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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균의 《말뚝이 가라사대》와 함께하기

[우리문화신문=이달균 시인]

 

              비비춤

 

   이리 들썩 저리 쿵덕!

   비비 놈 차고 뛴다

 

   삼지창 폭탄 지뢰도

   아랑곳없이 날아드니

 

   감사원 국정원인들

   누가 있어 지켜줄꼬

 

   돌쇠야 마당쇠야 숨었느냐 죽었느냐

   들이치다 막아서고 우악시리 겁박하니

 

   미치고 팔짝 뛰것다 제발 좀 진정해라

   우리, 배운 사람답게 통성명이나 나눠보자

 

   내 본은 전주 이가에 이름은 아무개라

   훔친 성 절대 아니니 의심은 말더라고

 

 

 

 

<해설>

 

괴수 형상의 비비는 이리 뛰고 저리 뛰며 마당을 울린다. 보는 이들은 통쾌하여 손뼉 치고 환호한다. 미운 양반님 처단하니 어찌 환호와 박수가 없겠는가. 하늘이 보낸 저승사자처럼 구니 막아 낼 방도가 없다. 돌쇠고 마당쇠고 누가 있어 양반님 보호할까. 감사원에 국정원에 청와대 민원실에 하소연해 봐도 이번에는 소용없어 뵌다.

 

‘우악시리’란 말은 우악스럽다는 말을 경상도식 사투리로 표현한 것이다. 사투리처럼 보이지만 한자어 우악(愚惡)을 갖다 붙인 말이다. 무식하고 모질며 거친 데가 있다는 뜻을 가진 상당히 유식한 말이다. 경상도에서는 “그놈 참 우악시립다”라며 흔히 쓰던 생활어였으나 현대에 와서는 잘 쓰지 않는다.

 

양반님은 아무래도 조곤조곤 말로 하는 것이 특기다. 비비 앞에서는 뛰어봤자 벼룩임을 잘 알기에 통성명이나 해보자고 슬슬 달래본다. 잘 될지는 몰라도 어쨌든 한 번 해보자.