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01 (화)

  • 구름많음동두천 4.4℃
  • 구름많음강릉 10.4℃
  • 구름조금서울 7.1℃
  • 맑음대전 7.1℃
  • 구름많음대구 8.7℃
  • 맑음울산 5.6℃
  • 맑음광주 6.9℃
  • 구름조금부산 7.3℃
  • 맑음고창 3.3℃
  • 구름많음제주 8.4℃
  • 맑음강화 2.9℃
  • 맑음보은 3.5℃
  • 맑음금산 4.7℃
  • 맑음강진군 4.5℃
  • 구름많음경주시 5.4℃
  • 맑음거제 4.8℃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닫기

우지원의 우리문화책방

전체기사 보기


절 법당 첫 한글 현판, 봉선사 ‘큰법당’

《멈추면 보이는 한 줄의 역사, 현판》, 박진형, 시간의물레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현판은 참 매력적인 소재다. 건축물의 이름을 써 놓는 현판에는 건축물의 주인이나 당대 사람들이 지향했던 이상향과 가치관이 응축되어 있다. 그들이 지향한 정신세계를 엿볼 수 있는 창도 되거니와, 글씨도 훌륭하여 예술 작품으로도 손색이 없다. 한문학 전공자인 박진형이 쓴 이 책, 《멈추면 보이는 한 줄의 역사, 현판》은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현판 15개를 역사적 이야기를 곁들여 풀어낸 책이다. 지은이가 전국을 돌아다니며 이야기를 모으고, 한문으로 된 많은 문헌을 해석하여 풍부한 설명을 곁들였다. 책에 소개된 현판은 서원에 임금이 써서 내린 어필 현판부터 한옥으로 된 성당에 걸린 현판, 송시열과 같은 대학자가 쓴 현판, 종갓집에 걸린 현판 등 종류가 무척 다양하다. 그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현판 두 개는 순천 선암사에 걸린 ‘대복전(大福田)’ 현판과 남양주 봉선사에 있는 대웅전 첫 한글 현판, ‘큰법당’이다. 전남 순천의 선암사에 있는 ‘대복전(大福田)’ 현판은 순조가 직접 쓴 것이다. 순조의 탄생은 무척 특별했다. 정조가 문효세자를 병으로 잃고 후사를 근심하다가, 특별히 절에 세자 탄생 기도를 부탁해 천신만고 끝에 얻은 아들이기

90가지 우리 전통색 이야기

《한국의 전통색》, 이재만 저, 일진사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한국에는 참 다양한 색이 있었다. 뚜렷한 사계절과 음양오행 사상에 따라 방대한 색깔이 있었지만, 지금 널리 알려진 색은 오방정색, 그리고 간색 정도다. 아름다운 전통 색상이 잘 전승되지 못하고 활용도가 많이 낮았던 까닭이다. 이재만이 쓴 이 책, 《한국의 전통색》은 1992년 국립현대미술관이 연구하여 펴낸 《한국전통표준색명 및 색상 제2차 시안》에 수록된 결과물을 바탕으로 한국의 90가지 전통색을 차례차례 보여주는 책이다. ‘이런 색이 있었나’ 싶을 만큼 다채로운 색깔이 풍부하게 수록되어 있다. 무려 90가지 빛깔을 찾아낸 비결은 한국의 복식과 전통공예, 자연환경, 문화유산, 광물에서 폭넓게 자료를 수집한 덕분이다. 《조선왕조실록》이나 《고려사절요》, 《규합총서》 등 옛 문헌에 수록된 색채에 관한 기록을 발췌하여 함께 담았다. 시대별로 색채를 사용한 양상을 보면, 삼국시대와 통일신라 시대에는 화려하고 강렬한 색상이 주로 쓰였지만, 고려시대에는 중후하고 둔탁한 느낌의 색채가 유행했다. 책에 실린 색들은 적색계, 황색계, 자색계, 청록색계, 무채색계의 다섯 가지로 구분된다. 그 가운데 눈길을 끄는 색상 몇 가지를 소개한다. #호박색

최초의 조선인 신부, 김대건 안드레아

《우리나라 최초의 신부 김대건》, 전현정 글, 홍선주 그림, 비룡소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김대건. ‘우리나라 최초의 신부’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천주교가 모진 박해를 받던 시기, 목숨을 걸고 청나라로 건너가 끝내 신부가 되는 꿈을 이뤘으나 너무 일찍 순교하여 더 안타까움을 자아내는 인물이다. 이 책, 《우리나라 최초의 신부 김대건》은 이런 그의 생애를 간결하지만 친절하게 일러주는 책이다. 어린이책이지만 김대건이라는 한 신부의 생애를 전체적으로 조명할 수 있어 천주교 신자가 아니라도 관심 있게 살펴볼 만하다. 김대건 신부는 1821년 충청도 솔뫼에서 태어나 어릴 때 첩첩산중으로 이사했다. 마을 이름이 ‘골짜기에 있는 뱀이 많은 마을’이라는 뜻의 골배마실이었다. 골배마실에 사는 사람들은 땅이 척박한 가운데 농사도 잘 안되어 늘 가난했지만, 천주교에 대한 믿음을 지키기 위해 깊은 산속으로 숨어든 것이었다. 마을 사람들은 항상 신부님이 없는 것을 아쉬워했다. 그러던 어느 날, 프랑스에서 모방 신부가 마을에 오자 온 마을은 잔칫집 분위기로 바뀌었다. 김대건도 이때 세례를 받고 ‘안드레아’라는 세례명을 가졌다. 모방 신부를 따르는 이들은 늘어갔지만, 조선말을 잘 모르는 신부와 깊은 대화를 나누기는 어려웠다. 교우들은 이것저것

이덕무가 알려주는 선비의 예법, 《사소절》

《양반가문의 쓴소리》 조성기, 김영사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불긍세행, 종루대덕 (不矜細行 終累大德)’ 영ㆍ정조 시대 사람으로 빼어난 문장가로 이름 높은 이덕무가 지은 《사소절(士小節)》에 나오는 문구다. ‘긍(矜)’은 소중하게 지킨다는 뜻이고, ‘누(累)’는 폐를 끼치거나 그릇되게 한다는 뜻으로 ‘작은 행실을 조심하지 않으면 결국 큰 덕을 허물게 된다’라는 뜻이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라는 말처럼, 사소한 일에서부터 허물어지기 시작하면 끝내 일을 그르치게 된다. 이덕무는 선비들이 이를 알고 항상 경계하길 바랐던 것 같다. 그 시대에 도덕과 예절이 무너져 사회 전체가 혼란스러워지는 현실을 안타까이 여기고, 선비가 지켜야 할 소소한 예절의 소중함을 깨우치기 위해 《사소절》을 썼다. 지은이 정성기는 숭실대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많은 소설과 평전을 쓴 바 있고, 특히 ‘사소절’을 접한 뒤 작은 예절의 중요성을 일깨우려 했던 이덕무의 문제의식에 깊이 공감해 이 책, 《양반가문의 쓴소리》를 집필하게 되었다. 이 책을 통해 선비의 소소한 예절과 몸가짐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되짚고, 현대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까지 상세하게 담았다. 이덕무는 예절의 기본 요소로, 내적으로 갖춰야 할 네 가지 마음가

저고리로 알아가는 우리 옷의 아름다움

《아름다운 우리 저고리》, 김혜순, RHK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저고리. 흔히 ‘한복’을 생각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복식이다. 저고리와 치마는 누구나 쉽게 떠올릴 만한 조합이고, 특히 상의인 저고리는 그 변천사 자체가 하나의 복식사가 될 만큼 변화무쌍한 발전 양상을 보였다. 한복 패션 디자이너 김혜순이 쓴 이 책, 《아름다운 우리 저고리》는 ‘저고리’에 집중하여 마치 화보집처럼 각종 저고리를 조명한 책이다. 지은이는 ‘우리 민족의 문화와 사상, 미감이 고스란히 드러난 대표적인 복식이 바로 저고리’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지은이는 ‘저고리 600년 변천사’라는 전시회를 3년에 걸쳐 기획, 2003년 선보인 바 있다. 이때 복원하고 재현한 70여 점의 저고리를 이 책에 담아, 저고리에 담긴 당시의 시대상과 생활습관, 문화를 고스란히 전하고 있다. 한자어로는 ‘적고리(赤古里)’라고 표기하는 저고리는 포(袍)와 견주어 길이가 짧은 윗도리를 뜻한다. ‘적고리’라는 표현은 세종 때 처음 쓰였으며, 태종의 비 원경왕후의 《선전의(選奠儀)》에 치마를 뜻하는 ‘쳐마(赤亇)’라는 말과 함께 등장한다. 역사가 오래된 만큼 저고리의 종류도 정말 많다. 봉제기법에 따라 안감을 넣은 겹저고리와 한 겹으로 만든

새해에는 동의보감과 함께 ‘양생’에 관심을

《동의보감》, 이지현 글, 원혜영 그림, 웅진주니어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동의’는 당당하게 우뚝 선 우리나라 의학을 뜻합니다. ‘보감’은 보배로운 거울이란 뜻이지요. <동의보감>은 지금껏 우리의 건강을 지키는 보배로운 거울이 되었답니다. 우리 의학, 동의(東醫)! 중의학이 지배하던 조선 중기, ‘동의’라는 개념은 상당히 생소한 것이었다. 중국식 처방과 중국식 약재로 병을 치료하던 때, ‘우리식’ 처방과 약재를 담은 의학백과 《동의보감》은 획기적인 의서였다. 이지현이 쓰고 원혜영이 그림을 그린 이 책, 《동의보감》은 우리식 의학백과를 펴내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일이었으며, 얼마나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왔는지, 재미있게 보여준다. 그림책이라 쉬우면서도 알차게 내용을 담고 있어 아이들에게 우리 의학의 매력을 느끼게 하기에 손색이 없다. 그런데 의서들은 대부분 중국책이라 약재 이름이 모두 중국 이름으로 되어 있어 불편했어요. 우리나라에서 흔한 도라지가 중국 의서에는 ‘길경’이라 적혀 있어서 도라지를 옆에 두고도 약재로 쓰지 못하는 일이 많았답니다. 또한 약재를 중국에서 들여와 써야 해서 약값도 비쌌어요. 가난한 백성들은 아파도 의원을 찾아갈 생각조차 하지 못했어요. 우리 백성이 중국 사람과 달라 고

사람의 마음을 경영하는 지도자, 옛시를 읽다

《옛시 읽는 CEO》, 고두현 지음, 21세기북스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옛시는 강하다. 짧으면서도 마음을 울리는 힘이 있다. 조용히 읊조리다 보면 굳었던 마음이 풀어지고, 옛사람들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져 오는 마력이 있다. 이런 매력에 빠져 오늘날에도 시읽기를 즐기고, 때에 맞게 인용하는 경영자가 많다. 고두현이 쓴 이 책, 《옛시 읽는 CEO》는 경영자가 읽고 그 참뜻을 되새길 만한 옛시를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느낌에 맞게 분류하여 엮어낸 책이다. 옛시에 얽힌 이야기와 더불어 난감한 위기에 처했을 때, 시 한 수를 인용하여 백 마디의 말보다 더 큰 울림을 전한 사례 등을 풍부하게 담았다. 말이 범람하는 시대, 옛시에 담긴 따뜻하고도 여백 있는 감성은 가슴을 울릴 때가 많다. ‘조선의 이태백’이라 불렸던 이안눌이 함경도 관찰사 시절, 눈이 천 길이나 쌓인 변방에서 겨울을 보내며 쓴 「따뜻한 편지」에는 힘든 일이 있어도 차마 부모님이 걱정할까 전하지 못하는 자식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p.33) <따뜻한 편지> 집에 보낼 편지에 괴로움 말하려다 흰머리 어버이 근심할까 두려워 북녘 산에 쌓인 눈 천 길인데도 올겨울은 봄날처럼 따뜻하다 적었네 - 이안눌 지은이 고두현은 자식이 어버이

영국화가 엘리자베스 키스가 본 한국의 모습

영국화가 엘리자베스 키스 그림에서 우리 문화 찾기, 배유안, 책과함께어린이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엘리자베스 키스. 1919년 처음 한국을 찾은 뒤 한국의 여러 가지 풍속과 사람을 그린 화가다.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근무하는 언니 부부를 따라 일본에 왔다가 동양에 매혹되어 머물렀다. 그 뒤 언니 제시와 함께 1919년 3월 28일, 조선에 와서 한국의 다양한 모습을 화폭에 담았다. 이렇게 그린 그림을 1946년 《올드 코리아》라는 책으로 펴냈다. 엘리자베스 키스의 작품은 색동옷을 입고 마당에서 노는 아이들, 좁은 방에 마주 앉아 학문을 논하는 노인들, 추운 겨울바람을 막아주는 남바위 등 1900년대 초 한국의 모습을 따뜻하면서도 정교하게 담아내 지금까지도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 배유안이 쓴 이 책, 《영국화가 엘리자베스 키스 그림에서 우리 문화 찾기》를 보면 경성시대 한국의 모습이 한층 정겹게 느껴진다. 물론 식민지배 치하의 엄혹한 시대, 사는 것이 신산하다고 고달팠을 테지만 그럼에도 일상은 무심히 흘러갔던 것 같다. 책에 실린 그림들은 ‘정겨운 사람들’, ‘마음에 남는 풍속들’, ‘아름다운 사람들’, ‘기억하고 싶은 풍경들’의 네 가지 마당으로 구성되어 있다. 엘리자베스 키스는 어떤 모습을 그리든 따뜻하고 애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