랑 – 공민왕과 노국공주》는 우리 역사상 가장 화려하고도 가슴 아픈 이야기인 두 사람의 사랑을 다정한 문체로 들려준다. ‘역사스페셜 작가들이 쓴 이야기 한국사’답게 정보와 재미를 둘 다 잡은 책이다. 둘은 공민왕이 원나라에 인질로 잡혀 있던 때에 혼인했다. 충숙왕의 둘째 왕자, 공민왕은 십 년이 넘게 연경에 볼모로 잡혀 있던 차에 원수의 나라인 몽골 공주와 혼인하고 싶지 않았지만, 원 황실의 부마가 되면 고려의 왕이 될 수 있었기에 혼인 제안을 받아들였다. 언제나

조선 지식인의 공간과 꾸밈, 그리고 아름다움

《아름다운 사람》 백영서 외 7인, 서해문집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아름다운 사람.’ 아름답다는 것은 무엇일까? 참 일상적으로 쓰이는 말이지만, 선뜻 정의하기는 어렵다. 개인마다 미의식이 모두 다르고,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이 달라서 더 그렇다. 내 눈에는 아름다워 보이는 것이 남의 눈에는 촌스럽게 보일 수 있고, 남이 아름답다고 하는 것이 내 눈에는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 이렇듯 ‘미(美)’라는 것은 갑론을박이 무성한 주제이지만, 어떤 문화권에서 대체로 아름답다고 여기는 것이 무엇인지는 가늠해 볼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재단의 지원 아래 아시아의 아름다움을 규명하는 긴 프로젝트의 중간 보고서로 나온 이 책 《아름다운 사람》은, 아시아 문화권에서 보편적으로 통용되던 미의식을 유려한 문체로 보여준다. 책의 구성은 책임연구원 백영서, 강태웅, 김영훈, 김현미, 조규희, 최경원, 최기숙 등 7명이 각각 ‘사랑’, ‘고독’, ‘꾸밈’, ‘성찰’, ‘수행’, ‘감각’을 주제로 아름다움을 바라보는 관점을 풀어놓는 방식이다. 동서양을 가로지르며 사람들은 언제 아름다움을 느끼고, 어떤 촉각, 미각, 시각이 아름답다고 인식하는지 ‘미적 감각에 대한 사유’를 풍부하게 접할 수 있다. 그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